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3.06.28 15:40
정부의 ‘라면값 압박’에 식품업계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농심을 비롯한 라면업계는 물론 2차 지목 대상으로 예정된 제과·제빵업계까지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13년 만에 가격 인하다.
포문은 농심이 열었다. 농심은 7월 1일부터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 인하한다고 밝혔다. 국내 제분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이 7월부터 5% 인하되는 만큼 이로 인해 얻게 될 이익증가분을 소비자에게 환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2시간 뒤 삼양식품도 삼양라면, 짜짜로니, 맛있는라면, 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순차적으로 평균 4.7%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삼양라면은 4%, 짜짜로니는 5%, 열무비빔면은 15% 각각 인하된다.
오뚜기도 라면류 15개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하하며 동참했다. 대형마트 판매가 기준 스낵면 5.9%, 참깨라면 4.3%, 진짬뽕 4.6%씩 각각 가격을 낮췄다.
팔도도 내부적으로 가격 인하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과업계도 가세했다. 롯데웰푸드는 대표 스낵인 ‘빠다코코낫’ ‘롯샌’ ‘제크’ 3종의 가격을 1700원(편의점 기준)에서 1600원으로 100원 인하하고, 해태제과 역시 ‘아이비’ 오리지널 제품가격을 10% 인하한다고 밝혔다.
SPC도 7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빵류 가격을 인하한다. 식빵류와 크림빵, 바게트 등 대표제품을 포함한 30개 품목으로 평균인하율은 5%다. 파리바게뜨는 식빵, 바게트를 포함해 총 10종에 대해 각각 100원~200원씩, SPC삼립도 식빵, 크림빵을 포함해 총 20종을 100원~200원 인하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라면 값 인하 공개 발언 이후 농식품부가 제분업체를 만나며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정부의 과도한 시장개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식품 관련 학과 한 교수는 “농식품부가 제분업체를 만나 가격 압박을 한 것은 결국 원재료인 밀가루 값을 잡은 뒤 라면, 빵, 과자 등 식품업계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그림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교수는 “사실 제품의 값을 책정하는데 있어 원료 값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지 않나. 가공비, 물류비, 인건비 등 여러 비용이 포함돼 있는 것인데, 원재료 한 품목의 가격이 인하됐다고 제품 값을 내려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일차원적인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특히 정부의 논리 자체가 세제 지원을 하니 그만큼 보답하라는 방식인데, 사실 업계 입장에서는 세제 지원은 안받아도 그만이다. 오히려 이런 식으로 정부가 식품 가격에 개입하게 될 경우 업계에선 처음부터 높은 가격으로 책정하는 등 정부 대응책을 마련할텐데, 이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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