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제품+마케팅’ 3박자 ‘승부수’
2010년 09월 28일 13시 44분
전자·유통업계 시도 활발… 부품 국산화·매출 증진 성과도 커
2007년 등장한 ‘아이폰’은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열풍을 몰고 왔다. 최근 스타일과 기능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아이폰4’ 출시로 다시 한 번 시장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아이폰의 위력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업체들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수많은 앱 가운데 경쟁력을 갖춘 것은 애플 플랫폼에서 막강한 브랜드 힘을 날개로 달고 팔려나간다. 그것도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단순한 듯 보이지만 여기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상성(相成)’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국내 유통업계에도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성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전의 일방적·일회적이던 대기업의 ‘자선 행사’ 관점에서 벗어나 협력을 통해 상호 경쟁력을 높여 상호 윈윈 하는 방식인 것이다.
신세계·GS리테일… 상품 공동기획·개발
신세계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PL) 상품 ‘세이브 스낵’ 4종 시리즈는 최근 이마트 전체 제과 매출 순위 상위권에 모두 이름을 올릴 만큼 인기다. 지난해 10월 첫 출시 이후, 올 상반기에만 4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금까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저렴하면서도 맛 좋은 스낵으로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기 때문.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 재료 고유의 맛을 살려 바삭하게 구워낸 데다 대용량의 실속형 콘셉트로 원가를 35~40% 절감한 게 주 요인이다. 세이브 스낵의 성공으로 제품을 만든 상일제과는 이마트와 거래한 지 10년 만에 국내 대형 제과기업에 과자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하는 전문 제조업체로 발돋움했다.
올해는 이마트에서 연간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지속적인 제품 개발과 설비 보완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노력이 열매를 맺은 셈이다. 정성문 상일제과 대표는 “이마트와의 협력으로 회사 위상이 크게 높아졌고 생산성도 향상돼 공장 운영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점포 내에서 맛 좋기로 입소문난 보승식품도 신세계 측으로부터 위생적인 진공포장 기술을 제공받아 신세계백화점에 족발을 납품하면서 매출액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마트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2007년부터 PL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케팅, 유통 등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여 가격 경쟁력과 상품 차별화를 강화하고 이로써 협력업체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500여개 협력업체와 PL상품을 개발·판매, 연매출 약 6400억 원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중국 현지 이마트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에도 힘쓴다. 현지 시장에 적합한 상품을 한국 이마트가 매입하고 이를 중국 이마트가 수입해 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 이는 중국 내 판매망 확보와 수출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해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중소상인들과의 상생 방안으로 SSM 사업을 벌이기보다 중소 슈퍼마켓에 이마트 물품을 공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맞췄다. GS리테일도 중소기업과 공동상품 기획·개발 프로그램인 JBP(Joint Business Plan)를 체결해 동반 성장을 꾀하고 있다.
닭고기 납품 협력업체인 체리부로는 JBP를 통해 올 들어 7월까지의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48%나 증가했다. 체리부로의 성장 비결은 2008년부터 GS리테일과 공동으로 개발한 다양한 신상품에서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싱글족을 위한 ‘반 마리 치킨’, 복날을 겨냥한 ‘닭과 수박의 동침’ ‘무항생제 맛있는 생닭’ 등이 있다. 특히 닭과 수박의 동침은 GS리테일 농산 MD의 도움으로 수박 농가와 제휴해 개발한 것으로 올 복날에 하루 1000개 이상 판매되는 성과를 냈다.
6월에는 GS리테일 축산 MD와 함께 방목해 키운 닭 ‘자연애계’을 개발했다. 시범 판매에 들어가자마자 준비된 5000마리가 3일 만에 동이 날 정도로 호응이 커 사육 환경을 보완한 뒤,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또 다른 협력업체인 삼호GMS는 지난 1월부터 JBP의 일환으로 GS리테일 자체 브랜드 돼지고기를 납품하면서 이전보다 2배가량 품목을 늘렸다. 이 중 ‘함박웃음 삼겹살’은 일반 브랜드 삼겹살보다 가격이 20%가량 저렴해 돼지고기 매출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 36%나 증가했다. 이 두 회사는 돼지고기 매출 증대를 위해 비선호 부위 판매 공동 프로모션도 진행, 매출을 2배 이상 끌어올렸다.
홈플러스 SSM… 지역 소상인과 함께 생존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고양후곡2점은 홈플러스의 ‘상생 프랜차이즈’ 슈퍼마켓 가운데 하나다. 상생 프랜차이즈 슈퍼마켓은 국내 처음으로 시도되는 모델이다. 바로 지역 소상인이 가맹점주가 되는 수익 보장형 모델이라는 점이다. 대-중소 슈퍼마켓이 함께 생존할 수 있기에 최근 골목 상권을 둘러싼 중소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여타 기업형 슈퍼마켓(SSM)과는 큰 차이가 있다.
홈플러스는 점포 운영 시스템과 노하우를 가맹점주인 지역 소상인에게 제공하고 가맹점 매출에 상관없이 최저 수익까지 보장한다. 대다수 프랜차이즈 사업 가맹점주들이 최저 수익을 가져가지 못하면서도 과도한 위약금 때문에 수익 적자를 감수하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했다.
이를 통해 투자 부담이 최소화되고 경쟁력이 강화된 지역 소상인들은 지역 거점의 안정적인 운영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홈플러스 매출에 명실상부하게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일산서구 가좌동에서 4년간 개인 슈퍼마켓 사업을 하던 허연정 사장.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인근에 마트가 들어오면서 만만치 않은 월세와 매출 저하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첫 사업이었던 탓에 부진에 따른 아픔도 더 컸지만 과감히 홈플러스의 상생 프랜차이즈 슈퍼마켓으로 눈을 돌렸다.
허 사장은 “소매업도 이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혁신과 변화를 꾀해야 한다”며 “그 일환으로 대기업의 가맹사업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가 운영하는 120평 규모의 고양후곡2점은 하루 평균 고객 수가 1500명에 달한다. 오픈한 지 6개월여 만에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20% 이상의 높은 매출을 올리며 안정궤도에 들어섰다.
지난 2월 서울 중곡2점과 경기도 양주삼숭점을 상생 프랜차이즈 슈퍼마켓 1호점으로 동시 오픈한 이래 현재 가맹점 수는 18개. 이들 가맹점의 하루 평균 매출은 같은 평수의 슈퍼마켓과 비교해 150% 가까운 수준이다. 업계는 이 신(新) 상생형 SSM을 주목하고 있다.
곽문규 홈플러스 프랜차이즈영업지원 팀장은 “현재 운영 중인 상생 프랜차이즈 점포 중 아직까지 최저 수익금을 받아간 곳은 없으며 일부는 당초 예상보다 높은 110~120%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순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SSM과 지역 소상인의 관계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만 볼 게 아니라 합리적인 협의를 통한 ‘상성’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얼마 전 1년여의 공방 끝에 지역 소상인들과 상생 협의안을 도출, 개점이 이뤄지게 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부산 해운대구 좌동3호점의 사례는 눈여겨볼 만한 사례다. 협의안의 내용은 지역 주민 우선 채용, 문화봉사·환경보호 등 지역 공익사업 참여를 주요 골자로 한다.
삼성전자-레이저앤피직스 매출 두 배, 단가는 절반… 성과 거둬
국내 전자업계는 그 특성상 중소기업과 많은 협력 관계를 가져가야 한다. 그만큼 서로가 힘을 모아 가시적 성과를 거둔 성공 스토리도 많다. 1차 협력사만 800개에 달하는 삼성전자는 대-중기 간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단기적 자금지원 차원을 넘어 협력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 경영관리, 임직원 교육 등 전방위적 지원을 하고 있다.
이중 공동기술 개발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의 핵심 원동력이다. 실천 허브는 지난해 8월 발족한 ‘혁신기술협의회’다. 이곳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우수 협력사 발굴을 기치로 내걸었다. 거래 유무에 관계없이 우수한 기술을 가진 기업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 물론 기존 협력사를 대상으로 사업 확대 또는 신사업 활성화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한 활동도 한다.
그동안 총 24개 업체와 함께 29건의 과제를 선정해 공동 개발을 추진해 오고 있다. 현재는 7개 과제가 완료돼 연간 2000억 원 수준의 협력사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벤처기업 레이저앤피직스와의 기술 협력은 대표적 사례다. 레이저앤피직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제조용 ArF(Argon Fluoride) 엑시머(Excited Dimer) 레이저 발진기(전기 진동을 일으키는 장치) 국산화에 성공했다.
엑시머 레이저는 메모리 초기 공정에서 반도체에 빛을 쏘는 핵심 장치로 용량이 큰 메모리칩을 만드는데 필수적 장비. 이 ArF 엑시머 레이저 발진기 개발로 반도체용 레이저 장비에 대한 외국 업체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 자립도 실현했다.
엑시머 레이저는 산화력이 강한 불소 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불에 녹거나 부식되지 않도록 매우 엄선된 재료만을 써야 했다. 때문에 초기엔 국산화된 재료가 문제를 일으키기 일쑤였고 삼성전자와 레이저앤피직스는 개발 포기를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재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를 바꾸는 등 4번의 시도 끝에 결국 성공했다.
올해 초 레이저앤피직스는 이 기술을 접목해 의료용 장비인 XeCl(레이저의 한 종류) 엑시머 레이저를 세계 3번째로 상용화했다. 이들 장비의 개발로 이곳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외산에 비해 절반 가까이 훨씬 경제적인 가격으로 장비를 공급받게 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계 역시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한기관 레이저앤피직스 대표는 “이번 엑시머 레이저 국산화 개발에 삼성전자의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결과를 이뤄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테스트를 위한 성능 검사 지원으로 시험 기간을 단축시키고, 개발된 시료를 삼성전자의 생산장비에 적용해 미흡한 점을 보완할 수 있었던 것이 특히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LCD는 여느 전자제품보다도 부품과 재료가 많이 들어간다. 또 이들 소재는 생산 원가나 품질과도 직결된다. LCD 제조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협력회사와 공동 기술 개발 등 유기적인 협조 관계를 구축하는 이유다.
LG디스플레이 기술 공동개발로 코스닥 등록 일궈
회사의 최우선 목표는 해외업체 의존도가 높은 장비와 부품의 국산화와 제품의 핵심 경쟁력 제고다. ‘협력사(Supplier) 부품 경쟁력이 LG디스플레이의 경쟁력’이라는 게 모토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성장을 위해선 부품·소재 분야의 발전도 수반돼야 하기에 직원들은 장비·부품 업체가 단순 하청업체라 인식하지 않는다”며 “기술 노하우 전수, 공동 개발, 기술 인력 파견 등 실질적 지원과 함께 협력업체들에게 상생 활동을 통해 지속 성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곳은 협력사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포토마스크, 편광판, 유리기판, 백라이트 등 LCD 핵심부품에서 국산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부품 제조업체도 다수 육성하고 있다. 현재 주성엔지니어링 LIG에이디피, 디엠에스, SNU프리시젼, OCI머티리얼즈 등 LCD 관련 코스닥 상장 기업의 대부분이 LG디스플레이 협력회사다.
협력회사가 사용하는 장비 개발에 직접 나서기도 한다. 한 차원 높은 적극적인 협력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엔 업계 최초로 영상처리 검사장비 전문 중소기업 넥스트아이(Nexteye)와 함께 백라이트 유닛(LCD 패널의 광원 역할을 하는 부품)을 기계가 자동으로 검사하는 노트북 및 모니터 패널용 신규 검사장비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전민정 기자 puri21@asiae.co.kr
전희진 기자 hsmile@asiae.co.kr
GS리테일과 협력업체인 체리부로는 2008년 공동상품 기획·개발 프로그램인 JBP를 체결, 매출 증대를 올리며 동반 성장해 나가고 있다. |
2007년 등장한 ‘아이폰’은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열풍을 몰고 왔다. 최근 스타일과 기능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아이폰4’ 출시로 다시 한 번 시장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아이폰의 위력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업체들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수많은 앱 가운데 경쟁력을 갖춘 것은 애플 플랫폼에서 막강한 브랜드 힘을 날개로 달고 팔려나간다. 그것도 전 세계인들을 대상으로. 단순한 듯 보이지만 여기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해나갈 수 있는 ‘상성(相成)’의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국내 유통업계에도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성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전의 일방적·일회적이던 대기업의 ‘자선 행사’ 관점에서 벗어나 협력을 통해 상호 경쟁력을 높여 상호 윈윈 하는 방식인 것이다.
신세계·GS리테일… 상품 공동기획·개발
신세계 이마트의 자체 브랜드(PL) 상품 ‘세이브 스낵’ 4종 시리즈는 최근 이마트 전체 제과 매출 순위 상위권에 모두 이름을 올릴 만큼 인기다. 지난해 10월 첫 출시 이후, 올 상반기에만 4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금까지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저렴하면서도 맛 좋은 스낵으로 소비자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기 때문.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 재료 고유의 맛을 살려 바삭하게 구워낸 데다 대용량의 실속형 콘셉트로 원가를 35~40% 절감한 게 주 요인이다. 세이브 스낵의 성공으로 제품을 만든 상일제과는 이마트와 거래한 지 10년 만에 국내 대형 제과기업에 과자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하는 전문 제조업체로 발돋움했다.
올해는 이마트에서 연간 1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지속적인 제품 개발과 설비 보완 등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노력이 열매를 맺은 셈이다. 정성문 상일제과 대표는 “이마트와의 협력으로 회사 위상이 크게 높아졌고 생산성도 향상돼 공장 운영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점포 내에서 맛 좋기로 입소문난 보승식품도 신세계 측으로부터 위생적인 진공포장 기술을 제공받아 신세계백화점에 족발을 납품하면서 매출액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마트는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해 2007년부터 PL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케팅, 유통 등에 투입되는 비용을 줄여 가격 경쟁력과 상품 차별화를 강화하고 이로써 협력업체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있다. 이마트는 현재 500여개 협력업체와 PL상품을 개발·판매, 연매출 약 6400억 원을 올리고 있다.
아울러 중국 현지 이마트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에도 힘쓴다. 현지 시장에 적합한 상품을 한국 이마트가 매입하고 이를 중국 이마트가 수입해 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 이는 중국 내 판매망 확보와 수출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해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중소상인들과의 상생 방안으로 SSM 사업을 벌이기보다 중소 슈퍼마켓에 이마트 물품을 공급하는 쪽으로 방향을 맞췄다. GS리테일도 중소기업과 공동상품 기획·개발 프로그램인 JBP(Joint Business Plan)를 체결해 동반 성장을 꾀하고 있다.
닭고기 납품 협력업체인 체리부로는 JBP를 통해 올 들어 7월까지의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48%나 증가했다. 체리부로의 성장 비결은 2008년부터 GS리테일과 공동으로 개발한 다양한 신상품에서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싱글족을 위한 ‘반 마리 치킨’, 복날을 겨냥한 ‘닭과 수박의 동침’ ‘무항생제 맛있는 생닭’ 등이 있다. 특히 닭과 수박의 동침은 GS리테일 농산 MD의 도움으로 수박 농가와 제휴해 개발한 것으로 올 복날에 하루 1000개 이상 판매되는 성과를 냈다.
6월에는 GS리테일 축산 MD와 함께 방목해 키운 닭 ‘자연애계’을 개발했다. 시범 판매에 들어가자마자 준비된 5000마리가 3일 만에 동이 날 정도로 호응이 커 사육 환경을 보완한 뒤, 연말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또 다른 협력업체인 삼호GMS는 지난 1월부터 JBP의 일환으로 GS리테일 자체 브랜드 돼지고기를 납품하면서 이전보다 2배가량 품목을 늘렸다. 이 중 ‘함박웃음 삼겹살’은 일반 브랜드 삼겹살보다 가격이 20%가량 저렴해 돼지고기 매출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의 매출이 지난해 대비 36%나 증가했다. 이 두 회사는 돼지고기 매출 증대를 위해 비선호 부위 판매 공동 프로모션도 진행, 매출을 2배 이상 끌어올렸다.
삼성전자 ‘혁신기술기업협의회’ 보유 기술 전시회에서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와 유태경 루멘스 대표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
홈플러스 SSM… 지역 소상인과 함께 생존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에 위치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고양후곡2점은 홈플러스의 ‘상생 프랜차이즈’ 슈퍼마켓 가운데 하나다. 상생 프랜차이즈 슈퍼마켓은 국내 처음으로 시도되는 모델이다. 바로 지역 소상인이 가맹점주가 되는 수익 보장형 모델이라는 점이다. 대-중소 슈퍼마켓이 함께 생존할 수 있기에 최근 골목 상권을 둘러싼 중소상인들과 마찰을 빚고 있는 여타 기업형 슈퍼마켓(SSM)과는 큰 차이가 있다.
홈플러스는 점포 운영 시스템과 노하우를 가맹점주인 지역 소상인에게 제공하고 가맹점 매출에 상관없이 최저 수익까지 보장한다. 대다수 프랜차이즈 사업 가맹점주들이 최저 수익을 가져가지 못하면서도 과도한 위약금 때문에 수익 적자를 감수하고 있는 문제점을 보완했다.
이를 통해 투자 부담이 최소화되고 경쟁력이 강화된 지역 소상인들은 지역 거점의 안정적인 운영 역량을 발휘함으로써 홈플러스 매출에 명실상부하게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일산서구 가좌동에서 4년간 개인 슈퍼마켓 사업을 하던 허연정 사장. 홀로 고군분투했지만 인근에 마트가 들어오면서 만만치 않은 월세와 매출 저하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첫 사업이었던 탓에 부진에 따른 아픔도 더 컸지만 과감히 홈플러스의 상생 프랜차이즈 슈퍼마켓으로 눈을 돌렸다.
허 사장은 “소매업도 이제 경쟁력을 확보하고 혁신과 변화를 꾀해야 한다”며 “그 일환으로 대기업의 가맹사업을 택했다”고 말했다. 그가 운영하는 120평 규모의 고양후곡2점은 하루 평균 고객 수가 1500명에 달한다. 오픈한 지 6개월여 만에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20% 이상의 높은 매출을 올리며 안정궤도에 들어섰다.
지난 2월 서울 중곡2점과 경기도 양주삼숭점을 상생 프랜차이즈 슈퍼마켓 1호점으로 동시 오픈한 이래 현재 가맹점 수는 18개. 이들 가맹점의 하루 평균 매출은 같은 평수의 슈퍼마켓과 비교해 150% 가까운 수준이다. 업계는 이 신(新) 상생형 SSM을 주목하고 있다.
곽문규 홈플러스 프랜차이즈영업지원 팀장은 “현재 운영 중인 상생 프랜차이즈 점포 중 아직까지 최저 수익금을 받아간 곳은 없으며 일부는 당초 예상보다 높은 110~120%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순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SSM과 지역 소상인의 관계를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만 볼 게 아니라 합리적인 협의를 통한 ‘상성’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얼마 전 1년여의 공방 끝에 지역 소상인들과 상생 협의안을 도출, 개점이 이뤄지게 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부산 해운대구 좌동3호점의 사례는 눈여겨볼 만한 사례다. 협의안의 내용은 지역 주민 우선 채용, 문화봉사·환경보호 등 지역 공익사업 참여를 주요 골자로 한다.
삼성전자-레이저앤피직스 매출 두 배, 단가는 절반… 성과 거둬
국내 전자업계는 그 특성상 중소기업과 많은 협력 관계를 가져가야 한다. 그만큼 서로가 힘을 모아 가시적 성과를 거둔 성공 스토리도 많다. 1차 협력사만 800개에 달하는 삼성전자는 대-중기 간 동반자 관계를 구축한 모범 사례로 손꼽힌다. 단기적 자금지원 차원을 넘어 협력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 경영관리, 임직원 교육 등 전방위적 지원을 하고 있다.
이중 공동기술 개발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의 핵심 원동력이다. 실천 허브는 지난해 8월 발족한 ‘혁신기술협의회’다. 이곳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우수 협력사 발굴을 기치로 내걸었다. 거래 유무에 관계없이 우수한 기술을 가진 기업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 물론 기존 협력사를 대상으로 사업 확대 또는 신사업 활성화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한 활동도 한다.
그동안 총 24개 업체와 함께 29건의 과제를 선정해 공동 개발을 추진해 오고 있다. 현재는 7개 과제가 완료돼 연간 2000억 원 수준의 협력사 매출 증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벤처기업 레이저앤피직스와의 기술 협력은 대표적 사례다. 레이저앤피직스는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제조용 ArF(Argon Fluoride) 엑시머(Excited Dimer) 레이저 발진기(전기 진동을 일으키는 장치) 국산화에 성공했다.
엑시머 레이저는 메모리 초기 공정에서 반도체에 빛을 쏘는 핵심 장치로 용량이 큰 메모리칩을 만드는데 필수적 장비. 이 ArF 엑시머 레이저 발진기 개발로 반도체용 레이저 장비에 대한 외국 업체 의존도를 낮추고 기술 자립도 실현했다.
엑시머 레이저는 산화력이 강한 불소 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쉽게 불에 녹거나 부식되지 않도록 매우 엄선된 재료만을 써야 했다. 때문에 초기엔 국산화된 재료가 문제를 일으키기 일쑤였고 삼성전자와 레이저앤피직스는 개발 포기를 고민하기도 했다. 그러나 양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재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를 바꾸는 등 4번의 시도 끝에 결국 성공했다.
올해 초 레이저앤피직스는 이 기술을 접목해 의료용 장비인 XeCl(레이저의 한 종류) 엑시머 레이저를 세계 3번째로 상용화했다. 이들 장비의 개발로 이곳의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외산에 비해 절반 가까이 훨씬 경제적인 가격으로 장비를 공급받게 됨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계 역시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한기관 레이저앤피직스 대표는 “이번 엑시머 레이저 국산화 개발에 삼성전자의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결과를 이뤄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테스트를 위한 성능 검사 지원으로 시험 기간을 단축시키고, 개발된 시료를 삼성전자의 생산장비에 적용해 미흡한 점을 보완할 수 있었던 것이 특히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LCD는 여느 전자제품보다도 부품과 재료가 많이 들어간다. 또 이들 소재는 생산 원가나 품질과도 직결된다. LCD 제조업체인 LG디스플레이가 협력회사와 공동 기술 개발 등 유기적인 협조 관계를 구축하는 이유다.
LG디스플레이 기술 공동개발로 코스닥 등록 일궈
LG디스플레이의 ‘2009 상생 Festival’ 행사 모습. |
회사의 최우선 목표는 해외업체 의존도가 높은 장비와 부품의 국산화와 제품의 핵심 경쟁력 제고다. ‘협력사(Supplier) 부품 경쟁력이 LG디스플레이의 경쟁력’이라는 게 모토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의 성장을 위해선 부품·소재 분야의 발전도 수반돼야 하기에 직원들은 장비·부품 업체가 단순 하청업체라 인식하지 않는다”며 “기술 노하우 전수, 공동 개발, 기술 인력 파견 등 실질적 지원과 함께 협력업체들에게 상생 활동을 통해 지속 성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곳은 협력사와의 공동 개발을 통해 포토마스크, 편광판, 유리기판, 백라이트 등 LCD 핵심부품에서 국산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부품 제조업체도 다수 육성하고 있다. 현재 주성엔지니어링 LIG에이디피, 디엠에스, SNU프리시젼, OCI머티리얼즈 등 LCD 관련 코스닥 상장 기업의 대부분이 LG디스플레이 협력회사다.
협력회사가 사용하는 장비 개발에 직접 나서기도 한다. 한 차원 높은 적극적인 협력을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엔 업계 최초로 영상처리 검사장비 전문 중소기업 넥스트아이(Nexteye)와 함께 백라이트 유닛(LCD 패널의 광원 역할을 하는 부품)을 기계가 자동으로 검사하는 노트북 및 모니터 패널용 신규 검사장비 개발에 성공하기도 했다.
전민정 기자 puri21@asiae.co.kr
전희진 기자 hsmi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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