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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ood, 이제는 ‘수출 9위’ 국가 전략 산업이다 : 시스템과 과학으로의 패러다임 시프트-함선옥 교수의 급식·외식 인사이트(16)

곡산 2026. 5. 19. 07:29

K-Food, 이제는 ‘수출 9위’ 국가 전략 산업이다 : 시스템과 과학으로의 패러다임 시프트-함선옥 교수의 급식·외식 인사이트(16)

  •  함선옥 교수
  •  승인 2026.05.18 07:47

MTI 코드 20대 품목 진입의 상징성… ‘문화 현상’ 넘어 ‘핵심 기간 산업’으로 공인
글로벌 스탠더드 산·학·관 협력 절실…데이터 자산 축적 고부가 업종 진화를

대한민국 수출 역사에 의미 있는 이정표가 세워졌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수출입 분석의 핵심 지표인 MTI(Member of Trade Index) 코드를 6년 만에 개편하며, 농수산식품(K-Food)을 화장품, 이차전지 등과 함께 ‘20대 주력 수출 품목’으로 새롭게 편입시킨 것이다. 이는 K-Food가 더 이상 일시적인 유행이나 한정된 문화 향유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고, 반도체나 자동차처럼 국가 차원에서 집중 육성해야 할 핵심 경제 영역이자 기간 산업으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2025년 기준 20대 주력 품목의 수출 비중은 86.3%에 달하며, K-Food는 이 거대 경제 생태계의 견고한 축으로 부상했다.

136억 달러 돌파와 ‘수출 Top 10’ 안착… 산업적 위상의 변곡점

△함선옥 교수(연세대 식품영양학과·K-FOOD 협의회/한국급식학회 회장)

수출 데이터는 K-Food의 강력한 실전 능력을 증명한다. 2025년 농식품과 농기계·연관 산업을 합친 ‘K-푸드 플러스(K-Food+)’ 수출액은 136.2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부적으로는 라면·김치 등 농식품 분야가 104.1억 달러로 사상 첫 ‘100억 달러 시대’를 열었으며, 농산업 분야 역시 32.2억 달러로 동반 성장했다.

특히 수산식품(33.3억 달러)을 포함한 전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약 124.0억 달러에 달하며, 우리나라 품목별 수출액 규모에서 9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전기자동차(81.4억 달러)나 이차전지(65.1억 달러)의 수출 규모를 크게 앞지른 수치로, 가전이나 섬유 산업을 넘어 국가 경제를 지탱하는 핵심 전략산업이 되었음을 입증한다.

‘이미지’에서 ‘시스템’으로 : 산업 정체성의 재정립

그러나 이러한 양적 성장이 곧바로 산업적 성숙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글로벌 시장에서 K-Food는 여전히 ‘색다른 음식’이라는 감성적 이미지 소비 단계에 머물러 있는 측면이 강하다. 개별 기업의 약진에 의존하는 구조를 넘어 지속 가능한 국가 전략 산업으로 안착하려면, 이제 ‘음식’을 파는 단계를 넘어 ‘산업’을 파는 단계로 진화해야 한다.

K-Food의 진정한 산업화는 식재료, 조리 가공, 운영 관리의 표준화와 글로벌 기준의 위생 안전 시스템 구축에서 시작된다. 세계 시장은 이제 한국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그 과정의 일관성과 안전성에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글로벌 위생 인증에 부합하는 한국형 안전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이를 AI 및 로봇 등 푸드테크와 결합하여 패키지화된 운영 시스템 전체를 수출하는 ‘산업군(Industry Cluster)’으로서의 재정립이 시급하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향한 산·학·관의 ‘트라이앵글’ 협력

K-Food가 차세대 전략 산업으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정부, 학계, 산업계의 역할 변화가 필수적이다.

▷학계 : 과거의 관행적 연구를 탈피하여, 글로벌 산업계에 신뢰를 줄 수 있는 현장 중심 주제를 과학적 방법론으로 접근하는 연구에 집중해야 한다. 산업 현장을 이해하고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갖춘 학자들이 과학적·논리적 근거를 도출하는 학문적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정부 : 단기 홍보 중심에서 벗어나 중장기 인프라 구축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 K-Food 산업계가 필요한 정보와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글로벌 표준 인증, 수출 데이터 플랫폼 구축 등 현장이 갈망하는 영역에 전문 연구 인력을 배치하고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산업계 : 현장의 리스크와 성공 데이터를 적극 공유하여 ‘산업 데이터 자산’을 축적해야 한다. 개별 기업의 노하우를 넘어 산업 전체의 시스템을 고도화할 때, 비로소 경쟁국이 넘볼 수 없는 진입장벽이 형성된다.

K-Food의 미래, ‘문화’를 넘어 ‘과학’에 달렸다

2025년의 성과는 K-Food가 주력 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체력을 확인한 과정이었다. 이제는 ‘전략’의 시간이다. 반도체가 전 세계 산업의 쌀이 되었듯, K-Food 역시 단순 가공품 수출을 넘어 표준화된 시스템과 과학적 근거를 수출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진화해야 한다.

국가 주력 산업 진입이라는 기회의 창이 열린 지금, 글로벌 수준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기초 수립 여부에 따라 K-Food가 대한민국의 ‘제2의 반도체’가 될 수 있을지가 결정될 것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세계가 신뢰할 수 있는 정교한 ‘K-Food System’의 제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