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in 아메리카] 클린라벨 인증, 미국시장 공략 열쇠
건강 중요시 문화 확산하며
美 소비자 제품 선택 기준돼

1962년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레이첼 카슨(Rachel Carson)은 한권의 책을 냈다. 새가 사라진 봄, 바로 ‘침묵의 봄(Silent Spring)’이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자연 속에서 농약이나 화학물질이 어떻게 생태계를 파괴하고 사람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는가를 폭로한 책이다.
이 책은 당시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이후 환경보호 운동 확산과 농약·화학물질 규제 확대, 유기농과 자연식품 운동의 등장을 이끌어냈다. 유기농 전문매장인 홀푸드마켓이 탄생하고 국가 체제 하의 미 농무부(USDA) 유기농 인증 프로그램이 시작됐으며, 2000년대 들어오면서 다양한 식품인증 라벨이 생겨났다.
결국 ‘침묵의 봄’은 환경 독성물질에 대한 심각성을 일깨웠고, 이어서 소비자들은 매일 먹고 마시는 식품 속 성분이 얼마나 안전하고 투명한가를 생각하게 되면서 오늘날 미국의 클린라벨(Clean Label) 소비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클린라벨은 단순한 식품 트렌드나 유행이 아니라 수십년간 축적된 미국 소비자들의 식품 선택 기준이자 신뢰의 기준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알레르기, 비건, 면역 강화 등 소비자들의 특정한 식이요구와 윤리적이면서도 건강기준을 충족하는 제품 수요에 힘입어 클린라벨 식품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 2024년 마케팅 전문기업인 아코스타(Acosta)의 조사에 따르면 쇼핑객 10명 중 8명은 식품을 구입할 때 클린라벨이 구매 결정에 중요하거나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클린라벨의 특징은 크게 네가지다. 먼저 자연성분(natural ingredients)은 인공색소·보존료·향료 등 인공첨가물이 없는 것을 말한다. 다음은 단순화(simplicity)다. 식품 속 성분수를 줄이고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원료를 사용해야 한다. 투명성(transparency)도 중요한 특징이다. 원재료의 출처나 가공과정의 명확한 공개가 필수다. 마지막은 최소가공(minimal processing)이다. 자연 그대로의 재료 사용을 지향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건강과 웰빙 트렌드로 인해 클린라벨 식품은 꾸준히 증가하며, 프리미엄제품 구매의 기준이 될 것이다. 특히 식품의 가격이나 맛보다는 스토리나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Z세대(Gen-Z)의 경우 유기농·천연·고단백·무첨가·동물복지·환경·윤리 같은 클린라벨 제품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식품시장의 매출 상위품목인 과자나 소스류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글로벌 식음료 회사인 펩시코와 네슬레 등에서는 합성색소 제거, 천연 단맛 원재료 사용 등으로 제품의 클린라벨 전환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클린라벨은 복잡하지 않다. 의도적으로 뺀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없는 것이다. 한국산 김치는 방부제 없는 천연 발효식품이며, 전통장류는 첨가물 최소 식품이다. 전통차는 인공향료 무첨가 제품이며, 쌀 가공식품은 글루텐프리(gluten free·글루텐 없는) 식품이다.
클린라벨 인증을 잘 활용하면 값비싼 국산 농산물도 제값에 대접받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미국시장이다. 가격경쟁력의 열세를 극복할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윤미정 aT 미주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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