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새해에도 1인가구를 위한 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 상품을 언제 어디서든 간단히 먹을 수 있는 컵푸드 형식으로 리뉴얼해 내놓거나 양을 줄이고 낱개로 구성한 소포장 맞춤 제품을 선보이는 등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1인’과 ‘이코노미’를 합친 신조어 ‘일(1)코노미’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제품 출시뿐만 아니라 1인가구를 타깃으로 한 업체들의 다양한 마케팅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소용량 제품 필요하다’ 90.4%
소용량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지난해 5월과 7월에 걸쳐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소비자 10명 중 9명(90.4%)이 소용량 식품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소용량 식품이 별로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은 6.2%, 전혀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는 의견은 0.3%에 불과해 소용량 제품 수요가 높아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컵밥으로 불리던 메뉴는 간편식 시장에서 ‘컵푸드’로 다시 태어났다. 풀무원식품의 ‘컵 안의 맛있는 두부 한끼’는 저칼로리 건강식품인 두부를 식사대용으로 먹을 수 있게 만들어 여성고객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햇반 컵반’은 컵에 국밥, 덮밥, 비빔밥 등을 별도의 냉장·냉동 보관 없이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즉석밥과 함께 시너지를 보이고 있다.
농심켈로그는 비교적 큰 용량의 기존 시리얼 패키지를 선뜻 구입하기 어려웠던 1인가구 소비자들을 위해 컵 형태의 소용량 ‘켈로그 컵 시리얼’을 출시했다. 한 끼 분량의 시리얼을 컵에 담아 보관이 쉽고 바삭한 식감과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우유나 요거트를 부으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다.
오리온은 ‘초코파이’, ‘초코파이 바나나’, ‘후레쉬베리’, ‘카스타드’ 등 인기 파이 4종의 편의점 전용 2개들이 패키지를 출시했다. 오리온은 그동안 여럿이 함께 나눠먹는 대용량 패키지의 인기가 높았지만 최근 가까운 편의점을 즐겨 찾는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소포장 제품인 2개들이 패키지를 선보이게 됐다고 출시 이유를 밝혔다.
혼자 먹기에는 비싸고 양이 애매했던 과일도 컵에 담겨 판매되고 있다. 1인가구의 경우 과일을 구입했다가 다 먹지 못해 버리는 일이 많았다. 또한 가방·비닐 등에 넣어 다니면 무르거나 상하는 경우도 있었다.
청과브랜드 ‘돌’의 후룻볼은 한 입 크기의 과일을 100% 주스에 담은 제품으로 과일과 주스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한 손에 들어오는 작은 컵에 포크를 동봉했다. 설탕, 방부제, 인공향이 첨가되지 않아 건강한 맛을 자랑한다.
1인가구 소비 위주의 사업 진행 늘어
편의점 CU는 ‘과일 한컵 달콤한 믹스·새콤한 믹스’를 판매하고 있다. 여러 가지 과일을 세척한 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컵에 담은 제품으로 사과, 오렌지, 포도 등 다양한 종류의 과일을 한 컵으로 포장했다.
최근 식품업계가 1인가구에 기대고 있다 말을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어려운 시장 여건 속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냉동밥과 냉동만두, 즉석밥 등의 성장이 1인가구의 영향력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1인가구 증가와 바쁜 생활 속 간편함을 추구하는 소비자 성향에 맞춰 소포장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트렌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휴대성과 간편성 보강에 주력한 제품을 더욱 다양하게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포장업체 관계자들과의 미팅도 대폭 느는 등 시장조사부터 R&D, 제품 포장과 효율적인 유통 방법 찾기까지 1인가구의 소비를 염두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지훈 기자 sinji27@foo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