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동서·남양·롯데, '이판사판' 커피 삼국지…비방전에 '백병전'까지

곡산 2014. 5. 2. 14:37

동서·남양·롯데, '이판사판' 커피 삼국지…비방전에 '백병전'까지

장지현 기자 (ceoscore@ceoscoredaily.com) 2014.02.17 08:43:54

롯데와 네슬레가 손을 잡으면서 커피믹스 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국내시장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동서식품과 주력 사업의 침체를 커피사업으로 극복하려는 남양유업이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롯데의 가세로 인해 기업간 경쟁이 과열을 넘어 '이전투구(泥田鬪狗)'로 번지는 양상이다.

  

먼저 국내 커피믹스시장의 80%를 차지하고있는 동서식품과 '돌풍의 기업' 남양유업 간에 감정싸움을 지나 폭행사건까지 벌어졌다.  

 

CEO스코어데일리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홈플러스 진해점에서 동서식품 판촉사원과 남양유업 판촉사원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남양유업측 관계자에 따르면 남양유업측 판촉사원이 퇴근 전에 판매제품에 증정품을 붙여놓았는데, 다음날 증정품이 떼어져 있었다누가 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동서측 판촉사원이 본인이 했다고 밝혔고, 이 때 감정이 격해진 두 사람이 고객 앞에서 몸싸움과 말싸움 벌였다고 정황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동서식품 측은 홈플러스는 원래 공간상의 문제로 인해 판매제품에 판촉물을 붙여서 진열하지 못하게 돼 있어 동서식품 뿐만 아니라 모든 회사가 판촉물을 빼게 돼 있다“남양유업이 이를 어기고 판촉물을 붙여 판매하는 것을 막는 과정에서 싸움이 벌어진 것이라고 책임을 상대방에 돌렸다.  

 

이 뿐 아니라, 같은 시기에 대전의 한 중형 마트에서도 두 회사측 판촉사원이 유사한 폭행사건을 벌였다.

 

동서식품 판촉사원이 남양유업의 커피믹스를 이 마트의 판매선반에서 치워버리자 남양유업 판촉사원이 거세게 항의하며 다툼이 벌어진 것.

 

이 과정에서 남양유업 판촉사원이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며 동서식품 판촉사원을 폭행 혐의로 고소했고 법원은 이에 7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최근에는 한 대리점주가 마트 측에 경쟁사 기업의 물건(커피믹스)을 철수하면, 대가로 매월 일정 금액을 주고, 행사를 지원하겠다고 제안 했다는 내용을 폭로하는 등 동서식품과 남양유업 간에 상도를 벗어난 첨예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동서식품 측은 남양유업측이 진위여부를 명확하게 가려낼 수 없는 사실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면서 우리도 영업부에서 들어오는 남양측의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많지만, 결국 제살 깎아먹기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부분이 많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처럼 두 회사의 경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재계 5위의 재벌그룹인 롯데가 롯데푸드를 통해 네슬레와 합작사업에 나서기로 하면서 시장 분위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롯데의 막대한 자금력과 유통망, 네슬레의 기술력과 인지도가 시너지를 발휘할 경우 커피믹스시장에 일대 판도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롯데네슬레가 기존 업체의 점유율을 잠식해 들어가는 과정에서 3사의 영업전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상호비방과 폭력이 난무할 정도로 커피믹스 시장이 과열되고 있는 것은 각 회사마다 물러설 수 없는 절박한 입장을 안고 있는 반면, 커피믹스시장의 파이는 정해져 있어 '제로 섬' 게임을 피할 수 없는 탓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서식품은 미국 회사인 크래프트와 동서가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갖고 있는데, 크래프트가 인스턴트 커피인 맥심을 만들어 전 세계에 팔기 때문에 합작사와 부딪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커피믹스를 수출하지 않는다이 때문에 동서식품이 국내 시장점유율 80%를 차지한다고 해도 판매 시장이 국내에 한정되기 때문에 이를 사수하기 위해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도 사정이 절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우유와 분유를 주력으로 하는 남양유업은 출산율 하락에 따른 인구감소로 인해 성장에 한계를 맞은 상황에서 그나마 커피사업을 돌파구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으로서는 가파른 성장 끝에 최근 정체양상을 보이고 있는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동서식품과 전면전을 불사할 기세다.

 

여기에 롯데칠성음료를 통해 '칸타타'브랜드로 커피믹스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점유율 1%에 그치는 굴욕을 맛본 롯데그룹과 남양유업에 추월을 당한 네슬레가 설욕을 다짐하며 칼을 갈고 있다.

 

자체 브랜드가 있으면서도 다국적 기업과 손을 잡아야 했던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의 자존심 때문에라도 또 한 번의 실패를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동서식품과 남양유업의 날 선 경쟁에 롯데라는 '거인'이 비집고 들어옴에 따라 커피믹스 전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CEO스코어데일리 / 장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