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5.03.04 07:55
업계 “관세 정책에 식품 포함” 예상…상황 주시
현지 생산 시설 갖춘 CJ·대상·농심 등은 안도
공장 없는 여타 기업 수출 전략 변경 불가피
가격 고민 커져…중국 등 제3국으로 눈 돌려
트럼프發 관세 정책이 본격화되며 국내 식품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은 K-푸드 최대 수출시장이다. 작년에는 전년 대비 21.2% 증가한 15억9000만 달러를 달성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과자류(2억8160만 달러), 라면(2억1560만 달러), 냉동김밥을 비롯한 쌀가공식품(1억7320만 달러) 등이 SNS에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었고, 현지 스포츠 행사(야구·골프대회 등) 및 대학과 연계한 K-푸드 체험 기회를 통해 인지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K-푸드에 고관세가 적용될 경우 미국 매출 비중이 큰 식품기업들은 성장세가 꺾일 수 있다. 관세 장벽이 높아질 경우 이를 만회하기 위해 판매가를 올리게 되면 미국 내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되고, 판매가를 동결하게 되면 매출과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한국은 철강 쪽 관련 내용만 나올 뿐 식품에 대한 관세 이야기는 나오지 않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의 거침없는 행보로 볼 때 조만간 관세 정책에 식품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우 미국 생산라인 없이 수출하던 기업들은 수익성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물론 현지 생산시설을 갖춘 CJ제일제당, 대상, 농심 등은 한숨 돌린 셈이다.
CJ제일제당은 현지 생산·판매로 글로벌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현지 업체 슈완스를 인수하면서 미국에 보유한 공장은 20개며, 2027년 사우스다코타주 북미 아시안 푸드 신공장이 완공되면 21개로 늘어난다.
농심도 2005년 미국 LA에 첫 공장을 세웠고 2022년 2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총 2개 공장을 통해 연간 최대 8억5000만개의 라면을 공급 중이다.
SPC도 텍사스 주에 제빵 공장 설립을 앞두고 있다. 2027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텍사스 공장은 미국·캐나다를 비롯해 중남미 지역 진출까지 염두에 둔 생산기지다. SPC는 파리바게뜨가 수출하는 휴면반죽의 경우 미국과 FTA를 통해 현재 관세가 0%지만 현지 공장에서 생산을 하게 되면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전 세계 ‘불닭’ 신화를 쓰며 미국 시장에도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삼양식품은 수출 전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현지 생산공장이 없는 삼양식품의 경우 지금도 글로벌 제품 대비 가격이 높은 ‘불닭’이지만 관세 저항을 받을 경우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 내내 관세 문제는 지속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관세가 결정되면 현지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들을 제외한 기업들은 가격에 대한 고민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업계는 이러한 불확실성을 감안해 미국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제3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최근 가장 주목받는 곳이 중국이다.
한한령 이후 중국 수출액은 지속 감소해왔으나 올해부터는 중국 매출이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주요 통신에 따르면 이르면 5월부터 중국이 한한령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
한한령은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도입된 이후 8년간 유지됐다. 한한령이 해제되면 중국 소비자들이 K-푸드를 더욱 쉽게 접할 수 있어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삼양식품은 중국 시장을 최우선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매출 중 중국 비중이 25%에 달하는 삼양식품은 현지 생산 공장을 설립한다. 삼양식품은 작년 12월 삼양식품 싱가포르 유한회사를 설립하고 647억원 투자 계획을 밝혔다. 싱가포르 법인을 통해 오는 2027년 1월 완공을 목표로 중국 자싱시에 생산 법인을 설립한다는 목표다. 중국 공장은 중국 내수 전담 생산기지로 운영될 예정이다.
일화도 대표 음료 ‘맥콜’을 앞세워 중국에 진출했다.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중국의 음료 시장 트렌드에 주목한 것.
중국은 Z세대를 중심으로 무설탕·저당 음료와 기능성 음료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맥콜을 건강과 청량감을 모두 선사할 수 있는 음료로 포지셔닝해 현지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 맥콜은 중국 소비자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독특한 맛의 음료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만큼 중국에서도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일화는 중국 내 주요 유통 채널을 통해 맥콜의 접근성을 높이면서 글로벌 입지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맞춰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확대한다.
오리온도 건강식 트렌드에 맞춰 식물성 육포와 오트쿠키 등 앞세워 공격적인 행보를 걷고, 빙그레 역시 중국 시장 내 냉동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내륙 지역 소비자까지 공략할 방침이다.
'식품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상, 맞춤형 제품 앞세워 글로벌시장 공략 박차 (0) | 2025.03.03 |
---|---|
맛있는 건강 ‘헬시 플레저’ 제품 눈에 띄네 (0) | 2025.03.03 |
[정기총회] 식품산업협회 신임 회장 선출 무산 (0) | 2025.03.03 |
파리바게뜨, 건강빵의 새로운 기준 ‘파란라벨’ 브랜드 론칭 (1) | 2025.02.27 |
SPC그룹, 말련 제빵공장 본격 가동…2조5000억불 할랄시장 정조준 (0) | 2025.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