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냉동만두' 해태 고향만두 "8억 봉지 판매" [장수브랜드 탄생비화]
등록 2024.02.04 07:00:00
고향만두 제품 모습.(사진=해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구예지 기자 = 국내 최초 냉동만두 '고향만두'가 올해로 출시 37년을 맞았다.
1987년 첫 출시된 고향만두는 현재까지 만두시장을 이끌고 있는 최장수 브랜드다.
이전까지 만두는 명절, 잔치 등 특별한 날에나 맛볼 수 있는 별식이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생활 수준이 급격히 향상되며 냉장고 보급률 급증했고, 가정에서도 냉동만두를 보관하며 먹을 수 있는 생활 환경이 구축됐다.
고향만두 출시가 가능해진 배경이다.
만두는 상온보관이 가능한 라면과 달리 냉동보관이 어려워 라면보다 24년이나 늦게 출시됐다.
고향만두 출시 첫 해 매출은 200억원으로 당시 라면 3위 매출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국내 대형 백화점 3사에 입점하며 명절선물로 많이 찾는 인기 품목이기도 했다.
고향만두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냉동식품 시장이 개막했고, 가정간편식(HMR)의 효시가 됐다.
첫 출시 당시 고향만두 광고 모습.(사진=해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향만두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항상 함께했다.
1987년에 대규모 투자로 국내 최초 냉동만두 대량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만두소 배합기, 자동성형기 도입으로 손으로 빚은 것과 동일한 모양과 맛을 구현했다.
당시 구축한 생산방식은 현재까지 업계 표준 방식이 됐다.
대량생산, 냉동차 등 유통 인프라를 활용해 1봉지(30개) 1200원으로 4인가족 한끼 식사로 충분한 경제적인 가격에 판매했다. 1987년 당시 콘아이스크림 가격은 300원이었다.
고향만두 출시 직후 소규모 제조사의 저품질 제품들이 시장에 난립하자 출시 1년 만인 1988년에 해태는 만두 배합비를 전격 공개했다.
갓 태동한 신시장을 키우고 만두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쌓기 위한 개척자 해태의 결단이었다.
20가지 만두소 원재료 배합비와 최적의 수분함량이 핵심이었다. 이는 급냉동, 냉동유통, 해동·조리 과정을 거쳐도 갓 빚은 만두맛을 유지하는 제조 노하우였다.
다양한 조리법에 최적화된 13.5g의 중량은 20년간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단, 만두피 제조법은 고향만두 전용피 노하우로 공개하지 않았다.
배합비 공개 이후 제일냉동(1988년), 롯데햄우유(1988년), 대상(1990년) 등이 시장에 진출했다.
고향만두 출시 이후 1년만에 냉동만두 시장규모가 2배로 커져, 고향만두 생산량은 하루 150만개에서 250만개로 증가했다.
10년만에 냉동만두 시장은 10배 이상 성장해 1987년 100억원이었던 것이 1997년 1000억원 수준이 됐다. 지난해 기준 냉동만두 시장은 전체 5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고향만두 2007년 제품 모습.(사진=해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해태는 국내 최초 냉동만두 전용 밀가루를 개발해 고향만두에 사용하기도 했다.
다양한 조리에도 탄성과 수분을 유지하는 만두피 제조용 고향만두 전용분을 사용해 쉽게 찢어지거나, 딱딱해지거나(군만두), 퍼지는(만둣국) 현상을 최소화했다.
축적된 만두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 최초로 0.65mm의 얇은 만두피 기술을 개발했다.
고향만두 만두피 두께는 시대에 따라 달라졌다. 양(量)이 미덕이던 1980~1990년대에는 1mm의 도톰한피를 사용했다.
2000년대에는 먹음직스런 모양이 중요해 조리법, 내용물, 모양에 따라 각각 다른 피를 사용했다.
현재는 고향만두 최초 0.65mm 피를 구현해 얇은 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찰감자전분을 사용해 탄력 있으면서 가장 얇고 투명한 만두피 개발에 성공했다.
고향만두는 전통방식 그대로, 전통 만두소 제조 방식인 '쵸핑방식'을 37년간 유지하고 있다.
주재료인 고기와 김치 등의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깍둑썰기의 장점을 접목시켰다.
국내 전자렌지 전용 만두 1호 '샤오롱' 모습.(사진=해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고향만두는 다양한 제품군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2006년 출시된 '샤오롱'은 국내 전자레인지 전용 만두 1호다.
2021년에는 레트로 열풍에 맞춰 '고향만두 추억의 레트로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고향만두 여름 냉만두'와 '열불날 만두하지' 제품 모습.(사진=해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에는 더운 여름날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고향만두 여름 냉만두'를 출시했다.
MZ세대가 열광하는 화끈한 매운맛 트렌드를 공략해 '열불날 만두하지'도 선보였다.
현재까지 고향만두 누적 매출은 1조8000억원이고, 37년간 판매된 고향만두는 8억봉지에 달한다.
지금까지 판매된 고향만두 무개는 33만t으로 5t 트럭 6만6000대 분량이다.
37년간 판매된 고향만두 개수는 현재 전국민에 480개씩 나눠줄 수 있는 양이다.
지금까지 나온 고향만두 제품 종류는 146개에 달한다.
'식품열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내 첫 양산 젤라틴 젤리' 오리온 마이구미, 수출 효자로 [장수브랜드 탄생비화] (0) | 2024.11.17 |
---|---|
자체기술로 출시 52년…대표 K마요네즈 '오뚜기 마요네스' [장수브랜드 탄생비화] (0) | 2024.11.17 |
우거지 장국 재현한 '안성탕면'…MZ입맛에도 '안성맞춤' [장수브랜드 탄생비화] (0) | 2024.11.17 |
국산 초콜릿 대명사 롯데 '가나초콜릿'…부드러운 맛과 향으로 47년간 인기[장수브랜드 탄생비화] (0) | 2024.11.17 |
찬바람 불면 생각나는 'SPC삼립호빵'…겨울 간식의 대명사[장수브랜드 탄생비화] (1) | 2024.11.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