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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키우는 홍콩 가정간편식 시장…건강‧세계요리‧PB제품 인기

곡산 2024. 12. 9. 07:38

 

판 키우는 홍콩 가정간편식 시장…건강‧세계요리‧PB제품 인기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12.06 09:58

15억1000만 불…직장인·젊은 층 편리·효율성에 이용 늘어
다이어트용·비건 등 다양한 종류에 구독형도
한국식 왕교자·미역국 등 세계 각국 요리 인기
PB 제품도 출시…합리적 가격에 품질 우수
 

편의성과 뛰어난 실용성으로 가정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높아진 가운데 외식 비율이 높은 홍콩에서도 직장인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편리함과 시간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추세가 확산하면서 이 시장이 지속해서 확대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건강하고 이국적인 제품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가성비 좋은 다양한 PB 제품이 출시돼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

 

코트라 홍콩무역관이 인용한 스타티스타(Statista) 통계에 따르면, 2023년 14억4000만 달러에 달한 홍콩 간편 식품(RTE) 시장 규모는 올해 15억1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2029년까지 연평균 4.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시장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상대적으로 긴 근무 시간과 협소한 주거 환경, 높은 맞벌이 비율 등으로 인해 외식 비율이 높은 편인 홍콩에서는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홍콩의 평균 근무 시간은 매우 긴 편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풀타임 직원의 주당 평균 근무 시간은 46.6시간이다. 이는 국제 노동 기구(ILO)에서 권장하는 주 40시간을 훨씬 초과하는 수치이다. 또한 풀타임 근무 확률이 높은 연령대에서 즉석식품 구매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티스타가 2021년에 홍콩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35세에서 44세의 연령대가 28.8%로 가장 높은 간편 식품 구매율을 보였으며, 그다음으로는 25세에서 34세, 27.7%, 45세에서 54세가 22.1%로 뒤를 잇고 있다.

 

이처럼 홍콩 가정간편식 시장이 최근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몇 가지 주요 흐름이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

먼저, 웰빙 트렌드다.

 

홍콩 식품환경위생서가 실시한 식품 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2007년 조사 결과에서는 홍콩인의 하루 평균 곡류 섭취량은 430.56g이었으나, 2021에는 395.31g으로 감소했다. 반면 채소 섭취량은 191.08g에서 202.65g으로, 달걀 섭취량은 15.18g에서 26.44g으로 증가했다. 이는 건강과 웰빙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고 단백질과 식이섬유 등을 고루 섭취하며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려는 홍콩 소비자들의 변화를 보여준다.

 

올해 조사에서도 이러한 양상은 같다. 스타티스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 1029명 중 57%가 건강하게 식사하려 한다고 답했으며, 37%는 인공 향료와 방부제를 피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56%는 식단 관리를 하고 있다고 언급했으며, 선호하는 식단에 대해서는 저탄수화물/무탄수화물 식단(26%), 무유당 식단(15%), 플렉시테리언(15%), 무글루텐(11%) 순으로 조사됐다. 과일과 채소를 꾸준히 소비한다는 비중도 55%에 달해, 홍콩 소비자들이 전반적으로 건강을 고려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건강을 중시하는 삶의 방식이 확산함에 따라, 가정간편식 시장에서도 ‘건강’을 고려한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홍콩의 도시락 브랜드인 뉴트리션 키친, 잇톨로지, 노쉬 등은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춰 무글루텐, 다이어트용, 비건 등 여러 가지 식단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들 브랜드는 가정간편식을 집으로 배달해 주는 구독 및 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독형 도시락 배달 서비스는 단순히 음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개인의 일정과 식습관에 맞춘 맞춤형 식단 관리를 지원하며, 신선하고 고품질의 식재료를 사용해 건강한 식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홍콩의 가정간편식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건강하면서도 세계 각국의 요리를 담은 제품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왼쪽)은 하나무스비에서 판매 중인 일본 삼각김밥과 시티슈퍼에서 개최한 한국 식품 홍보 행사. (사진=코트라 홍콩무역관/시티수퍼)
 

둘째는 세계 각국의 요리를 담은 가정간편식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홍콩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국제도시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를 담은 가정간편식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하나무스비(Hana-Musubi)는 일본 쌀로 만든 일본 삼각김밥을 판매하고 있으며, 홍콩의 지하철역, 쇼핑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중국 훠궈 브랜드 하이디라오에서는 즉석 발열 간편 훠궈를, 일본의 유명 라멘 브랜드 이치란에서는 즉석 라멘 밀키트를 선보여 홍콩 소비자들이 집에서도 간편하게 인기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국 가정간편식도 홍콩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지 대형 슈퍼마켓 체인 파크앤샵에서는 GS 리테일의 PB 브랜드인 유어스(youus)와 협업해 간편 미역국, 냉동 피자, 왕교자 등 다양한 한국 가정간편식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가정간편식을 포함한 다양한 한국 식품을 판매하는 삼양, 팔도, 오뚜기 등 한국 브랜드의 시장 점유율이 팬데믹 이후 다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 세계 제품을 유통하는 홍콩의 시티슈퍼는 한국과 일본, 이탈리아, 미국, 대만, 프랑스 등 세계 여러 국가의 식품을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23일부터 6월 12일까지 열린 ‘케이팝 스트릿 바이츠’ 행사에서는 한국의 가정간편식을 포함한 다양한 한국 식품이 소개됐다. 일부 지점에서는 팝업스토어가 열려 한국 식품을 판매했고, 현장에서 조리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셋째는 다양한 PB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간편식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서는 PB 브랜드를 통해 가성비 좋은 가정간편식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PB 브랜드 점유율이 가장 높은(16%) 세븐일레븐에서는 7-셀렉트라는 자체 브랜드를 통해 도시락 딤섬, 샌드위치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다양한 외식 브랜드와도 협업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지 디저트 브랜드인 테이모우쿤(Tei Mou Koon), 일식당 브랜드 긴카레(Gin Curry), 글로벌 음료 브랜드 오발틴(Ovaltine) 등과 협업해 김밥, 샌드위치 등 신제품을 출시했다.

 

또 5%대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써클케이에서도 Circle-K라는 자체 브랜드로 다양한 간편식을 제공하고 있으며, 파크앤샵 PB 브랜드인 셀렉트에서도 과자와 인스턴트 면류 등을 판매하는 등 합리적인 가격과 우수한 품질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한편, 무역관이 인터뷰한 현지 한국 식음료 수입업체 관계자는 "한국 식음료 제품들은 이미 홍콩에서 널리 유통되고 있지만, 가성비가 뛰어나거나 특색 있는 제품이라면 홍콩시장 진출을 고려할 수 있으며, 제품을 조달할 때는 가격과 맛, 성분, 패키징 순서로 고려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