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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에 밀리고 동원에 치이고…해태, 4000억 냉동만두 시장 놓칠라

곡산 2017. 3. 24. 08:44

‘CJ에 밀리고 동원에 치이고…해태, 4000억 냉동만두 시장 놓칠라

  • 박원익 기자

    입력 : 2017.03.24 06:05

    국내 냉동만두 시장의 강자였던 해태제과(법인명 해태제과식품 (18,250원▲ 100 0.55%))가 위기를 맞고 있다. ‘고향만두’로 30년 가까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오다 CJ제일제당이 만든 ‘비비고 왕교자’의 등장으로 2014년 2위로 밀려난 후 점유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3위 업체인 동원F&B의 추격으로 최근에는 2위 자리마저 위태로워졌다. 작년 해태제과의 냉동만두 시장점유율이 17.6%까지 떨어져 동원 F&B(12.4%)와의 격차가 5%포인트 수준으로 좁혀졌다. 전문가들은 “롯데푸드, 신세계푸드 등 새로운 도전자들까지 만두 시장에 가세하고 있다”며 “해태제과의 시장 점유율이 더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 고향만두 점유율 3년 연속 추락비비고 왕교자는 ‘훨훨’

    24일 시장조사업체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2013년까지 23%대의 점유율로 냉동만두 1위 자리를 유지했던 해태제과가 2014년 CJ제일제당에 1위 자리를 빼앗긴 뒤 3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반대로 CJ제일제당의 점유율은 최근 3년 간 가파르게 상승해 작년에 40%를 돌파했다. 해태제과 점유율인 17.6%의 두배를 넘어선 것이다.

    비비고 왕교자 제품 이미지. / CJ제일제당 제공
    비비고 왕교자 제품 이미지. / CJ제일제당 제공
    CJ제일제당이 2013년에 출시한 비비고 왕교자가 소비자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저렴한 인스턴트 식품’이라는 틀을 깬 프리미엄 전략으로 만두 시장을 뒤흔들었다. 씹는 맛을 좋게하기 위해 만두소를 잘게 다지는 초핑(chopping) 방식 대신 깍둑 썰기 방식을 이용했고, 진공 반죽 기법으로 쫀득한 만두피를 만들어냈다.

    1987년 출시 후 30여년간 쌓은 해태제과 고향만두의 아성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냉동만두 중 가장 많이 팔리는 교자만두 카테고리의 점유율은 더 극명하게 엇갈렸다. 2013년 55% 수준이었던 고향만두(교자) 점유율은 29.3%로 25%포인트 떨어진 반면 비비고 왕교자는 23%에서 48.1%로 치솟았다.

    3위 업체인 동원FNB도 해태제과를 위협하고 있다. 동원FNB는 작년 9월 만두소에 새우, 오징어 등 해산물을 넣은 프리미엄 상품 ‘개성 왕새우만두’를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동원FNB는 올해 개성 왕새우만두 매출 목표를 400억원으로 잡고, TV CF 등 적극적인 마케팅도 하고 있다.

    개성 왕새우만두 제품 이미지. / 동원FNB 제공
    개성 왕새우만두 제품 이미지. / 동원FNB 제공
    ◆ 해태, 신제품으로 반전 모색전문가 “시장 판도 바뀌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해태제과의 작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51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25% 감소했다. 2015년 기준 해태제과의 식품 매출 비중은 8%로 크진 않지만, 고향만두 판매 부진에 허니버터칩 매출 둔화가 겹치며 이익이 크게 줄었다. 국내 냉동만두 시장의 규모는 2013년 3200억원에서 작년 4000억원으로 연평균 7%씩 증가했는데, 해태제과의 실적은 오히려 악화된 것이다.

    해태제과는 지난 7일 신제품 2종(고향만두 교자, 날개달린 교자)을 출시하며 반전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전세 역전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비비고 왕교자가 많은 충성 고객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롯데푸드, 신세계푸드 등 새로운 도전자들까지 냉동만두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판도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고향만두 날개달린 교자 제품 이미지. 조리하면 만두 밑 전분액이 녹으면서 날개처럼 펼쳐진다. 왼쪽은 조리 전, 오른쪽은 조리 후. / 해태제과 제공
    고향만두 날개달린 교자 제품 이미지. 조리하면 만두 밑 전분액이 녹으면서 날개처럼 펼쳐진다. 왼쪽은 조리 전, 오른쪽은 조리 후. / 해태제과 제공
    정희진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푸드는 작년에 냉동만두 전문업체 세린식품을 인수해 이마트 등에 냉동만두를 판매하고 있다”며 “캡티브 채널(계열사 내부 채널)과 우수한 제조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빠른 시일 내 HMR(가정간편식) 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수적인 기업 문화와 더딘 의사 결정 구조로 인해 해태제과가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제품의 성공 여부가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냉동만두를 포함한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규모 추이. / 통계청·골든브릿지투자증권
    냉동만두를 포함한 국내 가정간편식(HMR) 시장규모 추이. / 통계청·골든브릿지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