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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유통 공룡 '로블로', 대규모 투자…시장 지배력 강화 및 AI 혁신 가속화

곡산 2026. 5. 7. 07:47
캐나다 유통 공룡 '로블로', 대규모 투자…시장 지배력 강화 및 AI 혁신 가속화
  • 트렌드
  • 캐나다
  • 밴쿠버무역관 최희원
  • 2026-05-06
  • 출처 : KOTRA

 

식품·생필품 위주의 실속형 소비 트렌드 확산에 대응한 전국 단위 할인 매장 집중 신설

비트론 OPM 기반 물류 자동화와 구글 AI를 활용한 차세대 에이전틱 커머스 구현

캐나다 최대 유통 기업인 로블로(Loblaw Companies Limited)가 2026년 한 해 동안 24억 캐나다 달러(약 2조40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번 투자는 2030년까지 총 100억 캐나다 달러(약 10조 원)를 투입하는 중장기 프로젝트의 2단계 과정으로, 주력 마트인 로블로스(Loblaws), 리얼 캐나디언 슈퍼스토어(Real Canadian Superstore), 노 프릴스(No Frills) 등 광범위한 계열사의 오프라인 매장 네트워크 확장과 최첨단 AI 기술 도입을 골자로 한다.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 매장 확대: '접근성'에 '실속'을 더하다

 

<로블로 계열의 마트 내부 전경>

 

[자료: KOTRA 밴쿠버무역관 촬영]

 

로블로는 캐나다 국민이 직면한 가계 부담과 의료 서비스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26년 한 해 동안 총 70개의 신규 매장을 열고 191개의 기존 매장을 리노베이션한다. 특히 신규 매장 중 34개소는 약국 및 클리닉 브랜드인 쇼퍼스 드럭 마트(Shoppers Drug Mart)와 파마프릭스(Pharmaprix)로 채워 보건 서비스 거점을 늘린다. 또한 31개소는 자체 브랜드 상품 위주의 구성과 최소한의 운영 비용으로 최저가 판매를 지향하는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 유형의 '노프릴스(No Frills)'와 '맥시(Maxi)' 브랜드로 구축해 실속형 소비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다.

 

현재 로블로는 전국 24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며 캐나다 국민 90%가 거주지 반경 10km 내에서 자사 매장을 이용할 수 있는 압도적인 접근성을 확보하고 있다. 로블로는 이 같은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지역 사회에 실질적인 가치를 전달하는 동시에,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캐나다 경제 성장에도 적극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로블로가 자사 브랜드 중에서도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 매장 확장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캐나다의 급격한 '실속형 소비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 캐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일반 식품 및 음료 소매업체의 영업 수익은 2.0% 증가에 그친 반면, 창고형 할인 매장과 달러 스토어가 포함된 일반 상품 소매업체의 수익은 4.1% 증가하며 약 두 배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일반 상품 소매 부문 내 식품 판매 점유율이 2023년 27.0%에서 2024년 28.3%로 상승한 점은, 고물가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전통적인 슈퍼마켓을 떠나 가격 경쟁력이 높은 할인 매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러한 ‘할인 매장 중심의 시장 재편’은 경쟁사의 행보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몬트리올에 본사를 둔 캐나다 대표 저가형 유통업체 달러라마(Dollarama)는 지난 회계연도에만 75개의 신규 매장을 열어 전국 네트워크를 1691개로 확장했다. 달러라마는 최근 실적 보고서를 통해 가공식품 및 생필품(Consumables)에 대한 지속적인 수요가 매출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다고 설명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할인 매장에서 필수 식료품까지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해졌음을 시사한다.

 

한인 식품 유통 현장에서도 이러한 가격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캐나다 한인 식품 유통업체에 근무하는 K 씨는 KOTRA 밴쿠버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면서, 경쟁사 가격에 맞춘 조정이나 30달러 이상 구매 시 증정 행사, 쿠폰 할인 등 마케팅이 강화되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어 "다만 한인 식품의 경우 일정 수준의 가격에도 구매하는 충성 고객층이 형성돼 있어, 일반 로컬 마트 대비 가격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공급망 자동화와 AI 혁신: 유통의 미래를 설계하다

 

로블로가 추진하는 미래 전략의 또 다른 축은 '공급망 자동화'와 'AI 기반 디지털 전환'으로 요약된다. 로블로는 현재 온타리오주 칼레돈(Caledon)에 약 120만 제곱피트(약 3만 3천 평) 규모의 초대형 자동화 유통센터(Distribution Centre, DC)를 건설 중이며, 칼레돈 DC는 캐나다 최대 규모의 비트론(WITRON) 자동화 시스템을 갖출 예정이다. 

 

‘오더 피킹 시스템(Order Picking Machinery, OPM)’은 독일 물류 자동화 기업 비트론의 핵심 기술로, 건조식품부터 냉장·냉동 식품까지 다양한 상품을 자동 분류·적재하는 고도화된 물류 자동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수만 개의 상품 단위 코드(Stock Keeping Unit, SKU)를 기반으로 주문 정보를 분석해, 매장 진열 순서와 하중 안정성까지 고려한 최적의 팔레트를 자동으로 구성한다. 특히 박스를 ‘밀어 넣는(push)’ 방식으로 정밀하게 적층해 공간 효율을 극대화하고 상품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로블로는 처리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으며, 인력 의존도를 낮추고 오류를 최소화한 고효율 자동화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비트론의 OPM 적용 물류 창고>

 

[자료: WITRON]

 

이와 함께 2026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스트 길림버리(East Gwillimbury) DC 역시 자사 네트워크 최초로 전기식 구내 운반 트럭(All-electric shunt truck)과 스마트 자동화 게이트하우스를 도입하는 등 물류 효율화의 전초 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기술 혁신은 물류 창고를 넘어 고객의 쇼핑 경험 전반으로도 확대된다. 로블로는 최근 구글(Google)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생성형 AI인 '제미나이(Gemini)'와 구글 클라우드의 '버텍스 AI(Vertex AI)' 플랫폼의 전사적 도입을 발표했다. 로블로는 이미 공급망과 매장 운영 등 핵심 리테일 기능에 버텍스 AI를 적용해 왔으나, 이를 전사적으로 확대해 AI 네이티브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기술적 토대 위에서 로블로는 이른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의 시대를 열고 있다. 로블로는 캐나다 대형 소매업체 중 최초로 구글 검색의 'AI 모드'를 통해 제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소비자가 AI와 대화하며 건강, 뷰티, 의류 제품을 탐색하고 추천받으면, AI 에이전트가 이를 실제 구매 단계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로블로의 제미나이 활용 예시>

 

[자료: Loblaw]

 

로블로의 디지털 최고 책임자(Chief Digital Officer)인 로렌 스테인버그(Lauren Steinberg)는 "에이전틱 커머스는 고객이 쇼핑하고자 하는 방식의 자연스러운 진화"라며, "직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고객에게 더욱 단순하고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로블로가 캐나다 AI 혁신의 진정한 선구자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사점

 

이번 로블로의 투자 전략은 캐나다 유통시장이 ‘가격 경쟁력 중심 구조’와 ‘기술 기반 효율 경쟁’으로 동시에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할인 매장 채널 확대와 자동화 물류, AI 기반 커머스 도입이 병행되는 점은 단순한 유통 확장을 넘어 ‘저비용·고효율 구조’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은 단순 제품 수출을 넘어 ▲대용량·가성비 중심 상품 개발 ▲현지 유통사 PB 또는 할인 채널 대응 전략 ▲물류 효율성을 고려한 패키징 및 SKU 설계 ▲AI 기반 검색·추천 환경에 최적화된 상품 데이터 구축까지 선제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캐나다 시장에서는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는 동시에 자동화·디지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가격 경쟁력 + 공급망 대응력 + 디지털 노출력’을 동시에 갖춘 기업만이 실질적인 시장 진입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자료: Loblaw Companies Limited, Statistics Canada, Dollarama, WITRON, BNN Bllmberg, Supermarket News, Retail Insider, Tha Logic 및 KOTRA 밴쿠버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