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시사

광우병 괴담 '일파만파'…정부는 '허둥지둥''

곡산 2008. 5. 4. 08:29
광우병 괴담 '일파만파'…정부는 '허둥지둥'
 

'라면 수프만 먹어도 광우병 위험이 있다?','화장품과 기저귀에도 소의 일부가 쓰인다?'
 

지난달 29일 MBC시사프로그램 'PD수첩'이 전면 수입 재개되는 미국산 소의 광우병 안전성 논란에 대해 방송한뒤 온라인상에서 '광우병 괴담'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는 가운데 괴담의 사실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김민선, 김희철, 하리수 등 유명 연예인들이 미니홈피를 통해 잇따라 '미 쇠고기 개방 반대'의 목소리를 내면서 급격히 번진 온라인상의 미 쇠고기 반대 움직임은 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오프라인 촛불시위를 계기로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실상을 정확히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난무하는 광우병 괴담, 진실은?
 

미 쇠고기 수입 반대 사이트인 '미친소닷'(michincow.net)과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광우병 괴담'이 확산되고 있다. 괴담의 주 내용은 "라면 수프·냉면국물·젤리·과자·떡볶이·오뎅국물·피자를 먹어도 광우병에 걸릴 수 있다" "음식뿐만 아니라 화장품·생리대·기저귀 등에도 소의 일부가 쓰이기 때문에 광우병 위험이 있다" 등이다.
 

그러나 해당 제품 관계자들은 "이는 모두 근거없는 괴담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LG생활건강 홍보실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업계는 1990년대 중반과 2001년에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광우병 파동 이후 쇠고기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더페이스샵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에는 올리브오일, 해바라기씨오일 등 식물성 오일이 쓰이며 과거 유행했던 소 태반원료는 국내에서 배합금지원료로 지정돼 쓰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에서 소량 유통되는 일부 제품의 경우 소 태반 등의 원료가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리대를 판매하는 유한킴벌리측은 "동물성 성분인 젤라틴을 두고 하는 말 같은데 흡수체는 동물성이 아니라 아크릴성 나트륨을 사용한다"고 해명했다.
 

식품업계도 마찬가지 입장. 농심 관계자는 "라면 수프는 (광우병 위험이 없는)호주산, 뉴질랜드산 쇠고기를 사용한다. 가격차가 별로 없어 향후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오리온측도 "초코파이에 들어가는 마시마로 젤라틴은 쇠고기가 아닌 돼지가죽으로 만든 것이다"라고 말했다.
 

◇PD수첩 후속편 또한번의 파장 예상
 

탤런트 김민선과 김혜성에 이어 가수 하리수가 미니홈피 초기화면에 "광우병을 몰아냅시다"라는 글을 띄웠고 '슈주'의 김희철도 초기화면에 "흠…이제 뭐 먹고 살지" 라며 반대글을 올리는 등 연예인들은 잇따라 미 쇠고기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미국산 쇠고기를 '미친소'로 표현하며 패러디물과 동영상 등을 쏟아내고 있다. 인터넷 만화작가 '태발'의 '2030년 대한민국'은 미 쇠고기 시장을 개방한 지 22년 후인 2030년 인간 광우병으로 목숨을 잃어가는 국민의 모습을 표현했다. 한 포털사이트의 대통령 탄핵 서명운동에는 2일 오후 현재 6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한편 PD수첩은 오는 13일 후속편을 내보낼 예정이라고 밝혀 또 한번 파장이 예상된다. 후속편은 우리나라 검역 시스템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강아름기자 ar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