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공동기획] 지속가능한 쌀산업 미래 희망 찾는다①
- 이태호 기자
- 승인 2020.07.07 11:00
계약재배농가와 대한민국 최고품질 쌀 생산, 식량안보 지킬 것
논산 황산벌 미곡종합처리장(RPC) 이영흠 대표

충남 논산 황산벌 미곡종합처리장(RPC) 이영흠 대표가 CJ 햇반용 가공용쌀 계약재배 논에서 국민건강을 위해 쌀 소비촉진을 강조했다. △충남 논산=이태호 기자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글로벌 식량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울리면서, 쌀을 중심으로 한 튼튼한 식량안보 체계의 확립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가 식량문제에 치명적인 충격을 줄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지속가능한 쌀 산업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재고 누적과 소비 감소, 수입개방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쌀산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농업인들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기획으로 지속적인 쌀 품질 향상은 물론이고 소비촉진, 가공 등에 적극 나서고 있는 농업인을 발굴, 이들의 활동상을 통해 미래 쌀산업 방향을 6회에 걸쳐 엮는다.

황산벌 미곡처리장 제2공장 전경
"우리나라는 쌀 생산은 잘하는데, 관리가 잘 안됩니다. 일본의 경우는 전량 정부(농협)에서 수매해 현미를 저온창고에서 보관해 철저하게 온도관리를 합니다. 식량안보에 대비해서 일본은 30년, 50년 앞을 내다보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도 철저히 대비해야 합니다."
백제 말기에 계백(階伯) 장군이 김유신의 신라군을 맞아 싸운 격전지로 알려진 충남 논산시 황산벌 벌판에서 23년째 한국농업과 쌀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이영흠 대표의 첫마디다.
그는 총 부지면적 1만4542.6㎡(4400평)에 현재 제1공장(1997년)과 2공장(2001년)에 이어 제3공장(2010년)까지 확장해 최신 RPC시설을 갖추고 연간 가공능력 1만2400톤, 건조능력 1만879톤, 저장능력 1만1080톤, 저온저장시설 1400톤을 처리하고 있다.
황산벌RPC에서는 논산시 공동브랜드인 삼광 벼품종 '예스민 쌀'을 비롯해 ‘계백’쌀, ‘신동진’쌀, ‘황금들녘’ 등 브랜드 시스템을 갖추고 안전성과 고품질화를 위해 현대화 시설에 자부담만 100억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 넣고 있다.
또한 국민의 먹거리 안정성을 위해 ISO인증, 농산물우수관리시설 지정, 농산물우수관리제도(GAP)인증도 받아 판로를 보다 확대해 나가고 있다.

저온저장 처리시설, 공공비축 벼도 저온시설 창고에 보관되고 있다.
지난 2014년부터는 종합식품 대기업인 CJ제일제당에 ‘햇반’ 원료곡을 매월 500톤 가량 납품하고 있고, 2016년에는 저온 저장창고도 증설했다.
지난 2015년 7927톤에 달하던 계약재배 매입량은 간편식 소비증가와 함께 2016년 8889톤, 2018년에는 9500톤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밖에 CJ프레시웨이에 보람찬과 새누리 품종이 계약재배로 납품되고 있으며, CJ해찬들에도 찹쌀과 일반현미를 공급하고 있다. 기타 충청권 대학교 급식용과 논산·대전 직판장외 70여곳에 납품돼 판로를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다.
들녘경영체 조직해 다각화 사업 시동
이영흠 대표는 지난 2018년도부터 다각화 사업을 통해 황산벌들녘경영체를 조직해 합자회사인 황산벌농업회사법인에서 회장을 맡아 공동영농 조직을 이끌고 있다.
들녘경영체에서는 논산시농업기술센터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의 행정지원과 기술지도를 받고, 미래농업전략연구원에서 경영기술지도를 받아 생산자 조직화를 이루고 다각화 사업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

충남 공동브랜드 '예스민 쌀' 자동포장기
예스민쌀 고품질 사업팀에서는 표준생산매뉴얼을 제작해 △GAP인증기준 △친환경인증기준 △토양시비분석 △기록관리를 담당하고, 가공용생산쌀(CJ납품)팀에서는 가공용쌀 등급관리 △미질관리 등 쌀 품질검사를 담당한다. 또, 경제관리팀에서는 △생산이력관리 △위해요소관리 △미질관리를 통해 효율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타작물사업팀을 통해 쌀 적정생산을 위한 타작물 재배체계 구축과 지역적 타작물 품종을 개발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공동영농작업은 △육묘 △이앙 △방제 △수확 △건조 및 출하작업이 팀별로 분담돼 이뤄진다.
쌀 고품질화로 경쟁력 높여나가야

이영흠 대표가 RPC 제어장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도정과정에서 고품질 쌀을 위해 각종 이물을 철저히 자동으로 걸러낸다.
이영흠 대표는 ”소비자들이 우리품종의 맛있는 쌀을 즐겨찾기 위한 고급화와 품질 향상을 위해서는 생산도 중요하지만 수매에서부터 건조 , 저장(저온), 도정의 과정을 거치는 RPC 시설의 첨단화가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앞으로의 식량안보와 쌀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자급률을 높이고 저온저장시설과 온도관리로 쌀의 품질을 높여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사무실 한켠에 걸려있는 좌우명
그의 사무실 한쪽 벽면에는 그가 평생 가슴에 품고 사는 좌우명인 ”남과 같이해서는 남 이상 될 수 없다“는 표어가 걸려있다.
그는 언제나 그 글귀를 새기며 늘 다른 사람과는 다른 길을 가고자 한다고 했다.
그래서 선진 해외 견학도 많이 하고 끊임없이 공부하면서, 쌀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현대화 시설투자와 소비자의 트랜드에 변화한 시장의 움직임에도 늘 주목하고 있다.
”수출도 홍콩 같은 경우 시장이 작고 한번 밥을 해놓으면 일주일씩 먹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도 종자개량을 통해 품질을 높여 세계시장의 정확한 타겟을 잡아야 합니다.“
지속가능한 쌀산업 대책 마련해야

이영흠 대표가 인터뷰를 통해 쌀 산업의 현재와 전망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이영흠 대표가 RPC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학교 다닐 때부터 쌀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당시 쌀 수요도 좋았고, 가격도 괜찮았다. 그래서 잘다니던 현대중공업을 그만두고 1982년 고향 논산으로 돌아와 본격적인 쌀산업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현재 쌀산업이 축소되고 소비도 줄어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식량위기는 올 것이고 쌀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으로 반전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쌀사업은 길게 장기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이 대표는 최근 현대인들이 성인병이 늘어나는 이유가 품질 좋은 쌀 대신 밀가루 음식, 패스트푸드 음식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이 대표는 지속가능한 쌀산업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소화가 잘되고 영양가 있는 쌀을 이용한 가공식품 분야 투자를 늘리고, 벼 품종개량과 함께 국민건강 차원에서도 쌀소비 활성화에 대대적인 홍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다가오는 통일시대를 대비해서도 식량산업, 특히 쌀산업은 더욱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농가에서 연간 8000톤 수매 추진
황산벌RPC는 현재 조곡 40kg기준 연간 20만가마(8000톤)를 지역농가에서 수매하고 있다.
200여 지역농가와 15만 가마(6000톤)계약재배를 추진하고 있는 이영흠 대표는 1차가공에 있어 너무 낮은 단가는 생산농가와 가공산업을 위축시키므로 현실적인 비용을 반영해 정책을 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kg당 200원 정도는 되어야 하는데, 그이유로 1년동안 저온창고 보관비, 운영비와 운반비, 농가교육, 해마다 2억이상 시설재투자 등 현실적인 운영을 감안한 단가책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수매가격을 책정할 때도 지역농가들이 손해가 나지 않도록 도별로 쌀값을 나눠서 어느 한쪽이 불공평한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계산식으로 통계를 내서 하기보다는 농가의 지역특성을 고려해 도별로 나누어 쌀값을 책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직불금 또한 마찬가지라고 이 대표는 말했다.
가공용쌀 생산농가에도 정부 지원 필요

제 3공장 전경, 지속적인 쌀산업과 소비촉진을 위해 이영흠 대표는 공장을 10년에 한번씩 증설하고 재투자를 꾸준히 하고있다.
쌀 판로 개척 방법과 관련해서 이 대표는 ”지역농가들은 판로에 어려움이 많다. 지역의 남아도는 쌀들을 정부에서 판로개척에 힘을 보태주었으면 한다. 대기업이 원하는 품종을 취급할 수 있도록 정부나 지자체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보급에도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소비자가 원하는 맛있는 쌀을 생산하기 위해 품종개량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 하지말아야 하고, 가공용 쌀 생산과 쌀가공식품을 활성화시키고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가공용쌀 생산농가에 ha(헥타르)당 200만원 정도 정부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어, ”식량안보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책정할 때마다 농업예산 줄이는 것이 먼저인데, 이러한 관행을 바꾸어야 한다. 충분한 예산이 확보되어야 농업발전을 이루고 국민건강도 한층 증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정간편식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어 가공용쌀 생산을 장려해서 단가 등 현실화해야 질도 한층 좋아지고 대기업도 농가와의 지속적인 상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대형마트와 협력 2차가공 PB상품 추진

CJ햇반 부산공장에 원료곡이 납품되는 모습
쌀 산업 미래 전망에 대해 이영흠 대표는 가정간편식(HMR)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어, 정부와 연구기관 등에서 가공용쌀에 대한 관심이 좀 더 많아져야 한다고 말한다.
”대기업은 이익이 나지 않으면 과감하게 떠납니다. 가공용 전체면적이 있다면 대기업이 요구하는 만큼 품종개량과 시세를 맞추려면 정부도 관심을 가지고 다각화 사업을 통해 쌀을 다양하게 가공해서 쓸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합니다.”
농식품부는 이에 가공용 쌀의 수요․공급 예측가능성을 높이고, 전문 컨설팅과 함께 쌀 가공 전문인력 양성과 유망 품목 개발 등을 지원해 민간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육성계획을 세우고 제품 용도별, 맞춤형 가공용 쌀 생산-유통-가공간 계열화 체계 구축하기로 했다.
계약재배 단지와 연계된 RPC는 가공용 쌀 도정시설(소규모 포함)과 건조‧보관시설 개보수 국고 보조율 50∼60%로 우선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과 관련해 이 대표는 앞으로 1차가공에 이어 2차가공도 시대의 필요에 의해 환경적 조성이 이뤄져 식문화 흐름에 맞는 쌀사업을 추진하려고 하고 있다.
RPC의 생존은 앞으로 2차가공에 달려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소비문화가 바뀌고 있고, 이에 대형마트와 협력해 장기적으로는 2차가공 PB상품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에서도 시장을 길게 보고 들녘경영체와 민간RPC들도 공생해서 함께 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큰아들 이선준씨(좌측)과 이영흠 대표가 제2공장에서 쌀산업 발전과 소비촉진을 위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영흠 대표는 앞으로 들녘경영체안에서 가족경영체를 이끌고 농업을 지키려고 한다.
아내와 함께 경영학을 전공한 큰아들이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해 큰 힘이 되고 있다. 아직은 계속해서 공장과 저온창고 시설을 확대하느라 투자금액만 한없이 들어가고 있지만, 고생한 만큼 땀방울의 결실로 한국농업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이 대표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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