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분수령마다 기름 얹는 대통령 말씀
한국일보 | 기사입력 2008.06.09 02:59
불안 커질때 "안 사먹으면 돼"
주부도 거리나왔는데 배후說
72시간 시위중 前 정권 책임론
진의 전하려 했지만 화만 키워
이명박 대통령이 쇠고기 파동과 관련해 쏟아낸 일련의 발언들이 민심을 더욱 자극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진의를 시민들이 알아 달라는 취지에서 발언을 계속하고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주요 고비마다 화를 돋우게 하는 역효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도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미국과 쇠고기 협상이 이뤄진 직후인 4월 21일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값싸고 좋은 고기 먹는 것이고, 마음에 안 들면 적게 사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우병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는 시점이었는데 이 대통령은 쇠고기 협상이 유익한 것으로 치부해 많은 시민들이 놀랐다.
이후 청계천광장의 촛불시위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사회 문제로 비화하자 이 대통령은 지난달 2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만나 "이 문제를 정치 논리로 접근해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고 야권의 배후 조정론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는 이미 중학생이나 주부들도 거리에 나온 상황이었다. 시민들은 시위에서 "내가 배후 조정자"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더구나 같은 날 이 대통령은 "옛날 중지됐던 걸 재개하는 것인데 처음 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수입중단의 이유가 광우병 때문이었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은 부분을 외면한 발언이다. 이 때부터 정권 퇴진 등의 구호가 나오면서 시위가 점차 과격한 양상을 띠게 됐다.
불과 6일 후인 지난달 8일 이 대통령은 "(쇠고기 논란을 주도하는 사람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니냐"라고 말해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이명박 아웃' '정권 퇴진' 등의 피켓이 등장했고, 야당도 장외 투쟁 의지를 내비쳤다.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이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장 시위가 진정되지는 않았으나 대통령의 인식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기대는 갖게 됐다. 이후 정부에서 대책을 발표하고 양국 업체들 간의 자율 규제 이야기가 오가면서 사태가 진정될 수 있는 희망이 엿 보였던 차에 이 대통령은 다시 말 폭탄을 던졌다.
6일 불교종단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면 엄청난 문제가 생긴다"고 했고, 7일 기독교 지도자와의 간담회에서는 "그때(노무현 정부 때) 처리했으면 이런 말썽이 안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광화문에서 72시간 릴레이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6ㆍ10항쟁 기념 100만명 시위가 예고돼 있는 시점이다.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발언을 통해 가뜩이나 화나 있는 시민을 또다시 자극한 셈이 됐다. 야당에서는 당장 "전 정권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핑계만 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교만하지 않았는가 저부터 돌아보겠다"고 공식 석상에서 세 차례나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반성의 정치를 시작한 이 대통령의 모습이 겨우 이 정도였느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이 말수를 줄여야 한다"는 각계의 충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 MB발언, 고비마다 부채질
"질 좋은 (미국산) 고기를 들여와 시민들이 값싸고 좋은 고기 먹는 것이고 마음에 안 들면 적게 사면 되는 것이다. 오픈하면 민간이 알아서 하는 것" __ 일본 방문 중 기자간담회(4월21일)
"정치논리로 접근,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만큼 실상을 정확히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__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의 정례회동(5월2일)
"쇠고기를 처음 개방하는 것도 아니고 옛날 개방했던 게 중지됐던 걸 재개하는 것인데 역사에 없던 걸 처음 하는 듯한 인상을 국민에 주고 있다"__ 시ㆍ도지사 간담회(5월2일)
"(논란 주도자들이)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니냐. 협상 타결 시 한우농가 대책이 문제될 줄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광우병 얘기로 가더라" __청와대 출입기자간담회(5월8일)
"정부가 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__ 대국민 담화(5월22일)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재협상 얘기를 해서 경제에 충격이 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재협상을 요구하면 통상마찰 등으로 엄청난 문제가 생긴다" __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대표단과의 간담회(6월6일)
"그때(노무현 정부 때) 처리했으면 이런 말썽이 안 났을 것" __ 기독교지도자 간담회(6월7일)
주부도 거리나왔는데 배후說
72시간 시위중 前 정권 책임론
진의 전하려 했지만 화만 키워
이명박 대통령이 쇠고기 파동과 관련해 쏟아낸 일련의 발언들이 민심을 더욱 자극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진의를 시민들이 알아 달라는 취지에서 발언을 계속하고 있지만 그것이 오히려 주요 고비마다 화를 돋우게 하는 역효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도 민심이 어디에 있는지, 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후 청계천광장의 촛불시위 참여자가 늘어나면서 사회 문제로 비화하자 이 대통령은 지난달 2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만나 "이 문제를 정치 논리로 접근해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고 야권의 배후 조정론을 언급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는 이미 중학생이나 주부들도 거리에 나온 상황이었다. 시민들은 시위에서 "내가 배후 조정자"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더구나 같은 날 이 대통령은 "옛날 중지됐던 걸 재개하는 것인데 처음 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수입중단의 이유가 광우병 때문이었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은 부분을 외면한 발언이다. 이 때부터 정권 퇴진 등의 구호가 나오면서 시위가 점차 과격한 양상을 띠게 됐다.
불과 6일 후인 지난달 8일 이 대통령은 "(쇠고기 논란을 주도하는 사람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니냐"라고 말해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커졌다. '이명박 아웃' '정권 퇴진' 등의 피켓이 등장했고, 야당도 장외 투쟁 의지를 내비쳤다.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이 대통령은 지난달 22일 "송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장 시위가 진정되지는 않았으나 대통령의 인식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기대는 갖게 됐다. 이후 정부에서 대책을 발표하고 양국 업체들 간의 자율 규제 이야기가 오가면서 사태가 진정될 수 있는 희망이 엿 보였던 차에 이 대통령은 다시 말 폭탄을 던졌다.
6일 불교종단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재협상을 요구하면 엄청난 문제가 생긴다"고 했고, 7일 기독교 지도자와의 간담회에서는 "그때(노무현 정부 때) 처리했으면 이런 말썽이 안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광화문에서 72시간 릴레이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6ㆍ10항쟁 기념 100만명 시위가 예고돼 있는 시점이다. 결과적으로 불필요한 발언을 통해 가뜩이나 화나 있는 시민을 또다시 자극한 셈이 됐다. 야당에서는 당장 "전 정권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핑계만 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교만하지 않았는가 저부터 돌아보겠다"고 공식 석상에서 세 차례나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하지만 "반성의 정치를 시작한 이 대통령의 모습이 겨우 이 정도였느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대통령이 말수를 줄여야 한다"는 각계의 충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 MB발언, 고비마다 부채질
"질 좋은 (미국산) 고기를 들여와 시민들이 값싸고 좋은 고기 먹는 것이고 마음에 안 들면 적게 사면 되는 것이다. 오픈하면 민간이 알아서 하는 것" __ 일본 방문 중 기자간담회(4월21일)
"정치논리로 접근,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만큼 실상을 정확히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__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의 정례회동(5월2일)
"쇠고기를 처음 개방하는 것도 아니고 옛날 개방했던 게 중지됐던 걸 재개하는 것인데 역사에 없던 걸 처음 하는 듯한 인상을 국민에 주고 있다"__ 시ㆍ도지사 간담회(5월2일)
"(논란 주도자들이) FTA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아니냐. 협상 타결 시 한우농가 대책이 문제될 줄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광우병 얘기로 가더라" __청와대 출입기자간담회(5월8일)
"정부가 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__ 대국민 담화(5월22일)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재협상 얘기를 해서 경제에 충격이 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재협상을 요구하면 통상마찰 등으로 엄청난 문제가 생긴다" __ 한국불교종단협의회 대표단과의 간담회(6월6일)
"그때(노무현 정부 때) 처리했으면 이런 말썽이 안 났을 것" __ 기독교지도자 간담회(6월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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