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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회사 오리온, 종합식품사 변신…지주사 전환

곡산 2017. 6. 6. 08:32
과자회사 오리온, 종합식품사 변신…지주사 전환
홀딩스 대표에 허인철 부회장, 美 건강식품업체와 제휴추진…제주용암수 중국 등 수출 노려
기사입력 2017.06.02 16:16:37 | 최종수정 2017.06.02 16:43:28

오리온이 비타민으로 유명한 미국 건강기능식품사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종합식품사로 도약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허인철 오리온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은 2일 매일경제와 통화하면서 "미국에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한 건강기능식품에 오리온 상표를 붙여 한국과 중국에 판매할 것"이라며 "현재 미국 식품사와 체결하는 한국 및 중국 판권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일 인적분할한 오리온홀딩스 대표를 맡아 그룹의 신규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룹 측은 신사업 투자 및 자회사 관리를 전담할 지주회사 오리온홀딩스, 식품 제조·판매사인 오리온으로 인적분할을 단행했다. 핵심 사업에 효율적으로 투자해 책임경영체제 기반을 확보하고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오리온홀딩스는 당분간 미국 건강기능식품사와 업무제휴를 비롯해 제주용암수 음료 사업, 농협과의 합작 공장을 통한 간편대용식 사업 등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허 부회장은 "오리온이 창립 60주년을 맞았지만 국내 제과 시장은 정체 상태이며 사드 보복으로 중국 매출이 감소했다"면서 "위기를 정면돌파하기 위해 제품군 및 해외시장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제2 도약을 위해 향후 5년간 3000억원을 투자해 제주용암수를 세계시장에 수출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21억원에 인수한 제주용암수 공장을 제주시 구좌읍 용암해수산업단지에 연내 착공할 예정이다. 용암해수는 바닷물이 화산암반층에 여과돼 담수층 하부에 형성된 물로, 인체와 가장 유사한 약알칼리성을 띠며 마그네슘, 칼슘, 게르마늄 등 미네랄 함유량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 내 매장량은 27억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바닷물이 새롭게 유입되고 정화되기 때문에 무한 천연 순환 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오리온 사옥
회사 측은 내년에 혼합 음료를 출시하고 용암해수에서 염분을 제거하는 탈염 과정에서 생성되는 천연 미네랄을 통한 부가사업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생산된 제품은 자사 글로벌 영업망을 통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수출될 계획이다. 현재 중국 음료산업 규모는 96조원이며, 기능성 음료 시장 규모는 13조원에 달한다.

신규 식품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농협과 프리미엄 간편대용식 생산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밀양시 부북면 제대농공단지에 9900㎡(3000평) 규모 공장을 짓고 있다. 올해 하반기 완공할 예정이며 쌀, 잡곡, 과일 등 국산 농산물을 주원료로 다양한 프리미엄 간편대용식을 생산한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내년 초 판매될 예정이며 최대 생산량은 72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농협이 국산 농산물을 공급하고, 합작법인인 케이푸드에서 생산한 제품을 오리온이 판매할 계획이다. 오리온과 농협은 각각 49%, 51%의 지분을 투자했다. 국산 농산물을 유통하는 농협과 제과사업에 전문성을 갖춘 오리온의 강점을 합쳐 고품질 프리미엄 식품을 생산하고 국내는 물론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

허 부회장은 급감한 중국 매출이 이달 들어 회복되고 있어 7월에는 정상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 내 경쟁사들이 오리온을 한국 기업이라고 홍보해 매출이 줄어들었지만 현지에서 인정한 제품력 덕분에 5월부터 매출이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법인의 실적 부진으로 오리온의 올 1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490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7%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58억원으로 무려 69.9% 줄었다. 중국 시장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14년 만에 중국법인장을 전격 교체했다. 이규홍 신임 대표는 연구소 캔디개발과장, 청주공장 생산팀장, 익산공장장을 거쳐 2001년부터 오리온 생산부문장을 맡아왔다. 글로벌 히트 상품인 초코파이의 지속적 품질 개선과 신제품 개발 등을 이끌어온 생산·연구개발 전문가다.

[전지현 기자 / 이희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