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2017년 외식업계 실적, 곳곳이 ‘적자 행진’주요 외식업체 53곳 실적 분석… 매출 제자리

곡산 2018. 5. 5. 07:57

2017년 외식업계 실적, 곳곳이 ‘적자 행진’주요 외식업체 53곳 실적 분석… 매출 제자리

[1017호] 2018년 04월 30일 (월) l 김상우 기자l ksw@foodbank.co.kr

외식업계가 지난해 충격의 성적표를 받았다. 2016년에는 실적 양극화가 두드러진 ‘빈익빈부익부’로 대변할 수 있다면 2017년에는 어느 업체 할 곳 없이 실적이 곤두박질치는 ‘일촉즉발’의 위기다.   


본지는 국내 주요 외식업체 53곳의 지난해 매출·영업이익·순이익을 분석한 결과 이들의 합산 매출은 11조3534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5% 상승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3999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31% 떨어졌다. 순이익은 하락세가 더욱 심해 -27.74% 폭락한 1210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선 업체는 각각 4곳에 불과한 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의 적자지속 및 적자전환한 업체는 각각 13곳, 18곳에 달했다. 전체 매출 증가도 일부 업체들에 기댄 착시효과로 대부분 매출 하락 내지 소폭 증가에 그쳤다.


스타벅스코리아, 매출 2위 ‘성큼’
매출 10위권 업체 중 눈에 띄는 변화는 그동안 2위 자리를 지켜왔던 CJ푸드빌이 3위로 밀려난 것이다. 2016년 매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지난해 1조2634억 원의 매출로 전년 대비 25.99% 성장하면서 2위로 올라섰다. 파리크라상은 하반기부터 제빵기사 직고용을 둘러싼 어려움이 실적에 반영,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큰 폭으로 깎였다.


지난해 하반기 투썸플레이스를 자회사로 독립시키는 승부수를 던져 큰 관심을 모았던 CJ푸드빌은 2016년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했지만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중국 등 해외법인의 만성 적자가 여전히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CJ그룹 차원의 해외 사업 투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해외 사업 성패가 실적 개선의 핵심 키워드로 작용할 전망이다.


롯데GRS는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커피, 크리스피크림도넛 등 주요 브랜드들의 부침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롯데리아의 경우 인건비와 임차료 상승 등 패스트푸드업종 특유의 환경적 요인이 어려움을 가중시켰다는 분석이다.


애슐리, 자연별곡 등 가성비 중심의 브랜드로 승승장구했던 이랜드파크도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영업 손실은 177억 원, 당기순손실은 369억 원이다. 이랜드파크는 지난해부터 외식사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가 각 브랜드별 매장 정리와 개편작업이 한창이다.


교촌치킨, 업계 첫 3천억 돌파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전반적 어려움 속에서도 비케이알의 버거킹은 매출 성장세가 단연 돋보였다. 비케이알의 지난해 매출은 345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6.6% 증가했다. 다만 매출 증가와 무관하게 영업이익은 14억 원으로 86.3%나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80억 원에서 41억 원 적자전환했다. 실적 저하 요인은 판관비 지출 급증에 있다. 비케이알의 지난해 판관비는 2102억 원으로 전년보다 600억 원대로 크게 늘어났다. 


케이에프씨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손실과 순손실이 여전해 돌파구 찾기가 쉽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신규 매장을 늘리고 매장 리뉴얼에도 적극 나서고 있으나 투자비를 상쇄할만한 효과는 미지수다.


지난해 가격 인상의 어려움 등으로 실적 방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치킨업계는 교촌에프앤비가 처음으로 매출 3천억 원대를 돌파했다. bhc와 제너시스BBQ, 지앤푸드도 큰 부침 없이 선방한 결과를 만들어냈다. 혜인식품의 네네치킨만 매출이 낮아졌다. 음식배달 시장 확대와 신제품 효과가 치킨 시장 규모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연예인 이상의 인기를 구가하며 회사 실적까지 크게 치솟았던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는 기세가 한풀 꺾였다. 그동안 매출 성장을 주도했던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 주요 브랜드들의 가맹사업이 다소 누그러지면서 실적에 반영된 것이 아니냔 목소리다.


2016년 순이익 666.67% 증가로 외식업계 순이익 증가율 1위의 기염을 토했던 본아이에프는 지난해 순이익이 13.15% 줄어들었다. 다만 매출은 17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6.71% 오르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한동안 부진이 이어졌던 아모제푸드는 지난해 매출 5.83% 증가에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차별화된 컨세션 외식 매장이 경쟁력을 더하면서 실적 개선에 큰 힘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놀부, 1천억 매출도 위태
최근 몇 년 동안 대표이사를 여러 번 교체할 정도로 내부 안정화에 어려움을 겪었던 놀부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5.64% 하락한 101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1천억 원대에 겨우 턱걸이할 만큼 하락세가 완연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역시 적자전환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놀부의 이같은 실적 저하 요인에 야심차게 내놓은 신규 브랜드들이 대부분 성과를 내지 못하는데다, 그나마 실적을 뒷받침하는 놀부부대찌개·보쌈도 현상 유지에 머물고 있다는 진단이다.     

가맹점의 급속한 이탈과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카페베네는 실적 개선이 요원한 상황이다. 2016년 765억 원의 매출은 지난해 460억 원으로 39.84%까지 떨어져 매출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한동안 성장세가 주춤했던 1세대 커피프랜차이즈인 탐앤탐스, 커피빈코리아, 할리스에프엔비 등은 지난해 큰 부침 없이 유의미한 성과를 이뤄냈다. 특히 할리스에프앤비는 ‘환골탈태’의 대표 사례라 할 만큼 공격적 경영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0.71%, 36.94% 크게 증가했다.


외식업계 상장 예비 후보로 주목을 받고 있는 전한과 엔타스는 주춤하는 모습이다. 강강술래를 운영하는 전한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62.04% 크게 낮아졌으며, 경복궁을 운영하는 엔타스도 영업이익이 53.69% 하락했다.


외식업계 세 번째 상장사로 이름을 올린 디딤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동반 하락했다. 상장 첫해에 겪는 일시적 성장통이 아니겠냔 평가다.


‘갑질 논란’ 실적 곤두박질
지난해 ‘갑질 파문’의 중심에 서있었던 외식업체들은 고객들의 냉담한 반응에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가맹점 통행세와 보복영업 등 각종 갑질 논란으로 구속 수감된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은 지난 1월 횡령·배임, 공정거래법 위반, 업무방해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MP그룹은 지난해 매출 815억 원으로 전년 대비 5.20% 하락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09억 원, 155억 원으로 적자 규모가 더 크게 불어났다. 최근 CJ푸드빌 부사장을 역임했던 김흥연 대표를 영입하면서 쇄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당분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최호식 전 회장의 여직원 성추행 혐의가 불거지면서 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여전히 개인사업자를 유지하면서 지난해 실적을 알 수 없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최 전 회장 사태가 확산되면서 개인사업자 등록 문제까지 불거지자 법인 전환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개인사업자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 등을 제출할 의무가 없다. 호식이두마리치킨이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등록된 지난 2016년 매출은 570억 원, 영업이익 120억 원이다.


가맹점 갑질 논란으로 검찰 수사까지 받았던 에땅도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지난해 매출은 39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9.31% 하락했으며, 영업이익은 68억 원을 기록해 31.18% 크게 낮아졌다.

김상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