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한식 프랜차이즈 업계의 키워드는 도시락, 1인 메뉴, 가성비 세 가지였다. 본도시락과 한솥도시락은 꾸준한 매출 성장과 함께 프리미엄 메뉴를 활발히 출시하며 이미지 업그레이드에도 적극적이었다.
1인 메뉴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채선당은 1인 가마솥밥을 콘셉트로 하는 채선당 행복 가마솥밥을 론칭, 혼밥족과 가성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기존 점심메뉴를 취급하는 한식 브랜드에서는 점심메뉴를 1인 상차림으로 전환하거나 1인 세트를 출시하는 등 1인 1상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거듭하고 있다.
본아이에프, 꾸준한 성장세로 한식 부문 1위
한식 프랜차이즈 업체 중 지난해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한 곳은 본죽과 본도시락을 운영하는 본아이에프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본아이에프는 2016년 전년 대비 12.3% 상승한 162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5년에 이어 2년째 한식 업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놀부가 1204억 원 매출을 달성하며 2위에 올랐다. 전년비 성장률은 0.61%로 미비했다. 매년 꾸준한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한솥도시락은 지난해 935억 원 매출을 달성하며 전년도(869억 원) 대비 8.7% 성장했다.
▲ 채선당의 가마솥밥&순두부찌개 한상차림(왼쪽부터), 원할머니보쌈·족발 새 TV CF, 본도시락 프리미엄메뉴 장어더덕보양한정식. 사진=채선당·원앤원·본도시락 제공 |
원앤원과 채선당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원할머니보쌈과 박가부대찌개 등을 운영하는 원앤원은 전년 대비 1.76% 하락한 753억 원, 채선당과 샤브보트 등을 운영하는 채선당은 4.08% 하락한 624억 원 매출을 올렸다.
원할머니보쌈은 상반기 개그맨 김준현이 등장하는 새로운 TV 광고를 선보이며 인지도 제고를 노리고 있으며, 채선당은 1인 가마솥밥을 콘셉트로 하는 신규 브랜드 채선당 행복 가마솥밥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채선당은 하반기 중 동남아식 쌀국수 브랜드를 추가로 론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솥&본도시락, 지속성장 속 대조되는 행보
지난 7월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본도시락은 2016년 매출 837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대비 23.4%, 2014년 대비 약 70% 성장한 수치다. 점포 수는 2015년 199개에서 2016년 257개로 증가했다. 2017년 상반기 점포 수는 277개로 집계됐다.
한솥도시락의 2016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935억 원, 75억 원으로 매출액은 전년대비 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 정도 감소했다. 두 브랜드 모두 꾸준한 외연성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각각의 전략 방향은 대조를 이루고 있어 눈길을 끈다.
본도시락이 특수상권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출점을 지속하는 반면 한솥도시락은 점포 확장을 자제하는 대신 브랜드 콘셉트 재정비에 힘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서울 대학로 등 젊은층이 많은 상권 위주로 도시락과 음료, 디저트, 주류까지 판매하는 프리미엄 매장을 론칭, 기존 저렴한 브랜드의 이미지에서 프리미엄 콘셉트로 이미지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매장 규모를 확대하는 대신 키오스크 등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효율성 높이기에도 적극적이다. 배달이 아닌 테이크 아웃 중심의 경쟁력은 유지하되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에 부합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한솥도시락은 연내 BI 개편 등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쇄신을 준비 중이다.
HMR·배달시장 성장세 뚜렷
HMR과 배달이 외식시장의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한식 FC 업체들도 시장 잡기에 나섰다. 신성장동력으로 HMR에 주목하는가 하면 배달영업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HMR 사업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곳 중 하나는 원앤원이다. 지난해 하반기 기존 판매하던 제품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면서 온라인을 중심으로 판매가 크게 늘었다. 육개장, 갈비탕, 설렁탕 등 즉석국과 탕류는 티몬 전체 상품 중 1% 브랜드로 선정됐을 정도다. 원앤원은 지난해 100만 팩 이상의 즉석국&탕류를 판매했다.
놀부는 배달매출이 부쩍 증가했다. 특히 배달전문매장이 아닌 놀부보쌈·족발 등 대형매장에서의 배달 증가가 눈에 띈다. 놀부 관계자는 “배달대행시장이 커지면서 배달전문매장이 아닌 홀 매장의 배달도 늘어나고 있다”며 “배달매출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점주들 역시 배달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놀부보쌈 매장의 경우 전년대비 배달 매출이 30% 정도 증가했다.
본도시락도 매년 꾸준한 매출상승을 보이고 있다. 본도시락과 본죽, 본죽&비빔밥 카페를 운영하는 본아이에프의 지난해 매출은 1619억 원으로 2015년 1432억에 비해 13% 증가했다. 특히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본도시락은 매장 수를 꾸준히 늘리며 본아이에프의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가성비 높인 1인 메뉴&프리미엄 메뉴
혼밥혼술 문화가 확대되면서 1인 메뉴를 접목한 다양한 변화도 눈에 띄었다. 채선당은 1인 가마솥밥을 콘셉트로 하는 채선당 행복 가마솥밥을 론칭하고 1인분 4900원짜리 가마솥밥 정식을 선보였다.
갓 지은 가마솥밥과 3가지 찬, 찌개 등으로 구성된 정식류의 가격은 4900~5900원. 저단가 메뉴 특성상 키오스크를 활용한 푸드코트 시스템을 접목해 운영 효율화를 꾀했다. 관계자는 “대학로 1호점 오픈 직후부터 가맹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가맹사업을 본격화할 의지를 내비쳤다.
원앤원은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은 특수상권 특히 몰을 중심으로 1인 반상을 접목한 원할머니 국수보쌈명가를 잇달아 입점시키고 있다. 점심에는 국수를 기본으로 보쌈고기나 왕만두를 곁들인 1인 상차림을, 저녁에는 보쌈과 간단한 안주류를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해 여성층과 젊은 고객을 끌어들였다. 현재 제2롯데월드점, 김포공항점, 은평몰점 등 6개점을 운영 중이다.
프리미엄메뉴 출시도 활발했다. 본도시락은 지난달 여름 한정메뉴로 장어와 오리, 복분자를 함께 즐기는 활력 도시락을 출시했다. 기존 인기메뉴인 장어더덕보양한정식 도시락과 명이오리구이쌈을 결합한 2만3900원짜리 프리미엄 도시락이다. 놀부는 창립 30주년을 맞이해 라임과 탄산을 가미한 저도주 ‘놀라주’를 한정판으로 출시했다.
점심·저녁 매출 극대화한 복합매장에 주목
한식 프랜차이즈에서도 복합매장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놀부와 원앤원 등 다브랜드 업체들이 여러 개 브랜드를 융복합한 복합매장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으며, 쉐프의 부대찌개 등 후발 브랜드에서도 부대찌개와 삼겹살 복합매장 콘셉트로 가맹사업을 전개 중이다.
놀부는 2012년부터 복합매장을 전개하기 시작, 2015년에는 복합매장을 놀부키친이라는 브랜드로 명명하고 가맹사업에 나섰다. 보쌈, 부대찌개, 옛날통닭, 공수간 등 놀부가 보유한 11가지 브랜드 가운데 원하는 것을 선택해 복합할 수 있는 방식.
현재 놀부의 1천여 개 매장 가운데 약 45% 정도가 복합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특히 부대찌개와 보쌈을 결합한 매장 콘셉트가 인기다. 원앤원은 족발·보쌈과 부대찌개를 혼합한 매장이 주를 이룬다. 2017년 상반기 현재 60여 점을 운영 중이다.
박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