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콘 아이스크림'의 역사, 해태 부라보콘 [장수브랜드 탄생비화]
등록 2024.04.14 07:00:00 | 수정 2024.04.14 07:34:43
부라보콘 과거 디자인. (사진=해태아이스크림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1970년 4월 1일, 해태아이스크림이 우리나라 최초 콘 아이스크림 부라보콘을 출시했다.
올해로 54주년을 맞이한 부라보콘은 기네스북에 등재된 국내 최장수 아이스크림이자, 세계 최초로 한 번에 포장을 벗길 수 있는 하프 커팅을 도입한 제품이다.
이 외에도 업계에서 처음으로 상업용 CF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최초'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부라보콘은 출시 이후 현재까지 48억개 넘게 팔리며, 누적 판매액은 약 1조7600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먹은 부라보콘들을 한 줄로 세운 길이는 지구 26바퀴를 돌 수 있을 정도다.
부라보콘 개발 스토리는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해태제과 진홍승 박사는 바 형태 빙과인 '하드'를 넘어 콘 형태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해 유럽 낙농 선진국을 방문했다.
진 박사는 덴마크 호이어사로부터 생산 설비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국내 기술만으로 유제품을 활용해 만든 콘 아이스크림이 탄생했다.
부라보콘의 인기는 전국으로 순식간에 퍼졌다. 당시 부라보콘 생산 공장은 상경한 도매상들로 인산인해를 이뤄 출입문을 봉쇄해야 했다.
1976년 당시 톱 스타로 꼽히던 신일룡·정윤희 배우가 부라보콘의 TV광고에 출연하며 부라보콘의 인기는 날로 높아졌다.
1980년대 부라보콘 광고. (사진=해태아이스크림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1980년대엔 하이틴 스타였던 배우 김혜수를 출연시키고 가수 이상은, 정수라, 윤복희, 박남정, 김현식 등 인기 가수들이 부라보콘 CM송을 합창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부라보콘의 CM송 마케팅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1990년대엔 가수 이상은가 김흥국, 수와진, 진미령 등 19명이 잠실 주 경기장 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광고를 촬영했다.
2000년엔 가수 정엽과 윤도현 밴드 등의 협업으로 부라보콘만의 CM송 마케팅을 이어갔다.
해태아이스크림은 2022년 업계 최초로 수어 CM송을 선보이기도 했다.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CM송'이란 이름을 진행된 이 캠페인에선 이적, 이영현, 정은지 세 가수가 목소리가 아닌 수어로 가사를 전달했다.
특히 청각장애인에게 인공달팽이관 수술 및 보청기를 지원하는 사회복지단체 ‘사랑의 달팽이’와 협업하며 의미를 더했다.
'세상에서 가장 조용한 CM송' 캠페인. (사진=해태아이스크림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부라보콘은 국내 첫 콘 아이스크림답게 국민들과 오랜 시간 함께하며 쌓아온 이야기도 많다.
1977년 한 고등학교에선 학생들과 내기에서 진 선생님이 '2000년 2월 22일 오후 2시에 서울 덕수궁 앞에서 부라보콘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997년 IMF로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하자 한 학생이 부라보콘 생산이 중단되진 않을까 걱정하며 해태아이스크림 측에 편지를 보냈다.
이 사연을 들은 해태아이스크림은 20년 전 가격인 100원에 부라보콘을 이들에게 전달했다.
부라보콘은 지난해 한국산업 브랜드 파워 지수(K-BPI)에서 아이스크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부라보콘은 해당 부문에서 총 21회 시상 중 17회에 걸쳐 1위에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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