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식자재유통 및 단체급식업체들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 등이 대부분 성장했다.
본지는 18개 업체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합산 매출은 12조4258억 원, 영업이익은 3951억 원, 순이익은 26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각각 7.13%, 6.44%, 3.17% 성장한 수치다.
▲ 식자재유통 1위 업체 CJ프레시웨이의 이천물류센터. 사진=CJ프레시웨이 제공 |
CJ프레시웨이, 탄력 받은 식자재유통
매출 1위는 식자재유통 선두업체 CJ프레시웨이가 차지했다. 개별 매출로는 1조7976억 원이지만 연결 매출로는 2조5044억 원이다. 매출은 개별 기준 전년 대비 3.17% 상승했으며 영업이익은 59.60%까지 치솟았다. 그동안 규모의 경제를 펼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이 실적 상승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기준 식자재유통 매출 비중이 80.4%에 달한다. 최근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도 식자재유통시장의 확대를 위해 영업조직 개편을 마무리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식자재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으나 원가 경쟁력과 품질을 앞세워 시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또한 병원과 골프장 등 각 경로별 단체급식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만 신규수주 600억 원을 돌파했다. 2016년 인수한 소스류 제조 자회사 송림푸드를 더욱 확장해 2조 원가량 규모인 국내 HMR 소스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삼성웰스토리의 급식 신메뉴 경연대회 ‘웰스토리아드’ 수상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웰스토리 제공 |
삼성웰스토리는 1조7323억 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0.37% 소폭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6.31%, 순이익은 10.25% 올라 국내 단체급식 1위 업체의 자존심을 지켜나갔다. 그러나 사업다각화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단체급식사업이 어려움을 겪을 경우 이를 뒷받침해줄 버팀목이 약하다. 단체급식사업이 최저임금 인상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인건비 상승을 효과적으로 방어해야 한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최근 노사분규 이슈까지 나오는 등 인력 관리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아워홈, 인프라 구축 본격 효과
아워홈은 지난해 1조5951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11.3% 늘어났다. 2020년까지 매출 2조5천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구본성 부회장의 비전이 순항하는 모습이다. 매출 증진은 지난해 4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식음사업권 획득 등 컨세션 사업부터 동서울물류센터, 양산2물류센터, 제주물류센터 등 물류센터 세 곳의 본격 가동으로 인한 식자재유통의 볼륨 확대가 주효했다.
실제 식자재유통은 전국 14개 거점 물류체계가 완성되면서 신규 수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3% 이상 상승했다. CJ프레시웨이와 함께 식자재유통 양강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또한 어린이 프리미엄 식자재 브랜드 아워키즈는 2500여 곳에 유통될 만큼 키즈푸드와 실버푸드가 시장에 안착했다. 베트남과 중국 등 해외 사업 매출도 4.3% 증가했으며 최근에는 베트남 호텔도 인수하며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아워홈 동서울 물류센터 전경. 사진=아워홈 제공 |
현대그린푸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하락했다. 그동안 단점으로 지목된 캡티브 마켓의 높은 의존도가 실적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대형급식사업장인 현대자동차가 장기파업을 했고 현대중공업의 인력 구조조정에 식수가 대거 감소한 바 있다. 캡티브 마켓의 연이은 악재가 수익 하락을 가져다 준 셈이다.
또한 투자가 거듭된 외식사업도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매그놀리아의 반짝 인기와 함께 지난 2015년 야심차게 론칭한 그로서란트 매장 ‘이탈리’는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 푸드서비스사업과 큰 관련이 없는 관광숙박시설 운영업, 여행업, 건설업, 수출입업, 중장비제조, LED조명업 등 30개가 넘는 다양한 사업이 핵심 사업의 집중을 어렵게 한다는 업계 일각의 지적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푸드서비스부문 매출은 5850억 원, 법인영업 5655억 원, 중장비 3402억 원 등을 기록했다.
동원홈푸드, 1조 클럽 예약
신세계푸드는 가정간편식 올반의 매출 증가와 외식사업 정리 영향으로 2년 연속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고성장을 거듭하는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디저트 납품부터 이마트를 등에 업은 식품제조와 식자재유통 등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신세계푸드 측은 “홈쇼핑 영업기반 구축 및 올반키친 영업 전개 등 식품유통사업부문의 제조품목 확대로 인해 매출이 증가했다”며 “영업이익 증가는 외식사업 정리를 통한 적자 감소와 사업부문별 영역확대, 원가절감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 지난해 2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삶에 가치를 더하는 식문화 선도’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비전선포식을 진행했다. 사진=한화호텔앤드리조트제공 |
2022년 기업가치 1조 달성이라는 ‘FIRST CLASS 2022’의 비전을 내세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1조901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2.99% 상승했다. 볼륨이 가장 큰 FC부문은 지난해 6407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체 사업의 58.78% 비중을 차지했다. 리조트부문은 30.51%, 호텔부문은 10.71%의 비중이다. 단체급식사업의 경우 지난해 12월 기준 384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일 15만 식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식자재유통의 인프라 확충에도 적극 나서 오는 2019년 12월 경기도 이천에 소재한 제2물류센터 가동을 앞두고 있다. 최첨단 자동화 센터로 구축된 제2물류센터가 가동되면 상품 경쟁력 제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지난해 4월 동원홈푸드는 HMR 전문몰 ‘더반찬’ 서울 신공장을 오픈하며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동원홈푸드 제공 |
동원홈푸드는 올해 1조 클럽 가입이 유력하다. 지난해 9780억 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19.84%의 신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인천공항 제2터미널 구내식당 수주에 성공하고 알프스대영 골프장, 고등검찰청 등 단체급식 중대형사업장 수주가 잇따랐다. 운영 사업장은 2016년 약 350개에서 지난해 약 380개로 30여 개 늘어났다.
동원홈푸드는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 대비 약 22% 증가한 1조2천억 원으로 잡았다. 가정간편식 브랜드 ‘더반찬’이 궤도에 오르고 삼조쎌텍과 금천미트 등이 주축이 된 식자재유통 볼륨 확대로 목표 달성이 충분하다는 기대감이다. 더반찬은 새벽 배송부터 온라인몰 운영, 밀키트(Meal Kit) 제품 라인 구축 등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뤄나가고 있다.
모노링크, 이자카야 인기 수혜
지난 2016년 말 베이스HD로 대주주가 바뀐 후니드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5.52%나 성장해 공격적 경영이 성과를 냈다. 베이스HD는 전문 건설사인 ‘까뮤이앤씨’, 소방산업 전문기업인 ‘파라텍’, 와인 수입전문 기업인 ‘금양인터내셔날’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중견 그룹이다.
후니드는 업계 최초로 친환경 급식을 도입하는 등 급식 서비스의 다양성과 프리미엄화에 적극 나서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푸드서비스 외에도 인적서비스사업, 시설관리사업, 방송제작 및 지원서비스사업 등 여타 사업부문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지속적인 실적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
▲ 국내 최대 일식 식재 전문점 모노링크는 1천여 가지의 제품군과 예비 창업주들의 성공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사진은 메뉴 품평회 모습. 사진 = 모노링크 제공 |
이밖에 일식 전문 식자재유통 모노링크의 급격한 신장세가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외식업계에 이자카야 열풍 등 일식전문점이 각광받으면서 일식 전문 식자재유통 1위 업체의 명성을 입증했다.
지난해 증시 상장에 성공한 보라티알은 식자재유통의 낮은 마진율을 극복하고 있어 프리미엄 식자재유통의 고부가가치를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보라티알은 지난해 419억 원의 매출에 영업이익은 91억 원을 올렸다. 매출의 21.71%가 영업이익인 놀라운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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