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4.21 12:56
독일 연방위해평가원 조사 결과...규제와 커뮤니케이션 전략 재설계 불가피

건강보충식품(건기식)이 사실상 ‘일상 소비재’로 자리 잡은 가운데, 소비자들의 높은 효능 기대와 낮은 위험 인식 간 괴리가 구조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 연방위해평가원(BfR)이 발표한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7%가 건기식을 섭취하고 있으며, 상당수는 이를 질병 예방과 면역력 강화뿐 아니라 신체·정신 능력 향상을 위한 ‘자기 최적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양 부족 불안”… 건기식 소비의 가장 강력한 트리거
조사 결과 소비자들의 건기식 섭취를 이끄는 가장 큰 배경은 ‘영양 결핍에 대한 불안’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43%가 일상 식사만으로는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었으며, 이 같은 주관적 결핍감이 보충제 섭취로 이어지는 주요 계기로 작용했다.
특히 면역력 강화(47%)와 영양 보충(68%)이 핵심 목적이었지만, 단순한 건강 유지 수준을 넘어 △신체·정신 능력 향상(51%) △스트레스 보완(31%) △피부·모발 개선(24%) 등 ‘퍼포먼스와 외모 개선’을 겨냥한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는 건기식 시장이 질병 예방 중심에서 ‘라이프스타일·자기관리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마그네슘·비타민D 중심 소비… “구성 성분은 모른다”
제품 선택은 일부 성분에 집중되는 경향으로, 마그네슘(54%)과 비타민D(40%)가 가장 많이 소비됐으며, 비타민 B12, 비타민 C, 아연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소비자 이해도는 기대보다 낮았다. 성분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응답은 평균 3.9점 수준으로, 상당수 소비자가 구성 성분이나 용량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채 제품을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섭취 방식은 정제·캡슐 형태가 73%로 압도적이었고, 구매 채널은 드럭스토어(54%)가 약국(31%)과 온라인(22%)을 앞섰다.
특히 29%는 매일 섭취하고 있어, 건기식이 명백한 ‘일상 루틴 소비재’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효과는 믿고, 위험은 외면”… 소비자 인식의 역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위험 인식’이다. 건기식 섭취자들은 건강상 이점을 높게 평가하는 반면, 위험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하는 낙관 편향(optimism bias)을 보였다.
섭취자의 경우 “효과가 크다”는 반응이 33%, “위험이 크다”는 인식은 23%인 반면, 비섭취자는 “효과 크다” 8%, “위험 크다” 39%로 섭취자와 비섭취자간 효과와 위험 인식도면에서 상당한 편차를 보였다.
특히 상당수가 의사 상담 없이 제품을 섭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다복용이나 약물 상호작용에 대한 관리 공백이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플루언서는 안 믿지만… 구매는 한다”
정보 신뢰도에서는 의사 84%, 약사 77%, 가족·지인 48%, 인플루언서 5%로 명확한 위계가 드러났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인플루언스에 대한 신뢰도는 낮지만 영향력이 존재한다는 것으로, 응답자의 6%는 인플루언서 추천으로 제품을 구매했으며, 9%는 이를 완전히 부정하지 않았다.
즉, 인플루언서는 정보 전달자가 아니라 ‘관심을 유도하고 구매 장벽을 낮추는 트리거’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인스타그램(56%)과 유튜브(43%)가 주요 플랫폼으로, 스포츠·피트니스 중심에서 라이프스타일·뷰티 영역으로 확산되는 흐름도 확인됐다.
“건기식은 약이 아니다”… 정책 메시지 전환 필요
BfR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몇 가지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했다. 핵심은 “건기식은 의약품이 아니라 식품”이라는 인식 전환이다.
보고서는 △과다 복용 및 약물 상호작용 위험에 대한 구체적 정보 제공 △온라인 정보의 신뢰성 판단 능력 강화 △의료 전문가 중심의 커뮤니케이션 확대 △Medfluencer 활용 등을 주요 대응 방향으로 제시했다.
특히 “건강보충식품은 치료가 아니라 보충 목적”이라는 메시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기식 = 자기관리 산업’… 한국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
이번 조사 결과는 단순한 유럽 시장 동향을 넘어, 국내 건기식 시장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건기식 소비가 ‘결핍 보충’에서 ‘퍼포먼스·외모·라이프스타일 관리’로 확장되고 있는 흐름은 이미 한국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효능 기대와 위험 인식 간의 괴리 △정보 비대칭 △비전문가 영향력 확대 등 구조적 문제 역시 유사하게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규제와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재설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식품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이마트, 나폴리 명물 ‘다미켈레’ 피자 직소싱…“집에서 즐기는 세계 맛집” (0) | 2026.04.23 |
|---|---|
| “브랜드보다 성분”…원재료 민감한 체크슈머 확산 (0) | 2026.04.22 |
| “식품첨가물 국제 기준, 한국이 주도”…세포배양식품 규격 논의 첫발 (0) | 2026.04.22 |
| “농협 주인은 조합원…관치 회귀 중단” 2만 농민 집결, 농협법 개정 ‘정면 반발’ (0) | 2026.04.22 |
| 전종덕 의원, 농협법 개정안 발의…회장 직선제·감사 독립화 (0) | 2026.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