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6.28 07:55
프레시지·대상·신세계푸드 1분기 두 자릿수 증가
CJ푸드빌, 성장 동력 삼아 올 매출 4배 목표
호텔도 진출…워커힐·조선호텔 등 신메뉴 출시
외식업계 ‘레스토랑 간편식(Restaurant Meal Replacement, RMR)’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이후 외식 소비자들이 늘면서 RMR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에도 아랑곳없이 전문점 수준의 맛과 합리적인 가격, 간편 조리법 등으로 오히려 인기가 늘고 있다.
최근 외식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여파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 외식업계는 원재료 값 폭등으로 올 초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지난 5월 외식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7.4% 올랐다. 갈비탕(12.1%), 치킨(10.9%), 생선회(10.7%), 짜장면(10.4%)은 물론 김밥(9.7%)과 라면(9.3%), 짬뽕(8.9%), 떡볶이(8.6%), 돈가스(8.1%) 등도 오름세다. 서민 음식으로 불리는 냉면도 1만 원을 훌쩍 넘겼다.
상황이 이러자 지난 2년여 간 코로나19 여파로 ‘외식의 내식화’를 경험한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합리적인 가격에 맛·품질까지 갖춘 RMR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지난 2020년 RMR 전담조직을 구성하며 사업 확대에 나선 빕스는 작년 RMR 매출이 전년 대비 200% 이상 올랐고, 이마트 피코크의 RMR 작년 매출도 전년 보다 242%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도 밀키트 전문기업 프레시지의 올해 1~5월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고, 신세계푸드의 RMR 매출 역시 동기간 21%, 대상은 올 1분기 매출이 작년과 비교해 12.9% 올랐다.
이러한 시장 성장세에 최근에는 코로나19 이후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호텔도 RMR 사업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외식업계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프레시지와 협업해 ‘워커힐 고메 밀키트’ 3종을 출시했다. 워커힐 호텔의 셰프들이 직접 개발 과정에 참여해 실제 호텔에서 사용하는 식재료, 레시피와 시그니처 소스 등을 그대로 구현했다는 것이 호텔 측 설명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도 작년 ‘조선호텔 LA 양념갈비’와 볶음밥 2종을 내놓으며 RMR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에는 ‘중국식 냉면’ ‘조선호텔 크림새우’ ‘조선호텔 삼계탕’ 등 3종도 출시했다. 롯데호텔 역시 자체 프리미엄 밀키트 브랜드 ‘롯데호텔 1979’를 운영 중이다.
이에 외식업계도 RMR 제품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는 분위기다. 포장과 배달이 가능한 제품을 개발했고, 최근 들어서는 다양화·고급화 전략을 통해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긴 터널을 통과하며 작년 흑자로 전환한 CJ푸드빌은 RMR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RMR 사업의 중심은 빕스인데, 1인 가구를 겨냥해 ‘싱글 RMR’에 집중하고 프레시지와의 협약으로 매년 20여 종의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빕스 외에도 더플레이스와 계절밥상 등 보유 외식 브랜드도 RMR 사업 강화에 힘을 쏟아 RMR 상품 포트폴리오를 100여 개까지 확대, 매출을 전년 대비 4배(30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신세계푸드는 경양식 음식점 구슬함박과 협업해 선보인 ‘올반 구슬함박 스테이크 오리지널’과 ‘옐로우 치즈’의 판매량이 전년과 비교해 각각 32.0%, 28.0% 증가했고, 5년 연속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선정된 냉면 맛집 ‘봉밀가’와 협업 출시한 ‘올반 봉밀가 평양식 메밀국수’ 2종 및 ‘한우고기곰탕’이 라이브 방송에서 3000세트 완판을 기록하는 등 RMR 제품 판매가 지속 상승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있는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차별화된 제품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현대그린푸드는 지역 음식점을 발굴, 밀키트 기획·제조·유통·마케팅까지 지원하는 ‘모두의 맛집’ 프로젝트를 펼치고 있다.
‘이태리 국시’의 곱창치즈파스타, ‘조기종의향미각’의 알꼬막짬뽕, 경남 창원시 ‘성산명가’의 벚꽃꿀갈비 등 10개 지역 맛집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제품들은 출시 두 달 만에 목표 판매량을 훌쩍 넘은 2만개가 팔리는 성과를 거둘 정도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서울 강서구의 ‘발산삼계탕’, 서초구 중식당 ‘샤오짠’ 등과 협업한 삼계탕과 탄탄면 밀키트를 출시할 계획이며, 올해 중 모두의 맛집 2탄도 계획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외식보다 합리적 가격대의 간편식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특히 새벽배송 등으로 유명 식당 음식을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점이 RMR의 성장세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 업계는 RMR 경쟁이 치열해지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간편식의 나트륨, 당류, 지방 등의 함량이 높다는 지적이 자주 나오는 만큼 향후에는 맛과 가격은 물론 영양성분까지 고루 갖춘 건강 간편식 개발이 소비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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