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렌드
- 필리핀
- 마닐라무역관 형민혁
- 2025-06-13
- 출처 : KOTRA
식품 중심에서 관광·화장품까지, 정부 주도 산업 확장 본격화
인증제도 정비와 지역 거점 확대, 민간 참여도 활발
필리핀 할랄 식품산업의 구조와 성장성
전 세계 할랄(Halal)* 시장은 무슬림 인구 증가,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 확대, 식품 안전성에 대한 글로벌 기준 강화 등에 힘입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할랄은 더 이상 종교적 식생활 규범에 국한되지 않고, 건강하고 윤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글로벌 트렌드로 인식되고 있다. 이슬람 경제 전문 리서치 기관 디나스탠더드(DinarStandard)가 발표한 State of the Global Islamic Economy Report 2023에 따르면, 전 세계 할랄 식품 시장은 2022년 기준 약 1조 4,0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며, 2027년에는 약 1조 8,9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주 : 할랄(Halal 제품): 이슬람 율법에 따라 섭취·사용이 허용된 식품 및 제품 (돼지고기나 알코올이 포함되지 않은 식품, 지정 도축방식으로 처리된 육류 등)
이러한 성장세 속에서 필리핀은 국내 무슬림 인구(전체 인구의 약 10.1%, 필리핀 통계청 기준)를 기반으로 할랄 산업의 내수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글로벌 수출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필리핀 산업통상부(Department of Trade and Industry, 이하 DTI)는 필리핀 할랄산업 발전 전략계획(Philippine Halal Industry Development Strategic Plan 2023–2028)(링크)을 통해 식품을 중심으로 한 할랄 산업의 전략적 육성을 선언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할랄 제품 수출 매출을 전년 대비 두 배인 1600억 페소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도 함께 제시하고 있다. DTI는 이를 위해 미국, 일본, 한국, 터키 등 비무슬림권 수출시장으로의 진출을 강화하고, 국제 엑스포 참가 및 글로벌 바이어 연계 마케팅을 본격화하고 있다.
<Philippine Halal Industry Development Strategic Plan 2023–2028>

[자료: 필리핀 산업통상부(DTI)]
해당 전략계획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할랄 식품뿐만 아니라 화장품, 제약, 관광, 물류, 금융 등 비식품 분야로 산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으며, 국내외 인증 체계 정비, 인력 양성, 글로벌 마케팅 강화 등을 통해 2028년까지 할랄 산업을 필리핀 수출 전략의 핵심 분야로 육성할 계획이다.
한편, 이슬람협력기구(Organization of Islamic Cooperation, 이하 OIC)는 산하 표준화기구인 SMIIC(The Standards and Metrology Institute for Islamic Countries)를 통해 비회원국과의 할랄 인증 호환성 제고 및 역내 무역 장벽 완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필리핀, 태국, 한국 등도 자국 기업의 수출 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적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필리핀 정부의 전략 및 정책 변화
전 세계 할랄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흐름에 맞춰, 필리핀 정부도 자국의 할랄 산업을 수출 전략 산업으로 본격 육성하고 있다. 특히 무슬림 인구가 1억 명을 넘는 ASEAN 시장과 중동 국가의 수요 증가에 대응해, 정부 차원의 구조적·제도적 기반 마련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략 실행을 위한 조직으로는 국가 할랄산업개발사무국(National Halal Industry Development Office, 이하 NHIDO)가 2024년 12월 신설됐다. NHIDO는 인증제도 통합, 수출지향형 제품군 육성, 공급망 구축 등 전주기에 걸친 지원을 담당하며, 중소기업을 포함한 민간 참여 확대도 주도하고 있다. 또한 필리핀 정부는 실질적 수출성과 창출을 위해 시장 맞춤형 국가전략도 병행 중이다. 2024년에는 사우디 국제 할랄 엑스포 및 아부다비 식품박람회에 참가해 사우디 현지에서 1억450만 페소 규모의 현장 수출계약을 성사시켰고, 2025년에는 미국, 한국, 일본, 터키 등 비(非)무슬림국가 중 할랄 수요가 증가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략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우디 국제 할랄 엑스포 內 필리핀 참가부스>

[자료: 필리핀 관광청(DOT)]
아울러, DTI는 ‘할랄 친화적 국가(Halal-Friendly Philippines)’ 브랜드를 구축해 인증기준의 통일, 국제 인증기관과의 상호인정 협정 체결, 국내 인증비용 지원 확대 등의 산업 기반 정비도 병행하고 있다. 이는 향후 필리핀 내수 기반을 넘어 글로벌 수출기반 국가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중장기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역 기반 확산과 수요 확대, ‘할랄 생태계’로 진화 중
필리핀은 지역 차원에서도 할랄산업 생태계 확산에 나서고 있다. 특히 다바오시(Davao City)는 중동과의 직항노선 확대를 계기로 ‘할랄 관광 거점 도시’로의 도약을 본격화하고 있다. 필리핀 할랄무역관광협회(Philippine Halal Trade and Tourism Advocacy)에 따르면, “카타르발 직항편이 주 3회로 증편되며, 중동 관광객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필리핀 관광부(Department of Tourism, 이하 DOT)는 무슬림 친화 관광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다바오 지역 내 호텔·레스토랑에 대한 인증 확산과 셰프 간 교육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DOT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이슬람권 국가로부터의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1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슬림 친화 관광 가이드라인>

[자료: 필리핀 관광부(DOT)]
이와 함께 2025년 6월 18~20일 개최 예정인 ‘필리핀 할랄 관광 무역 엑스포(Philippine Halal Tourism Trade Expo)’는 민관, BIMP-EAGA(브루나이·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필리핀 동아세안 성장지역) 외교사절, 인증기관, 글로벌 식품기업이 대거 참여하는 대규모 교류의 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번 엑스포는 지역 대학과 연계해 청년층 대상 할랄 인식 확산 및 산업 진입을 장려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필리핀 할랄 관광 무역 엑스포>

[자료: Philhalaltourism.com]
할랄 인증제도와 기업 진입 확대
필리핀 정부는 할랄 산업 기반 확충을 위해 인증제도 정비와 기업 참여 확대를 중점 과제로 추진 중이다. 산업통상부(Department of Trade and Industry, 이하 DTI)는 2023년 수립한 필리핀 할랄산업 발전 전략계획에서 인증 시스템 개선 및 국제연계 확대를 산업화 초기 핵심 조건으로 규정했다. 핵심 정책으로는 PNS(Philippine National Standards) 기반의 표준화된 인증절차 도입, 말레이시아 이슬람개발부(JAKIM), 아랍에미리트 표준측정청(ESMA) 등과의 상호인정협약(Mutual Recognition Arrangement, 이하 MRA) 추진, 중소기업 대상 인증비용 보조 등이 있으며, 이를 통해 역외 수출 적합성 확보 및 국제시장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
<필리핀 할랄 인증제도 개편 주요 내용 및 국제 연계 현황>
구분 | 주요 내용 | 비고 |
인증 제도 개편 | - 국가표준(PNS)에 기반한 인증절차 표준화 - 민간·지방 인증기관의 등록제 도입 |
산업통상부(DTI), 필표원(BPS) 주관 |
국제 인증 상호인정 | - 말레이시아 JAKIM, UAE ESMA 등과 상호인정협약(MRA) 추진 - 역외 통용성 확대 노력 |
전략적 중점 파트너국과 협의 중 |
인증비용 지원 | - 중소기업 대상 인증 취득비용 일부 보조 - 정부 주관 할랄 인증 교육 및 절차 지원 |
NHIDO 시행 |
전문인력 양성 및 교육 | - ‘Halal Awareness Training’ 정례화 - 인증 절차별 실무자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
2024년 기준 연간 300명 이상 수료 |
기술 인프라 확충 | - 필리핀표준청(BPS) 주관으로 ‘할랄 시험분석센터’ 확대 - 실험실 인증 및 시험평가 기준 마련 |
필리핀 식약청(FDA), 보건부(DOH) 협력 |
[자료: Philippine Halal Industry Development Strategic Plan 2023–2028]
또한 인증 절차별 실무자 양성을 위해 Halal Awareness Training을 정례화하고, 실험실 인증 및 시험평가 기준 강화를 위해 필리핀표준청(Bureau of Philippine Standards, BPS)과 식약청(Food and Drug Administration, FDA), 보건부(Department of Health, DOH)가 협업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 확충을 통해 필리핀 정부는 국내 인증기관의 신뢰성을 제고하고, 자국산 할랄 제품의 국제적 수용성과 경쟁력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민간 부문의 시장 선도 사례, 정통 요리의 할랄화부터 청년 주도의 브랜드 창출까지
필리핀 할랄 산업은 정부의 정책 기반 외에도, 중소기업과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한 민간 부문의 자발적 참여가 시장 저변 확대를 이끌고 있다. 특히 식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 일상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인증 획득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NHIDO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민간 부문의 할랄 인증 취득 건수는 전년 대비 27% 증가했으며, 이 중 약 63%는 종업원 수 50인 이하의 중소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정부의 인증비용 보조, 표준화된 절차 제공 등 제도적 뒷받침이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역 기반의 창업 사례도 늘고 있다. 일부 지방도시에서는 무슬림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할랄 인증 레스토랑, 식자재 유통사, 화장품 제조 스타트업 등이 등장하고 있으며, 해당 기업들은 국제 인증기관(JAKIM, ESMA 등)과의 연계를 통해 수출을 겨냥한 시장 확대를 시도 중이다.
<할랄-필리핀 전통식당>

[자료: Rappler]
청년층의 아카데믹 기반 진출도 눈에 띄는 흐름이다. 남부 민다나오, 바실란 지역 등 일부 국립대학에서는 외식산업, 식품과학, 경영학 등 전공 과정에 할랄 인증제도, 식문화, 소비행태 분석을 결합한 모듈형 교육을 도입하며, 장기적으로는 현지 창업과 인증 확산에 기여할 인재 양성을 꾀하고 있다.
<CHED–HUSAY 프로그램 통해 필리핀 국립대 교수진 및 장학생, 자카르타서 할랄 식품표준 교육 참여>

[자료: 민다나오 중앙대학교(Central Mindanao University)]
이처럼 민간 부문은 단순한 인증 획득을 넘어, 기술, 교육, 유통, 창업이 연계된 할랄 생태계 내 핵심 실행 주체로 부상하고 있으며, 정부 정책의 실효성과 할랄 산업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중요한 축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사점
필리핀 정부는 할랄 산업을 미래 수출 전략의 핵심축으로 설정하고, 식품을 넘어 관광·화장품·물류 등 연관 산업까지 포함한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말레이시아, UAE 등과의 인증 상호인정 협정 추진, 중소기업 대상 인증비용 지원, 다바오·잠보앙가 등 지역 기반 거점 육성을 통해 구조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적 정비와 수요 기반 확대는 필리핀이 향후 ASEAN 내 할랄 산업의 교역·생산 허브로 자리잡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다바오에서 할랄 간편식을 제조·유통 중인 J씨는 무역관과의 인버튜에서 “최근 들어 인증 절차와 공공 지원이 명확해지면서, 외국 기업과의 OEM·공동개발 제안도 늘고 있다”며 “특히 한국 식품은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있어, 할랄 버전으로만 전환하면 수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은 필리핀을 단순 소비시장 이상으로 보고, 현지 인증체계 활용 또는 지역 파트너와의 합작 진출을 통해 동남아·중동 수출 전진기지로 삼는 전략적 접근이 유효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 필리핀 산업통상부(DTI), 필리핀 관광청(DOT), 필리핀 통계청(PSA), Philippine Halal Industry Development Strategic Plan 2023–2028, Philippine Halal Trade and Tourism Advocacy, 민다나오 중앙대학교(Central Mindanao University), Rappler, Philhalaltourism.com, Philippines News Agency, Philstar 및 KOTRA 마닐라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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