식품전반

[식품산업의 미래 ①] GMO 배양육 식용곤충까지 기술혁신이 답

곡산 2017. 4. 18. 08:45
[식품산업의 미래 ①] GMO 배양육 식용곤충까지 기술혁신이 답
토머스 멜서스의 경고 현실화, 핵미사일보다 더 무서운 밀 한자루
승인 2017년 04월 17일  16:23:59박정훈 기자 pjh5701@econovill.com
  
▲ 식품산업은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해 왔다. 사진= 픽사베이

인류가 이 지구에 등장한 이래 현재까지 약 수 십 만년에 이르는 긴 시간 동안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속된 고민이 있다. 바로 ‘먹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먹느냐에 대한 인류의 치열했던 고민은 많은 변화들을 야기했고 이는 곧 역사(歷史)의 발전을 이끌었다. 행동양식이 달라졌을 뿐 수 십 만년 전이나 지금이나 먹는 것에 대한 사람들의 고민은 변하지 않았다.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면, 지금의 인류는 먹을 것(식량)의 수요와 공급 괴리라는 엄청난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식품 산업은 ‘소비’의 차원을 넘어 인류의 존망과 직결되는 산업, 그리고 안보 문제까지 연결되는 중요한 분야로 그 가치가 이전보다 커지고 있다.


현재의 식품 산업은 과도기를 맞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인구에 대응하기 위한 식품 생산 기술들은 많은 논란 속에 발전하고 있다. 또한, 사람들의 식생활 패턴도 변화를 거듭하며 다수(Mass)보다는 개인(Individual)에 맞춰지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식품산업계의 이슈와 트렌드들을 여러 접근법으로 해석해보고 앞으로 우리나라의 식품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보기로 한다.

 

  

▲ 인구 증가와 식량 생산 속도의 차이를 문제로 지적했던 영국의 경제학자 토마스 멜서스와 그의 이론을 도식화한 그래프. 출처= 위키피디아


“사람은 많고 먹을 것은 부족할 것이다”

 300년 전 멜서스의 경고, 현실화되다


18세기 영국의 경제학자 토머스 멜서스(Thomas Robert Malthus)는 자신의 저서 <인구론>(An Essay on the Principle of Population)을 통해 당대의 경제학자들과 다른 비관적 시각으로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다. 인구론에서 강조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바로 ‘식량 생산과 인구 증가 속도의 차이’였다. 즉, 식량은 생산요소가 한 단위 추가될 때 늘어나는 한계생산량은 점점 줄어드는 ‘수확체감의 법칙’을 따르는 반면 인구 증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특정 시점에서는 결국 식량이 모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멜서스가 인구론을 처음 발표할 당시에는 이러한 비관적 시각이 적용될 만한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다른 경제학자들로부터 악의적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한 산업혁명으로 인한 생산성 증대를 간과한 것은 멜서스의 결정적인 착오였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인류의 평균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멜서스가 우려하던 인구의 기하급수적 증가는 현실화됐다.


UN의 인구 통계에 따르면, 18세기 8억명 수준이던 세계 인구는 19세기 12억명, 1950년에는 25억명, 1975년에는 40억, 1987년에 50억, 2000년에 60억명, 그리고 지난 2011년에는 70억명을 돌파했다. 현재의 추이를 유지할 때 2020년경 세계 인구는 약 100억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반해, 식량 생산은 인구의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통계에 따르면 1950~1984년 세계 식량 생산은 전례 없이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 기간 동안 세계 곡물생산은 약 2.6배 증가했는데, 단적인 예로 1965년 2억5700만톤이었던 세계 쌀 생산은 20년 후인 1985년 4억6800만톤까지 증가했다. 그러나 1984년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1950년부터 1984년까지 연간 3%씩 증가했던 곡물생산은 1984년부터 1989년까지는 연간 1%대까지 떨어졌다. 1990년대부터는 생산 증가가 소비 증가를 따라잡지 못해 곡물의 재고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이에 세계 곡물재고량은 2000년 5억8732만톤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08년에는 3억1396만톤으로 절반가량(46.5%) 줄어들었다.


일련의 문제들은 식량 배분의 비대칭을 야기했고, 소위 잘 사는 나라는 식량이 남아도는 반면 그렇지 못한 개발도상국에서는 수많은 생명들이 아사(餓死)하는 비극이 벌어졌다.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7분의 1인 약 9억2500만명의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으며 매일 2만5000명, 특히 어린이들은 6초에 한 명 꼴로 굶어 죽고 있다.


평균수명 연장과 식량부족의 딜레마


인구 증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평균수명 증가다. 다시 말해 아기들이 태어나서 인구가 증가하는 것보다는 사망으로 인한 인구 감소가 이전보다 더뎌진 것이다. 흔히 고령화는 일본이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지만 인구 고령화의 추세는 몇 개 국가가 아닌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유엔 인구분과 위원회의 지표에 따르면, 전체 인구 대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을 토대로 살펴본 고령화 상위 20개국 가운데 19개국은 유럽 국가다.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심각한 국가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 인구의 19%를 차지하는 이탈리아다. 이탈리아의 고령화 수치는 2030년이 되면 28%에 이르게 될 전망이다. 이에 지난 2012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글로벌 고령화, 위기인가 기회인가’라는 주제를 아젠다로 삼아 논의하기도 했다.


식량 생산은 좀처럼 늘지 않는 반면, 사람들이 이전보다 오래 살면서 인구 감소폭은 점점 느려지고 있다. 식량 분배의 문제만을 고려한다면, 평균수명은 일정 수준에 머물러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죽음을 강요할 수는 없다. 이것이 바로 고령화와 식량 문제의 딜레마다.


일련의 문제들에 대한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인구 증가율을 상회하는 식량 생산성을 내도록 관련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에 전 세계는 어떻게 하면 먹을 것을 더 많이, 더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론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식량 부족 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


사람들이 먹을 것이 부족하다면,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거나 현재의 식량을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일 것이다. 이에 수많은 이들은 여러 가지 방법을 찾기 시작했고 가능성의 보인 몇 가지 기술들은 미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으로 여겨지면서 각 나라에서는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 GMO의 안전성 검증 문제는 큰 논란거리다. 출처= 픽사베이


가장 현실적인, 그러나 가장 위험할 수 있는 <GMO> ▶ GMO는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의 앞 글자를 딴 용어로 통상적으로는 ‘유전자변형생물체(혹은 농산물)’라고 이야기한다. 조합된 단어 그대로 유전자가 조작된 생물체(식용)나 농산물을 의미하는데, 여기서의 유전자 변형 기술은 생물체의 유전자 중 생산성 개선에 유용한 요소를 추출해서 다른 생물체에 투입해 성질을 바꾸는 기술이다. 이를 활용해 만드는 식품을 유전자 변형식품이라고 한다.


우수한 유전자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GMO 원재료나 식품은 일반 품목보다 병충해에 강하거나 생산성이 몇 배로 뛰어나다. 때문에 현재까지 소개된 방법들 중 식량 문제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이 획기적 기술의 결정적인 약점으로 인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바로 ‘불확실성’이다. 유전자가 조작된 식품이 장기적으로 인체에 투입됐을 때 어떤 반응을 일으키는지는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없다. 일각에서는 GMO 식품 섭취로 인한 피해 사례를 예로 들며, 인체에 암을 유발하는 결정적 원인으로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 생산비용 문제는 배양육 보급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출처= 위키피디아


만들어낸 고기 <배양육> ▶ 배양육(Curtured Meat)은 소나 돼지의 근육조직에서 추출한 세포를 배양해 만들어내는 육류다. 진짜 고기가 아닌 콩 단백질과 화학물질의 조합으로 만드는 ‘인공 고기’와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우선 배양육은 생산 과정에서 동물들이 도살되지 않으며, 동물을 길러내기 위한 곡물이나 물이 투입되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생산 시에 소모되는 곡물이나 에너지가 절약되는 효과가 있다.


영국 옥스퍼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대학교의 연구진은 배양육으로 같은 양의 육류를 생산할 때 기존 방법보다 온실가스는 최대 79%, 에너지 사용량은 45%, 물은 96%까지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소나 돼지를 길러내고 도살하는 과정 없이 육류를 생산하는 아이디어는 꽤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연구 수준으로는 배양육의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명백한 한계로 남아 있다. 연구의 기술적 요건에 필요한 비용이 지나치게 커 기존 생산방법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를 비롯한 유럽 국가에서는 정부 차원의 꾸준한 지원으로 관련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 곤충의 식재료 활용은 거부감 극복이 관건이다. 출처= 내셔널지오그래픽

영양학적으로는 최고의 대체 식량 <식용곤충> ▶ 지난해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식용곤충을 ‘미래의 식량’으로 지정했다. 식용곤충은 단백질, 비타민 및 불포화지방산 등 영양소가 많이 포함돼 있어 미래 식량난을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의 연구에 따르면, 건조시킨 벼메뚜기 100g을 같은 중량의 소고기와 비교한 결과 벼메뚜기의 단백질 함량이 약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 기술 측면의 발전이 조금 더 이뤄진다면 식품을 통한 영양 섭취에 있어 식용곤충은 가장 효과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식용 원재료로 삼기에 소비자들이 곤충이라는 개체에 드는 거부감이 큰 것은 무시할 수 없는 걸림돌이다. 아울러 식용으로 활용돼도 곤충을 먹이로 삼는 동물들의 자연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을 정도의 생산 조절문제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