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상품화 논란을 빚었던 중국식 바비인형 샤브샤브 판매 업체가 지난달 한국에 상륙했다. 박주영 인턴기자
지난해 중국에서 ‘바비인형을 벗겨라’ 라는 콘셉트로 성상품화 논란을 일으켰던 훠궈(중국식 샤브샤브)요리가 한국에 상륙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프랜차이즈 업체 S사는 현재 서울에 2개의 지점을 내고 ‘바비인형 훠궈’를 판매하고 있다.
문제가 되는 요리의 정식 명칭은 ‘바비인형 소고기’로, 주문 시 그릇에 바비인형과 소고기가 함께 담겨 나온다. 바비인형의 몸을 둘러싼 얇은 고기를 한겹씩 떼어내면 서서히 바비인형의 나체가 드러난다.
서울 신사동 지점의 점장 A씨는 지난달 28일 “손님들이 바비인형의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이 온다”며 “소고기 옷을 벗기기 전과 벗긴 후의 사진을 찍는 것이 대세”라고 말했다. A씨는 “남자들은 성적인 부분을 의식해서 그런지 오히려 여자들한테 더 선호도가 높은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손님들의 생각은 그러나 업체의 의견과는 사뭇 다르다. ‘바비인형 소고기’를 주문했던 장윤경(26)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보고 특이해서 와보긴 했으나 먹는 내내 진짜 사람을 벗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지만은 않았다”고 전했다. 이모(28)씨는 “요즘 뉴스를 통해 여성을 대상으로 한 험한 일을 많이 접했는데 먹으면서도 그런 사건이 떠올라 징그럽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바비인형 훠궈’는 이미 중국에서도 한차례 홍역을 치른 바가 있다. 요리가 영국외신을 통해 보도되면서 중국 현지 SNS인 ‘웨이보’를 통해 이 사실이 빠르게 확산되었던 것.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이 메뉴는 매우 성차별주의적 홍보이며 혐오스러울 뿐만 아니라 비위생적이라며 뭇매를 맞아왔다. 전문가들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영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는 “상품화되는 성은 언제나 여성의 성이고 벗겨지는 것은 언제나 여성의 몸이라는 것이 성상품화의 문제”라며 “결국 성의 상품화는 여성의 상품화이고 이 상품은 그것을 가장 폭력적인 형태로 보여준다”며 성상품화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박주영 인턴기자 (숙명여대 미디어학부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