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특집]상반기 결산/커피커피시장 ‘아직 배고프다’… 신메뉴 개발 몸집 키우기[984호]

곡산 2017. 8. 14. 08:15

[특집]상반기 결산/커피

커피시장 ‘아직 배고프다’… 신메뉴 개발 몸집 키우기[984호]

 2017년 07월 23일 (일) l 이내경 기자l nklee@foodbank.co.kr

상반기 커피업계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신성장 동력을 찾는 시기였다. 특히 다양한 메뉴 출시가 두드러졌다. 커피업체는 아이스 커피 시장의 차세대 주자로 질소 커피를 주목했으며, 웰빙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건강한 차 메뉴와 주스 음료를 메뉴군으로 확대했다.

1세대 커피전문점 엇갈린 희비
상반기 커피업계는 국내 시장을 평정하던 1세대 커피전문점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시기였다. ‘스타벅스커피’는 지난해 1000호점을 돌파하며 지난 6월 기준 1040개의 직영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반면, ‘카페베네’는 올해만 80개 매장을 폐점, 현재 72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 발표한 ‘프랜차이즈 비교 정보(커피)’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카페베네는 폐점률이 가장 높은 14.6%를 기록했다.

스타벅스가 연일 신기록을 달성한 데는 끊임없는 신메뉴 개발과 트렌드에 맞는 신사업 확장이 기반이 되었다. 지난 상반기에만 슈크림 라테, 나이트로 콜드 브루, 캐모마일 애플티 등 다양한 커피와 차, 에이드 음료를 새롭게 출시했다.

특히 로컬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 개발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국산 농산물을 활용한 70여 종의 자체 개발 메뉴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난 3월 선보인 광양 황매실 피지오는 지역 특산물 홍보와 수익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또 스타벅스는 지난 3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100호점으로 확대하고, 지난 5월 사이렌 오더 주문 건수 2000만 돌파 등 다양한 이슈를 만들어가며 업계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1세대 중저가 커피 브랜드를 대표하는 ‘이디야커피’는 작년 8월 토종 커피 브랜드 최초로 가맹점 2000호점을 돌파했다. 지난 6월 기준 다소 매장 수가 줄어 198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가성비를 주요 경쟁력으로 내세워 커피업계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디야는 합리적인 가격에 고품질 커피와 트렌드에 맞는 신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이디야 커피랩을 운영, 메뉴 개발에 주력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반해 ‘카페베네’는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완전 자본잠식에 빠진 카페베네는 지난 6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두 번째 자금 수혈에 나섰다. 카페베네는 싱가포르 투자회사 한류벤처에 58억 원 규모의 1172만여 주를 배정하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했다.

커피 메뉴의 상향 평준화
중저가 커피전문점 브랜드에서 스페셜티 커피를 도입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지면서 시장 전반에 커피 메뉴의 품질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그동안 스페셜티 커피는 프리미엄 커피로 인식되어 6000~7000원 선의 높은 가격이 책정되어 있었으나, 중저가 브랜드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스페셜티 커피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탐앤탐스’는 지난 3월 커피 전 메뉴에 스페셜티 블렌드 커피를 도입, 메뉴 퀄리티를 향상시켰다. 아메리카노 가격은 4100원으로 합리적이다. 동시에 국내의 전 매장과 해외 매장에서 판매, 메뉴 품질도 균일하게 관리하고 있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7월 스페셜 원두를 사용한 라테 2종을 신메뉴로 출시하며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화했다. 스페셜 원두는 에티오피아와 콜롬비아, 브라질 원두를 미디엄 로스팅해 과일 향과 산뜻한 산미가 특징이다.

▲ 스타벅스의 정통 방식 질소 커피(왼쪽부터), 이디야의 질소 커피 리얼 니트로, 탐앤탐스의 ‘스페셜티 블렌드 커피’가 도입된 아메리카노. 사진=스타벅스커피코리아·이디야·탐앤탐스 제공

메뉴 개발 방향성 제시한 질소 커피
2017년 상반기에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커피 메뉴가 등장한 시기였다. 커피업계를 뜨겁게 달군 메뉴는 질소 커피로 콜드브루에 질소를 주입해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음료다.

커피 위에 거품이 올라가 있어 목 넘김이 부드럽고 탄산 없이 청량하게 즐길 수 있어 20~30대 직장인 고객에게 인기다. 주문 즉시 생맥주를 뽑듯이 커피를 추출하는데 제조 과정을 공개해 보는 즐거움도 제공한다.

지난 3월 이디야는 약 2000개 전 매장에 ‘리얼 니트로 커피’를 동시에 선보였다. 당시 질소 커피는 높은 기기값 때문에 보급이 용이하지 못했으나 질소 커피 도구를 자체 개발해 대중화를 실현했다.

리얼 니트로 커피는 출시 3개월 만에 100만 잔을 돌파했다. 같은 달 스타벅스는 ‘나이트로 콜드 브루’를 론칭한 후 지난 6월 105개 매장에 확대 판매하고 있다. 매장에서 직접 우린 콜드 브루에 스타벅스 전용 질소 커피 기기로 질소를 주입, 맛의 퀄리티를 높였다. 나이트로 콜드 브루는 출시 후 약 3개월 만에 30만 잔 이상이 팔렸다. 매장당 하루 평균 30잔 이상씩 판매된 셈이다.

이디야 관계자는 “2013년 아이스 커피 판매량이 따뜻한 커피의 판매량을 넘어섰다”며 향후 시장성 있는 아이스 커피 시장에서 질소 커피는 경쟁력 있는 메뉴로 안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식 소비 트렌드 따라 건강 음료 출시
커피업체는 건강한 음식을 추구하는 외식 소비 트렌드에 따라 차(茶)와 건강 주스 메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스타벅스가 차 전문 브랜드 ‘티바나’ 8종을, 12월 이디야가 ‘이디야 블렌딩티’ 3종을 출시하며 시장의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 추세를 이어 상반기에 다양한 차 메뉴를 론칭, 차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있다. 스타벅스는 티바나를 활용해 직접 우려 마실 수 있는 스트레이트 티와 차에 과일, 꿀, 향신료 등을 곁들여 베리에이션 티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 투썸플레이스는 프리미엄 차 브랜드 TWG와 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차 메뉴를 특화했다. TWG의 1000여 가지 제품 중 인기 있는 제품 1837 블랙티와 프렌치 얼그레이, 크림 캐러멜 등 5종을 선정해 스트레이트 티로 선보이고 있으며, 그중 3종을 베리에이션 티 메뉴로 제공한다.

‘셀렉토커피’는 채소소믈리에 홍성란을 광고 모델로 기용, 합성첨가물과 당분을 첨가하지 않고 과일과 채소로만 착즙한 주스 4종을 선보였다. 셀렉토커피 관계자는 “건강과 자신의 행복을 우선으로 소비하는 트렌드가 시장에 형성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건강과 가치에 중점을 둔 메뉴 개발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 앱 통해 고객 충성도 강화
외식산업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푸드테크(Food Tech)가 주목을 받는 가운데 커피업계도 애플리케이션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2014년 사이렌 오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스타벅스가 독보적으로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 5월 주문 건수가 2000만 건을 돌파한 사이렌 오더는 주문, 메뉴 및 매장 정보, 프로모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매장 반경 2km 이내에서 사용할 수 있다.

지난 5월 투썸플레이스는 선불카드 기능이 있는 ‘투썸 모바일 앱’을 론칭하고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모바일 앱은 선불카드, 구매 횟수 기록, 단골 매장 등록, 자동 충전 서비스 기능을 갖추고 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모바일 앱을 통해 편리한 결제가 가능하게 했다”며 “향후 충성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진출해 신규 시장 개척
한국 토종 브랜드의 해외 진출도 커피업계에 눈여겨볼 이슈다. 저가 커피 브랜드의 대표주자 ‘빽다방’은 싱가포르에 3개 지점을 오픈했다. 단독 매장 형태나 숍인숍 매장 형태로 운영한다.

탐앤탐스 미국 법인은 지난 5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정부로부터 프랜차이즈 라이선스를 재승인 받았다. 최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탐앤탐스 올림픽점을 오픈, LA 한인타운 내에서만 총 5개 매장을 운영하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캘리포니아 주를 기점으로 미주 전역에 매장을 확대, 국내 토종 커피 문화를 전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내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