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화 명예교수
- 승인 2025.05.13 07:45
신동화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식품의 업사이클링은 식품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나 상품 가치가 떨어진 식재료를 재가공하여 새로운 용도를 개발, 상품적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을 말한다. 폐기되는 자원을 재활용하여 가치를 부여하고 폐기물량도 감소시키면서 환경도 보호하는 일석삼조의 좋은 표본이다.
세계적으로 13억 톤의 농식품이 식탁에 오르지 못하고 폐기되며, 폐기량의 56%가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에서 발생하는데, 한·중·일 3국이 그 중 절반(28%)을 차지한다(KREI 보고서/2021. 10). 한국의 경우 1인당 연간 음식 쓰레기 배출량은 95kg으로 세계 평균 79kg보다 상당히 높은 양이다. 이는 국민 소득과 관계되고 잘 먹고 잘살게 되니 필요량 이상 구매하거나 남아버리는 음식의 양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방증이다.
필자가 자랐던 시대, 먹을 것이 근본적으로 부족했던 시기에는 남아버리는 음식이 나올 수 없었으며 설혹 불여의하게 버려질 음식도 집안에서 키우는 돼지, 닭들의 사료가 되었고, 포장 재료는 모두가 환경친화적인 소재였으니 땔감으로 사용되었다. 모든 것을 필요만큼 사용하고 남거나 넘치지 않은 시대를 살아온 세대에게는 지금의 낭비, 과잉 소비는 하늘이 준 자원을 함부로 낭비한다는 자괴감이 든다.
이런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는 정부의 조치가 있었다. 식품 부산물을 축산사료로 이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 계획에 농식품부, 환경부 등 국가 기관과 국영기업체, 실제 이 일을 수행해야 할 기업까지 참여하여 사업협약서를 작성했다는 보도자료를 접하였다. 일과성 행사로 밀쳐놓을 것이 아니라 실행이 되도록 관련 기관과 단체가 마음의 자세를 곧추세웠으면 한다.
폐기되는 자원을 다시 유용하게 사용한다는 것은 이 시대의 당면한 국가적 부담을 덜어주는 기반이 될 것이다. 제안된 계획은 자원을 활용하여 동물 사료화하겠다는 제한된 범위이긴 하지만 이제 여러 분야에서 이런 선례를 귀감삼아 폐기되는 식품 자원을 다시 사용하여 가치를 높이고 환경도 보호하면서 새로운 분야의 일자리도 창출하는 운동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다국적 시장조사 기관인 퓨처마켓인사이드에 의하면 푸드업사이클링의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551억 달러(약 72조 원)로 연평균 5%씩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2033년에는 859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aTFIS, 2025.1.4.).
이와 같은 시장 성장을 넘어 우리에게 이 지구가 준 제한된 천연자원을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모두 같이 인식했으면 한다. 특히 편의식과 일회용 식품의 범람은 소비자의 요구가 바탕이 되었지만, 얼핏 음식량보다는 포장재의 부피가 더 크다는 것을 느낀다.
우리 한정된 자원을 이렇게 마구, 함부로 써버려도 되는가. 플라스틱의 재활용도 국가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었으나 관련 기업과 생산자의 참여 없이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다.
이제 모두가 낭비되는 식품 자원을 줄이고 용도를 찾지 못하여 손실되는 자원의 용도를 발굴해야 한다. 몇 가지 예를 들면 가장 많이 소비되는 배추는 연간 250~300만 톤이 생산되는데 이 생산량 중 1/3, 즉 100만 톤 내외는 시래기 등으로 분리되어 폐기되는 처지를 면치 못한다. 물론 일부 이용되기도 하나 이 유용한 식물자원을 폐기물 처리를 위해서 별도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실로 개탄할 일이다. 관련 기관과 연구소 등이 힘을 합치면 더 합리적인 이용 방안이 마련될 것이다.
또한 수산물 폐기물은 우리가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원료 대비 이용률이 가장 낮은 우리 식품 자원이다. 뼈, 머리, 껍질 등은 물론이고 폐각 등은 폐기해버리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생물자원이다. 수산물 폐기물인 뼈, 껍질 등은 생각의 범위를 넓히면 바로 가공원료로 이용하여 부가가치를 높인 제품화 할 수 있다.
수산물 포함 닭, 소, 돼지 등에서 나오는 뼈는 우려내어 농축, 스프 원료로 이용하기도 하나 최종적으로 나온 뼈의 용도도 더 연구되어야 한다. 다양한 식품 가공 공장에서 배출되는 부산물을 폐기물로 만들지 말고 2차 자원화하기 위하여 기업과 국가 기관, 그리고 관련 연구소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이런 필요성을 뒷받침하기 위하여 환경부의 폐기물 관련 법 조항을 좀 더 이용 확대 개념으로 전환하고 가공 이용이 쉽도록 관련 법을 개정하고 사료업계에서도 용도가 제한된 식품 폐기자원을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폐기물 유형별 발생량을 전국적으로 조사하며 정확한 폐기자원별 폐기랑 현황을 파악하고 폐기물 간 조합으로 더 합리적인 최종 제품을 만들 수도 있도록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면 맥주 공장의 발효부산물을 농산 폐기물 등과 혼합하면 더 합리적인 영양원을 갖춘 사료원이 될 것이고 난각과 폐각은 우수한 무기질원으로 형태를 바꿀 수 있다.
이제 국가적으로 폐기되거나 미이용되는 식품 자원의 업사이클링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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