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사

[Who Is ?]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곡산 2017. 6. 6. 08:12
[Who Is ?]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대충을 싫어하는 꼼꼼한 경영스타일 [2017년]
2017년 06월 05일 (월) 10:11:58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 생애

김남정은 동원그룹 부회장이다.

부회장에 올라 경영전면에 나선 뒤 인수합병을 공격적으로 추진했다. 김남정이 취임한 뒤 동원그룹이 인수합병한 기업만 9곳에 이른다.

1973년 동원그룹 창업주 김재철 회장의 2남2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김남구 부회장이 금융사업을 맡음에 따라 김남정이 앞으로 동원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아 회장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나와 동원산업 생산직으로 입사해 영업부, 마케팅실, 기획실에서 근무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동원F&B 마케팅전략팀장, 동원산업 경영지원실장,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장에 이어 동원엔터프라이즈 부사장,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동원그룹 주요 계열사들을 거치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아버지 김재철 회장의 꼼꼼한 경영스타일을 닮았다고 전해진다.

◆ 경영활동의 공과

△ 2017년, 종합식품회사로 변신 박차
김남정은 그동안 공격적으로 인수한 기업들과 기존 사업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동원그룹은 참치 중심의 수산전문기업에서 종합식품회사로 바뀌고 있는 중이다.

동원그룹은 2017년 5월 식품계열사 동원홈푸드의 가정간편식(HMR)부문 브랜드인 ‘더반찬’의 제품을 생산하는 대규모 조리공장을 서울에 세웠다.

이번 공장 설립을 통해 동원홈푸드의 가정간편식부문 매출을 연간 1천억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1년까지 더반찬의 오프라인 매장 300곳도 열기로 했다.

김남정은 2016년 7월 동원홈푸드를 통해 더반찬을 인수합병하는 작업을 이끌었다. 더반찬은 온라인으로 주문받은 반찬 등을 배달하는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동원그룹이 더반찬을 인수해 건강식 위주인 기존의 가정간편식 브랜드몰 ‘차림’과 합병한 결과 더반찬부문은 1분기에 흑자를 냈다. 차림부문의 매출도 이전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동원그룹은 2017년 3월 축산농업회사 두산생물자원도 인수했는데 가축사료 생산계열사인 동원팜스와 시너지 창출을 추진해 사료사업의 규모를 2배 이상 키운다는 계획도 세웠다.

동원팜스의 모기업인 동원F&B는 매출의 3~4%만 가축사료사업에서 내 왔는데 두산생물자원의 인수를 기점으로 참치가공사업에 쏠린 수익원을 다각화하겠다는 것이다.

△ 공격적 인수합병으로 외형성장 이끌어
김남정은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동원그룹의 사업군을 재편했다.

동원그룹은 2016년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면서 그룹의 사업군을 수산과 식품, 포장재, 물류 등 ‘4대 사업군’ 체제로 만들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국내 3위 종합물류기업이다.

동원그룹은 이전까지는 식품과 수산유통, 포장재 등 3대사업을 해왔다. 지주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를 중심으로 식품사업은 동원F&B가, 수산과 유통사업은 동원산업이, 포장재사업은 동원시스템즈가 각각 책임지는 구조다.

김남정은 2013년 취임한 뒤 지속적으로 인수합병을 시도하고 있다. 취임 4년째를 맞은 2017년까지 모두 9건의 인수합병을 성사했다.

  
▲ 동원산업 실적.


◆ 비전과 과제

김남정은 앞으로 수산과 식품, 포장재, 물류사업의 시너지를 도모할 방안을 마련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동원그룹의 주력사업인 수산부문의 경우 성장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만큼 시너지 창출이 더욱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특히 2016년 말 동원산업이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했지만 당분간 직접적인 시너지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주요 사업들의 연결고리가 약하기 때문이다.

동원산업은 어획물과 식품 중심의 물류서비스를 필요로 하지만 동부익스프레스는 원자재중심의 물류사업을 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급속한 외형성장에 따른 재무부담 역시 풀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동원그룹이 지난 3년여 동안 인수합병에 투자한 자금은 모두 합치면 1조 원에 이른다.

◆ 평가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은 김남정에 대해 “앞장서서 설치는 대신 뒤에서 묵묵히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라고 평한 적이 있다. ‘대충대충’이란 말을 가장 싫어하는 아버지의 경영스타일을 빼닮았다는 평가도 받는다.

형 김남구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김남정 역시 말단직원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참치통조림 공장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시작했고 동원산업 영업부 사원으로 시내 백화점에 참치 제품을 배달하는 등 말단직원으로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영수업을 받았다.

부친 김재철 회장은 자식들 교육으로 독서를 강조했다. 김남정과 김남구 부회장은 일주일에 최소 한 권씩 책을 읽었다고 한다. 책을 읽고 나면 A4용지 4∼5장 분량의 독후감을 제출했다고 한다.

대외적인 활동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설이나 인터뷰도 거의 한 적이 없다.

  
▲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일가가 모여 찍은 가족사진. 오른쪽 맨 뒤가 김남정 부회장이다.


◆ 사건/사고

△ 미국에서 참치캔 담합 의혹 휩싸여
2017년 5월 동원그룹이 소유하고 있는 스타키스트가 미국에서 참치캔 가격 담합 공모 혐의 의혹에 휩싸였다.

일부 매체에 따르면 미국 월마트와 페이웨이 등 4개의 소매업체들은 미국 3대 참치 가공업체인 스타키스트와 범블비, 치킨오브더시 경영진이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참치캔 가격을 담합했다며 최근 연방법원 캘리포니아 납부지법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스타키스트는 미국 시장점유율이 40%에 이르는 참치캔 제조회사로 2008년 동원그룹이 인수했다.

원고 측이 주장하고 있는 공모자 명단에 동원그룹의 김재철 회장과 그의 차남 김남정, 박인구 부회장, 동원 F&B의 김형주 최고재무책임자(CEO), 스타키스트 조인수 사장 등 동원그룹과 계열사 실무진 등 총 10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해외계열사 동원 ‘편법’ 인수합병 논란
2014년 동원그룹은 국내 1위 포장재회사인 테크팩솔루션을 인수했다. 김남정이 부회장에 올라 본격적으로 경영을 맡은 이후 처음으로 성사된 인수로 식품에 치우친 그룹의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겠다는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인수과정에서 편법을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국내법의 규제가 닿지 않는 해외법인 계열사인 스타키스트를 동원했기 때문이었다.

동원시스템즈는 당초 테크팩솔루션 지분을 100% 인수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56%만 인수했고 스타키스트를 통해 지분 24%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들은 “공정거래법을 무력화시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자회사 이외의 계열사 주식을 취득할 수 없고 자회사는 손자회사 이외의 계열사 주식을 취득할 수 없으나 해외법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동원그룹이 이런 점을 악용해 해외 계열사를 동원해 규제를 피했다는 것이다.

△ 일감몰아주기 논란
김남정이 최대주주로 있던 동원엔터프라이즈는 계열사와 거래를 통해 상당한 매출을 올렸다. 2012년 매출 494억 원 가운데 42%에 이르는 209억 원이 계열사와 거래로 발생했다. 2010년까지 내부거래 비중이 30%를 넘지 않다가 2011년부터 급격히 늘어나기도 했다.

또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지분 100%를 보유한 오너일가에게 고액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2004년과 2005년 각각 8억 원,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19억 원씩, 2009년 13억 원,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27억 원, 2012년에는 52억 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이에 대해 동원그룹 측은 “일감 몰아주기라는 표현이 적합하지 않다”며 “사업 특성상 수직계열화 차원에서 계열사와의 거래는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동원그룹은 고배당에 대해 “수익이 커지면 주주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은 당연하다”며 “본래 동원그룹이 가치의 주주환원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 경력

1996년 동원산업에 입사했다.

2004년 동원F&B 마케팅전략팀 팀장을 맡았고 동원산업 기획실과 마케팅실에서 일했다.

2006년 동원산업 경영지원실 실장, 2008년 동원시스템즈 경영지원실 실장, 2009년 동원시스템즈 건설부문 부본부장을 거쳤다.

2011년 동원엔터프라이즈 상무와 부사장, 2012년 스타키스트 최고운영책임자(COO)을 역임한 뒤 2013년 12월 동원그룹 부회장에 올랐다.

◆ 학력

고려대학과 사회학과를 졸업했다.

2003년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 가족관계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과 고 조덕희 여사의 2남2녀 중 차남이자 막내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이 형이고 김은자씨, 김은지씨 등 두 명의 누나가 있다.

부인은 법무부 차관, 국정원장과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신건 변호사의 3녀인 신수아씨다. 대학교 4학년 때 동아리 선배의 소개를 통해 만난 뒤 결혼해 1남1녀를 두었다.

◆ 상훈

◆ 기타

김남정은 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핵심기업인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지분 6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재철 회장의 지분 24.2%를 합치면 두 사람이 보유한 지분은 92.5%에 이른다.

형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은 2004년 금융사업을 맡아 분가해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다.

동원그룹은 김남정이 부회장에 오르며 2세 경영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 이전부터 사실상 동원그룹은 김재철 회장과 김남정이 경영해오고 있는 모양새였다.

주식상속 등 지배구조 상으로도 김남정의 부회장 승진 이전에 이미 경영권 승계를 완료했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잡음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김남정 외의 다른 자녀들은 지주사 지분을 거의 보유하지 않도록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