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에디슨 어워즈 결선에 오른 올해의 혁신적인 식품은?

곡산 2024. 4. 22. 07:33
에디슨 어워즈 결선에 오른 올해의 혁신적인 식품은?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4.19 11:17

천연 청색 색소 ‘스피라’-대안 우유 ‘스트라이브’ 등 3건 결선 올라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 기리려 1987년부터 18개 부문 선정…지속 가능성·환경 중시
스피라, 해조류서 추출한 천연 색소…식품·음료 외 공산품도 활용
스트라이브, 실험실 제조한 우유 단백질 활용…맛·영양·기능성 우수
슈림프박스, 최적 설계 환경서 새우 양식…수질 오염·항생제 문제 해결
 

스피루리나 해조류에서 추출한 천연 청색 색소 ‘스피라’와 정밀 발효 기술을 이용해 단백질을 배양해 만든 대안 우유 ‘스트라이브’가 미국 최고 권위의 발명상인 ‘에디슨 어워즈’ 올해의 식품 및 농업 혁신 분야의 최종 결선에 올랐다.

실리콘밸리 무역관에 따르면, 토마스 에디슨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87년부터 매년 개최되는 ‘에디슨 어워즈’는 혁신적인 신제품과 서비스, 비즈니스의 우수성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장 권위 있는 상 중 하나로, 총 18개 분야에서 최종 수상자를 결정한다. 특히 올해 식품 및 농업 혁신 분야에서는 지속 가능성과 환경보전이 화두였으며, 최종 결선에 오른 후보인 천연 색소 ‘스피라’와 대안 우유 ‘스트라이브’, 새우 양식에 대한 혁신적인 접근 방식을 보여준 ‘슈림프박스’ 모두 지속 가능성과 환경을 염두에 뒀다.


천연 청색 색소 ‘스피라’


스피라(Spira)는 스피루리나 해조류에서 추출한 천연 청색 색소로 스피라 사가 제조한다. 이 색소는 식품, 음료뿐만 아니라 공산품 전반에 걸쳐 인공 색소 대신 사용할 수 있도록 고안됐으며, 생생하고 자연스러운 파란색을 제공한다.

또 인공 색소가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바, 스피라를 청량음료에 활용하면 인공 색소가 주는 위험성을 제거할 수 있고 인체 건강 측면에서 스피루리나가 가진 장점들, 즉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는 물론 식물성, 비건, 지속 가능한 생산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천연 청색 색소 ‘스피라’ (사진=Cultured Supply)
 

이 색소의 원료인 블루 스피루리나는 과학적 방법을 통해 녹색 스피루리나에서 추출한다. 단계별로 살펴보면, 먼저 녹색 스피루리나는 연못이나 호수 표면에서 재배한다. 2단계로 재배된 녹색 스피루리나를 가지고 다단계 추출 과정을 거쳐 푸른색을 분리하며, 3단계에서는 해당 결과물에 대해 건조 및 증발 과정을 거쳐 분말 형태의 블루 스피루리나 제품을 최종 생산한다.

 

스피루리나는 단백질과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블루 스피루리나는 면역 체계 지원, 잠재적인 항암 특성, 염증 및 산화 방지 능력 등 건강상의 이점으로 유명한데, 여기에는 이러한 이점에 기여하는 강력한 항산화제인 피코시아닌이 포함돼 있다. 피코시아닌은 자연적으로 청색을 띤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천연 및 유기농 제품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천연 착색제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기존 천연 색소는 아나토 기반, 비트 레드, 강황 기반 색소와 같은 유형으로 분류되며 유제품, 빵집, 육류 제품, 화장품 및 의약품 전반에 걸쳐 적용된다.

미국의 천연 색소 시장은 연구 개발, 신제품 출시 등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경쟁적이고 역동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바, 스피라는 이러한 미국 시장의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미래의 우유 ‘스트라이브’


퍼펙트 데이(Perfect Day)가 만든 스트라이브(Strive)는 기존 유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하고 비건 친화적인 대안 우유다.

 

2014년 설립한 퍼펙트 데이는 2020년 세계 최초로 동물 없이 실험실에서 우유 단백질을 만들어 낸 기업이다. 주력 제품인 우유 단백질은 미생물을 이용한 정밀 발효 기법으로 실험실에서 합성된 것으로, 미생물 발효를 통해 설탕에서 우유 단백질을 만들어냈지만 동물에서 추출한 단백질과 영양학적으로 같다.

△정밀 발효 기술로 배양된 단백질을 활용한 비동물성 우유 ‘스트라이브’. (사진=Strive)
 

퍼펙트 데이는 애초 동물 없이 유제품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는 단순한 목표로 출발했다. 하지만 자사의 우유 단백질 제조 과정이 물 소비량을 최대 99%까지 줄이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대 97%까지 줄이는 등 ISO 기준 전 과정 평가(LCA)에서 지속 가능성에 대한 잠재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했다.

 

이후 해당 기술과 비즈니스가 글로벌 식품 공급망 전반에 걸친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른 식품 기업에 자신들이 제조한 단백질을 판매하는 B2B 비즈니스로 전환했다. 스트라이브는 이러한 퍼펙트 데이의 우유 단백질을 활용해 우유, 초코우유, 귀리 우유 등 다양한 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스트라이브의 우유에 포함된 단백질은 기존의 식물성 대체 단백질을 사용한 우유보다 맛과 영양, 기능성 면에서 우수하면서도 유당, 호르몬, 콜레스테롤, 항생제 등 기존 유제품이 갖고 있던 단점은 없다. 또한 기존의 우유보다 당 함량이 2/3 적고, 포화지방 함량이 낮으며, 동물 없이 실험실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기존 유제품보다 탄소 배출량이 훨씬 적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최대 97% 적게 발생시키고, 물은 99%까지 절약되며, 재생 불가능한 에너지를 60%나 적게 사용한다.

 

식품 시스템의 산업화는 탄소 배출, 삼림 벌채, 질산염 유출을 통한 막대한 환경 피해를 초래하고 농장에서 식탁에 이르기까지 모든 부분에서 폐기물을 증가시켰다. 특히 산업 규모의 낙농업은 항생제 남용, 성장 호르몬 사용, 열악한 사육조건 등 동물 복지 관점에서 문제가 많은 시스템으로 지적받은지 오래다.

 

비동물성 유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스트라이브와 같은 기업들은 기술의 발전을 활용해 보다 지속 가능하고 맛있고 건강한 식품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들은 지속 가능성, 동물 복지, 기후 위기의 극복을 위한 측면에서 비동물성 유제품이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양식업의 미래 ‘슈림프박스’


아타라야(ATARRAYA)가 개발한 ‘슈림프박스(Shrimpbox)’ 시스템은 최적의 조건으로 설계된 환경에서 새우를 양식할 수 있어 기존 양식에서 흔히 발생하는 수질 오염이나 항생제 남용과 같은 문제를 예방할 수 있다.

 

특히 슈림프박스에 포함된 기술은 지속 가능성을 실현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으로, 항생제의 필요성을 줄이고 질병 위험을 최소화하며 잠재적으로 도시 환경을 포함해 다양한 장소에서 운영할 수 있는 자급식, 자동화된 양식 환경을 제공한다.

△아타라야가 개발한 지속 가능한 새우 양식 시스템 '슈림프박스'. (사진= ATARRAYA)
 

구체적으로 슈림프박스는 물의 산소 농도, 온도, pH, 이산화질소, 탁도 등을 측정하는 통합 센서가 있고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자체 관리 소프트웨어로 해당 데이터를 보내 자동으로 슈림프박스를 관리한다. 새우 양식자는 전기 및 기계 시스템의 작동을 단순 모니터링하고 새우에게 먹이를 주기만 하면 된다. 즉 슈림프박스는 물을 교환하지 않아도 되고 미생물 군집의 복잡성을 스스로 관리하기 때문에 힘든 노동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이상적인 번식 환경이 유지된다.

 

아타라야는 개발한 슈림프박스 시스템을 양식업자들에게 서비스형 제품으로 제공하거나 직접 판매하고 있다. 서비스형 제품으로 제공하는 경우, 아타라야는 설치, 유리 관리 및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며 지속적인 수익 흐름을 돕는다. 또한 새우 양식장을 운영하고자 하는 개인이나 기업에는 슈림프박스를 직접 판매하기도 하며, 환경 단체, 해산물 유통업체, 레스토랑 등과 협력해 파트너십을 맺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양식된 새우를 홍보하고 유통하고 있다.

 

양식업에 대한 이들의 접근 방식은 지속 가능한 농수산업에 대한 시장 수요를 충족하고, 해당 산업의 혁신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최근에는 책임 윤리 소비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양식된 해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바, 슈림프박스는 이러한 현상과 맞물려 양식업의 미래의 모습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사례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