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시사

학교서 퇴출… '미운 오리'된 유전자 변형 식품

곡산 2008. 4. 10. 09:07
학교서 퇴출… '미운 오리'된 유전자 변형 식품
[시사이슈로 본 논술] 유전자 변형 농산물은 프랑켄슈타인 식품인가?
강방식 동북고 교사· EBS 사고와 논술 강사


■식탁에 오르게 될 유전자 변형 농산물과 식탁에서 퇴출되는 GMO

국제 곡물 가격의 폭등으로 한국전분당협회는 5월부터 GMO옥수수를 수입하기로 결정했다. 옥수수를 원료로 만드는 과자, 아이스크림, 빵, 라면, 음료 등의 안전성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환경단체는 수입 자체를 백지화할 것을 요구하고, 유전자 변형 농산물로 만든 식품은 그 과정이 어떠하든 간에 정확하게 그 사실을 표기할 것을 주장한다.


반면에 서울시의회에서는 급식조례가 제정되면서 내년 1월부터는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 학교에서 퇴출된다. 2005년에 만들어진 급식조례는 식재료를 국내산 농수산물로 한정해서 세계무역기구 협정에 위배돼 시행되지 못했다. 이번에는 유전자 변형이 되지 아니한 안전하고 신선한 농·축·수산물로 바꿨다. GMO를 학교에서는 먹을 수 없게 되지만 사회에서는 더욱 많이 먹어야만 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 조선일보 DB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란 무엇인가?

유전자 변형 농산물은 어떤 종의 특수한 유전자를 다른 종에 삽입해 새로운 능력을 가진 생물체를 만드는 생명공학기술에 의해 탄생했다. 비타민 함량을 증가시킨 황금쌀, 임산부의 빈혈을 예방하기 위해 철분함량을 증가시킨 감자, 물고기의 유전자를 삽입한 토마토 등 종(種)의 경계, 식물과 동물의 경계를 넘나들며 유용한 유전자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식품을 만든다.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 ism)라고 표시하는데 관점에 따라 서로 다른 개념 정의를 내린다. 긍정적인 시각에서는 '유전자 재조합 식품', 부정적인 시각에서는'유전자 조작 식품', 중간적인 입장에서는'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즐겨 사용한다.



■유전자 변형 농산물과 관련된 주요 논란

GMO관련 다국적 기업들은 GMO가 인간에게 특별히 위험하다는 연구가 없다고 주장한다. GMO 반대를 외치는 환경단체들은 인간에게 안전하다고 입증할 수 있는 장기간의 연구가 없다고 맞선다. 1989년, GMO미생물로 만든 식품첨가물이 들어간 제품을 먹고 1만 여명의 환자가 발생한 트립토판 사건이 발생하면서 안전성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이후, 1996년의 브리질 너트 사건, 2000년의 스타링크 사건 등이 발생했다. 안전성에 대한 극단적 대립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중요한 요소로 보는 것이 유전자 변형 농산물 표시제도이다.


현재는 유전자변형 식품을 원료로 쓰더라도 최종제품에 유전자변형과 관련된 단백질이 없다면 해당 제품에는 GMO 식품 표시가 되지 않는다. 이에 소비자들의 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표시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제2의 녹색혁명이라고 불리는 GMO는 질병에 강하고 영양가가 풍부하며 소출량이 많다는 점이 매력적이어서 제3세계의 식량난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얘기된다. 남북문제 차원에서 접근하는 NGO 단체들은 식량 위기는 생산량 부족 문제가 아니라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분배 시스템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2002년에 미국이 아프리카에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원조하려고 했을 때 아프리카 국가들은 안전성 문제, 재래종의 멸종 가능성, 식량을 무기화하려는 선진국의 전략을 문제 삼았다. 유전자 변형 기술은 높은 생산성을 가지면서도 친환경적인 기술이 필요해지면서 생겨난 대체기술인데 오히려 환경을 파괴하고 식량 생산을 감소시킨다는 반론이 강하게 제기된다.


 GMO는 유전적으로 획일성을 강화하여 진화론적으로 생존가능성을 높여주는 유전적 다양성을 훼손한다. 이에 1992년, 리우 국제환경회의에서 생물다양성협약이, 2000년에는 유전자 변형 농산물의 국제 이동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바이오안전성의정서가 체결됐다.



■과학기술 논쟁과 GMO논쟁의 특수성

과학기술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쉽게 판단할 수 없고, 과학기술이 완성된 이후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의 사회적 파급효과를 전문가 집단과 시민사회가 공론의 장을 마련하여 미리 논의한다면 불필요한 사회적 논쟁으로 발생하는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

▲ 강방식 동북고 교사· EBS 사고와 논술 강사

 전자·통신 기술 논쟁을 넘어서 생명공학기술이 인간에 미치는 영향을 논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GMO논쟁은 안전성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가진 미국과 부정적 시각을 가진 유럽 간의 논쟁, 선진국과 후진국 간의 GMO 특허권 논쟁이 교차적으로 발생한다. GMO 관련 지적재산권을 옹호하는 선진국에 맞서 후진국들은 연구에 사용된 작물들의 자원이 대부분 후진국 소유였음을 강조하면서 특허권의 공유 및 일부 사용권을 주장한다. 

입력 : 2008.04.09 15:11 / 수정 : 2008.04.09 1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