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열전

[장수브랜드]농심 ‘꿀꽈배기’…‘스낵=짭조름’ 통념 깬 감미스낵 반세기 롱런

곡산 2018. 6. 8. 12:54
[장수브랜드]농심 ‘꿀꽈배기’…‘스낵=짭조름’ 통념 깬 감미스낵 반세기 롱런  

  • 김승권 기자
  • 승인 2018.06.05 01:50


천연 벌꿀의 단맛 매력…아카시아꿀 생산량 25% 사용

올해로 46돌을 맞은 농심 꿀꽈배기는 새우깡(1971)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장수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이다. 국내 첫 감미(甘味)스낵 시장을 개척한 꿀꽈배기는 작년 약 3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꿀꽈배기의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30억 개를 돌파했다. 국내 스낵시장에서 누적판매량 30억 개를 넘어선 브랜드는 농심 새우깡(80억개)과 꿀꽈배기 등 극소수다. 

농심은 꿀꽈배기 연구개발 과정에서 단맛의 핵심 원료를 출시 직전까지 고민했다. 제과제빵에 흔히 쓰이는 설탕과 차별화되는 게 필요했다. 농심은 설탕보다 가격은 비싸지만 맛과 영양면에서 월등한 벌꿀이 제격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전국의 꿀 생산지를 돌며 시장조사에 들어갔다. 농심은 당시 주요 양봉시설을 둘러본 농심은 제품과 잘 어울리고 생산량도 가장 많은 ‘아카시아꿀’을 쓰기로 최종 결정하고 생산에 착수했다.

제품화 과정은 녹녹치 않았다. 농심은 너무 달지도, 밍밍하지 않는 맛을 구현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반복했고 결국 1972년 9월 꿀꽈배기가 세상에 처음 나왔다. 당시 ‘꽈배기’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다가 달콤한 스낵임을 강조하기 위해 1979년 ‘꿀’ 자를 붙였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꿀꽈배기는 당시 인기를 누리던 새우깡과 함께 국내 스낵시장의 태동기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또한 출시 이듬해 약 500만개 이상 판매되며 단숨에 시장 주역으로 떠올랐다. 꿀꽈배기는 스낵이 짭조름하고 고소해야 물리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트린 제품으로 현재까지 스낵시장 베스트셀러 대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꿀꽈배기는 별도의 광고 없이도 꾸준히 매출을 올리는 스테디셀러로 유명하다. 제품 종류도 꿀꽈배기, 땅콩꽈배기, 꿀꽈배기더블스윗 3종으로 늘어나, 다양한 소비자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다.

광고 없이 팔리는 스테디셀러…누적판매 30억 개 진기록
땅콩·더블스윗 3종 등 연매출 400억대 메가브랜드 노려

꿀꽈배기가 46년간 인기를 누리는 비결은 제품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원재료 “꿀”이다. 은은하고 부드러운 단맛의 국산 아카시아꿀이 그 주인공이다. 실제 꿀꽈배기 1봉지(90g)에는 아카시아꿀 약 3g이 들어가며, 이는 꿀벌 1마리가 약 70회에 걸쳐 모은 양과 같다.

농심은 매년 170여 톤의 아카시아꿀을 사용하고 있다. 46년간 누적 구매량으로 계산하면 약 8000톤에 달한다. 농심이 그간 구매한 꿀은 스낵업계 최대 수준으로, 국내 연간 아카시아꿀 생산량의 25%에 해당한다.

농심 관계자는 “개발 당시 인공사양꿀을 사용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품의 맛과 품질을 위해 천연 벌꿀을 사용했다”며, “이 같은 결정이 현재 꿀꽈배기가 다른 스낵들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농심의 국산 꿀 구매는 양봉업계의 판로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달콤한 상생으로도 불리고 있다. 농심은 주기적으로 전국 벌꿀 생산지를 돌며 산지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7~8월경에 공급업체와 연간 계약을 맺는다. 

한국양봉농협 김용래 조합장은 “국내 아카시아꿀의 30% 정도가 기업과 마트를 통해 판매되는데, 이를 더욱 확대해나가는 것이 장기적인 비즈니스 목표”라며, “농심과 같이 기업에서 국산 꿀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일이 늘어나면, 결국 3만 여 양봉농가들의 안정적인 판로확대와 소득증대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농심 관계자는 “급변하는 소비자 입맛에 제품의 수명도 극히 짧아진 요즘, 꿀꽈배기의 반세기 가까운 롱런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며 “더 좋은 원료와 연구개발로 소비자 눈높이에 부응하는 브랜드 마케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꿀꽈배기 브랜드를 매출 400억 원의 메가브랜드로 만든다는 목표다. AC닐슨 조사기준 스낵시장에서 연 매출 400억 원이 넘는 국내 브랜드는 새우깡, 포카칩, 꼬깔콘, 오징어땅콩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