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렌드
- 일본
- 나고야무역관 백현수
- 2024-07-23
- 출처 : KOTRA
환경보호와 건강뿐만 아니라 식량안보까지 고려한 일본의 대체식품 연구
소비자 선택에 있어서 결국 중요한 것은 '가격'과 '맛'
전 세계적으로 환경보호와 윤리적 소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동물성 성분을 식물성 성분으로 대체한 식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도 이러한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는데, 양식 중심으로 확산하던 트렌드가 일식의 대체식품화까지 이어질 정도로 대체식품 개발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은 대체식품 개발에 있어 환경보호 외에도 식량 안보라는 키워드도 부상하고 있는데,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와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위기에 대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변화하는 일본 식품시장의 트렌드를 살펴보고자 한다.
장어를 대체육으로 재현? 1분 만에 매진된 대체 장어
일본의 닛산 홀딩스는 지난 7월 11일 정오에 닛산 홈페이지서 5,000세트 수량한정으로 “식물 유래 성분으로 생산한 대체 장어” 제품을 출시했다. 2023년에 출시한 1,000세트의 5배를 판매했는데, 작년과 동일하게 1분 내로 매진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제품을 개발한 닛산 홀딩스의 설명으로는 진짜 장어구이의 식감을 가능한 재현할 수 있도록 장어구이의 3개의 층을 나누어, 흰 살 부분(백신층)은 곱게 간 대두 단백질, 껍질(피층)은 일반 대두 단백질과 대나무 숯분말을 사용해 구운 장어 껍질 특유의 질감을 재현하고, 껍질과 흰 살이 겹치는 부분(중간층)은 식물의 유지 성분을 활용했다.
<닛산 홀딩스 식품 공장에서 생산한 대체 장어 제품>
[자료: 닛산, 닛케이신문]
일본에서는 장어의 치어(어린 물고기)가 감소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장어덮밥의 평균 가격은 2018년의 1257엔에서 2023년에는 1457엔으로 약 16% 상승했다. 이에 '식물 유래 성분으로 생산한 대체 장어' 제품은 2023년의 장어덮밥의 평균 가격을 반영해 1500엔으로 책정했다고 한다. 일본 수산청 산하 연구기관은 일본 장어를 양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지속된 연구에도 불구하고 상업성을 확보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닛산의 새로운 시도와 연구는 이러한 천연자원의 고갈을 방지하는 데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대체장어도, 만일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한다고 해도, 원재료 및 설비투자비용을 고려하면 상업성을 갖출 수 있는지는 미지수라고 한다. 이에 닛산은 대체장어 생산의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일본 장어덮밥 평균 가격>
(단위: 엔, 연도)
[자료: 총무성, 닛케이신문]
일본 대체육 시장의 게임체인저? 버섯으로 개발한 대체육
일본 니가타현에 소재한 유키구니마이타케 기업에서 새로운 형태의 대체육 개발에 성공했다. 일본 대체육 시장의 대부분이 원재료로서 대두를 채택하고 있는데, 이는 버섯 특유의 냄새와 식감으로 인해 자연스러운 고기의 풍미를 구현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유키구니마이타케의 대체육으로 만든 음식 시연회에 참석한 닛케이신문의 N 기자에 따르면, 버섯의 향과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진짜 고기와 비교해 냄새와 식감에서 위화감이 없어 버섯으로 만든 고기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라고 한다.
<유키구니마이타케社가 개발한 버섯 원료의 대체육 소재(우측)와 요리(좌측)>
[자료: 유키구니마이타케, 닛케이신문]
유키구니마이타케는 상세한 제조 방법은 밝힐 수는 없지만 복수의 버섯과 조미료를 배합한 독자적인 성형 방법으로 진짜 고기에 근접한 대체육을 개발했다고 언급했으며, 올해 내로 제품화를 위해 유통, 포장 및 제품 구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의 조사회사 인티지에 따르면, 2022년에 42억 엔이었던 대두 미트의 판매 금액은 2023년에는 전년 대비 24% 감소한 32억 엔을 기록한 상황인데, 일본 시장 애널리스트 T 씨는 정육에 비해 맛과 질감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대체육에 대한 수요 자체가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결국 유니구니마이타케가 개발한 제품의 향후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환경 및 건강에 대한 의식이 높은 소비자층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이 당면의 과제라고 볼 수 있다.
<대두로 만든 대체육의 일본 내 판매금액>
(단위: 억 엔, 연도)
[자료: 일본 조사회사 인티지, 닛케이신문]
시사점
일본의 대체식품 개발에 대한 연구는 환경 보호 등의 윤리적 가치와 식량안보 확보라는 국가적 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성격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일본 시장 내 대체육 시장 규모 변화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가격과 맛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개선되지 않으면 시장 자체의 수요가 축소될 수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나고야에서 식품업계에서 종사하는 H 씨는 “2022년까지는 SDGs(지속가능 개발 목표) 의식 확대와 건강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수요가 있어 슈퍼에서도 대체 식품 일부를 취급했으나, 현재는 취급품목이 감소하는 등 수요는 줄어든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은 맛과 가격 부분에서 (일본의) 소비자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일본 대체식품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나라 기업이 있다면, 일본 소비자들의 선호를 정확히 파악하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전략적으로 임하는 것이 성공적인 일본시장 개척의 첫걸음이라고 생각된다.
자료: 닛케이신문, 일본 총무성, 각 회사 홈페이지 및 조사회사, KOTRA 나고야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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