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을 여는 사람들]<4>김치전쟁 | ||
◆불붙기 시작한 김치시장 쟁탈전=중국에서 때아닌 김치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재중동포가 구멍가게식으로 만들어 팔던 중국 김치시장에 한국 김치는 물론 북한 김치까지 밀려들면서 중국 전역이 들끓고 있다. 대규모 생산업체에서 가내수공업 수준의 공장에 이르기까지 김치를 만들어 파는 곳만도 100곳이 넘는다. 몇 년 사이에 중국 김치시장이 급속히 확대된 결과다. 중국에 김치공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까닭은 중국 내 한국인이 늘어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돈 많은 중국인들이 김치 맛을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확대되는 김치시장을 배경으로 중국에서는 한국 김치가 15년 전 일본시장에 상륙할 때와 비슷한 김치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 내 최대 김치생산지는 칭다오(靑島). 이곳에만 20군데에 달하는 김치공장이 가동되고 있다. 이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김치는 대부분 한국으로 보내진다. 그래서인지 정작 김치전쟁은 베이징을 주무대로 벌어지고 있다. 베이징 김치의 터줏대감은 얼마 전만 해도 길엽(吉葉), 영생(靈生) 등 조선족 김치였다. 조선족 김치는 1990년대 들어 한국인과 재중동포를 배경으로 짭짤한 돈벌이를 해왔다. 그러나 최근 상황이 바뀌고 있다. 국내 시장을 석권한 종갓집김치와 한상김치, 경복궁김치 등 한국 김치가 중국 내수시장 파고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구멍가게에 가까운 조선족 김치를 제치고 중국시장을 흔들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종갓집김치는 베이징 동북쪽 미윈(密云)구에 대규모 공장을 짓고 올해부터 판매전에 뛰어들었다. 종갓집김치의 목표는 중국인에게 김치를 먹이겠다는 것. 이에 따라 지난 7월부터 돈 많은 중국인이 모이는 일본 미쓰이그룹 계열 백화점인 화탕(華堂)과 신스제(新世界), 로손과 함께 대형 슈퍼체인인 징커롱(京客隆) 이커롱(億客隆) 등에 김치를 공급하기 시작했다. 베이징은 물론 상하이 칭다오 톈진 시장에서도 세 확장에 들어갔다. 종갓집김치의 이동희 상무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 중국에 스타벅스가 파고들었듯이 한국 김치도 중국인 속으로 파고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선정김치도 최근 베이징 지역에서 생산을 시작하며 중국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맛내기가 승부처=국내 김치 브랜드와는 달리 중국에서 탄생한 한국 김치 브랜드도 영역을 넓혀가기 시작했다. 중국시장 파고들기에 나선 이들 브랜드의 대표주자는 한상김치와 경복궁김치다. 중국 남부 구이린(桂林)에서 김치를 만들어 팔던 한상김치는 올해 초 베이징 다싱(大興)구에 공장을 세우며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한상김치는 지난 5월 베이징에 상륙한 일본계 세븐일레븐 매장에 공급되고 있다. 경복궁김치는 칭다오를 근거지로 한 한국 김치 브랜드다. 1990년대 말부터 자리잡기 시작한 경복궁김치는 칭다오와 상하이의 김치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상하이에서 시장점유율은 70%를 넘는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 김치전쟁은 아직 서막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의 김치시장 규모는 현재 50억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중국 김치시장은 앞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중국인이 김치를 좋아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상김치 이은숙 사장은 “중국의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김치시장도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전후해 중국 김치시장은 200억∼3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커지는 시장에서는 경쟁도 치열하기 마련이다. 자본력과 깨끗한 이미지에서 밀리는 조선족 김치도 한국 김치 상륙에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북한 김치도 한국교민을 겨냥해 중국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일본의 ‘기무치’도 중국 진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분명한 점은 김치시장에 맛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김치시장에서는 맛에서 뒤지면 퇴출당한다. 소규모 자본이라도 누가 맛을 잘 내느냐에 따라 시장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 김치시장에서 벌어지는 김치전쟁은 시간이 지날수록 무한경쟁으로 빠져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강호원특파원/hkang@segye.com 北김치도 성공예감 해당화·묘향산 브랜드로 진출 한국교민·조선족동포 집중공략 북한 김치가 중국시장에 잇따라 상륙하고 있다. 중국시장은 물론 한국과 일본 수출시장을 겨냥해서다. 중국시장에서 북한김치 생산을 주도하는 곳은 평양의 조선고려호텔이다. 외화벌이에 관한 한 북한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만큼 많은 영역에 발을 뻗고 있는 조선고려호텔은 해당화김치에 이어 묘향산김치를 진출시키며 중국 김치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1호 북한 김치는 해당화김치로, 10년 전 베이징에서 문을 연 해당화식당과 함께 진출했다. 베이징 서남부 펑타이(豊臺)구에 공장이 있는 해당화김치는 지난해 연간 600여t의 김치를 생산, 일본에까지 수출했다. 해당화식당에서는 한국 관광객을 상대로 선물용 김치까지 만들어 판다. 해당화김치는 캔핀스키호텔 등 베이징의 일부 호텔에도 공급하고 있다. 이에 반해 묘향산김치는 올해 1월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생산을 시작하며 베이징 칭다오 톈진 옌타이 등 한국교민과 재중동포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묘향산김치 관계자는 “조선고려호텔 임직원과 조선과학원 식료연구소 연구원이 직접 파견돼 김치를 만들고 있다”며 “품질에 관한 한 최고임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묘향산김치 공장에는 한국의 수입업자 수명이 이미 다녀갔다고 알려져 조만간 국내에도 상륙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관심거리는 북한 김치의 경쟁력이다. 해당화김치 관계자는 “조선김치와 통일김치를 비롯해 평양에만 김치공장이 10여군데 있다”며 “중국에 진출한 김치는 북한에서도 가장 맛있는 김치”라고 자랑했다. 베이징=강호원특파원/hkang@segy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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