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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오리온 빨간불?…신규사업 주춤

곡산 2008. 3. 9. 18:19
잘나가던 오리온 빨간불?…신규사업 주춤

오리온 주가 그래프가 심상찮다. 지난 11월 35만9500원을 고점으로 기록한 뒤 2월 29일 현재 19만6500원까지 하락했다.

지난 11월 한때 39.3%에 달했던 외국인투자 비중 역시 같은 날 현재 21.6%로 내려앉았다. 더불어 애널리스트들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이 계속되고 있다.

용산 본사 부지 개발 등 부동산 가치가 부각되고 중국에서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던 지난 연말과는 영판 다른 모양새다.

오리온 주가 하락 요인
신성장동력 수익성 불확실

오리온 주가 하락 요인은 크게 네 가지 정도로 볼 수 있다.

우선 오리온 신성장동력의 핵심 요인이었던 해외 제과 부문 수익성이 저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나타난 실망감이다.

둘째 해외 제과 부문이 오리온 내부의 신성장동력이라면 미디어플렉스와 온미디어를 쌍두마차로 한 미디어 부문은 오리온 외부의 신성장동력이었다. 두 업체는 그동안 오리온의 훌륭한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현재 이 부문 또한 파란불이 아니다. 극장사업 부문 메가박스가 매각된 후 영화제작 부문 쇼박스만 남은 미디어플렉스는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 온미디어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와중에서 독보적 1위 자리가 흔들리는 상황이다.

셋째 사행산업인 스포츠토토의 규제에 대한 논란이 한창인 것 또한 오리온에는 그다지 긍정적인 요인이 아니다. 특히 지난해 7월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사통법)’이 시행되면서 스포츠토토의 규제 리스크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넷째 “미디어를 대신해 오리온의 새로운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돼온 건설산업과 관련 불확실성이 계속 증폭되고 있는 것 또한 오리온 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한 요인”이라는 게 이정인 전 푸르덴셜증권 애널리스트 설명이다.

계열사 실적 부진
미디어플렉스 등 대폭 적자

2007년 오리온은 매출액 5362억원, 영업이익 301억원, 순이익 655억원을 기록했다. 절대적인 수치만 놓고 보면 그리 나쁘지 않아보인다. 그러나 증감률을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순이익은 2006년에 비해 무려 40%나 감소했다(2006년 순이익 1090억원). 특히 지난 4분기에는 이익은 커녕 무려 11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처럼 순이익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자회사 지분법 손익이 악화된 때문이다. 4분기에 오리온은 지분법에서 76억원 손실을 냈다. 2006년 4분기 지분법은 66억원 이익이었다.

2007년 연간으로 오리온에 54억원의 지분법 손실을 안겨준 롸이즈온은 당분간 흑자로 돌아서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외식 사업 경쟁이 워낙 심한 때문이다.

미디어플렉스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를 바 없다. 미디어플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12억원’, 영업손실 119억원, 순손실 148억원을 올렸다. 미디어플렉스 측은 이처럼 실적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한국 영화시장 침체 및 흥행부진’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을 남긴 한국 영화는 1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향후로도 이 같은 추세가 뚜렷이 반전될 기미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두 회사 실적 부진은 오리온의 핵심인 온미디어에 비하면 별 것 아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온미디어의 4분기 실적에 대해 ‘쇼크’라고 표현한다. 온미디어의 4분기 매출액은 185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6억원과 45억원이다.

엄연히 순이익을 냈는데도 ‘쇼크’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은, 온미디어가 그동안 상당한 실적을 올려온 기업이기 때문이다. 이번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8%, 45% 줄어들었다.

온미디어 역시 이 같은 분위기가 단기간에 달라질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온미디어의 최근 시청점유율은 17%대로 떨어졌다. 가장 잘나갔을 때는 33%까지 갔던 수치다. 이처럼 온미디어 시청점유율이 떨어진 이유는 채널이 많아지면서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진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광고 수익도 감소했다. 반면 채널 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콘텐츠 제작 비용은 크게 늘고 있다.

오리온 측은 하반기에 IPTV(잠깐용어 참조)가 본격화되면 사정이 좋아질 것으로 예측하지만 꼭 그렇게 단정할 수만은 없다.

박진 애널리스트는 “케이블 SO(잠깐용어 참조)와 IPTV는 경쟁관계다. 케이블 SO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PP(잠깐용어 참조) 업체 성격상 IPTV 본격화가 꼭 호재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귀띔한다.

역시 이익이 나고 있는 상황의 스포츠토토 또한 미래가 장밋빛인 것만은 아니다.

게다가 사업권이 만료되는 2012년 이후 스포츠토토의 사업권 갱신 여부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제과업의 국내 시장 성장성이 정체된 가운데 오리온 성장을 이끌어주는 축이었던 해외 제과 사업도 2007년에는 성적이 썩 좋지 않았다. 2007년 중국, 러시아, 베트남 등 해외 시장 매출액은 45%가량 증가했다. 아직 초창기인 러시아(2006년 9월)와 베트남(2006년 12월)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적자다.

투자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으므로 당연한 결과다. 오리온 해외 사업과 관련 크게 실망감을 준 곳은 중국이다. “중국에서 영업이익 35억원에 순손실 60억원 정도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백운목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설명이다.

앞으로는?
전문가들 ‘아직은 확신하기 이르다’

백운목 애널리스트는 “예전에 비해 기대감이 훨씬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동안은 영화, 케이블, 해외 제과 부문이 모두 잘될 거라는 장밋빛 전망이 팽배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실적이 안 나오면서 실망하는 추세로 돌아섰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해외 제과 부문만큼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어보인다는 의견이 대세다.

노세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법인 실적이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관점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고 밝혔다.

백운목 애널리스트 역시 “해외 부문은 이익보다 매출성장세를 봐야 할 때다. 매출액이 정체한 상황에서 이익이 줄면 문제지만, 매출액이 급성장하고 있는 와중이므로 딱히 부정적으로 해석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는 태도를 견지한다.

이와 관련 송정섭 오리온 글로벌전략부문장은 “지난해 중국의 이익 감소는 신제품 출시에 따라 공격적인 마케팅을 한 때문이지 펀더멘털에 특별한 변화가 생긴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리온의 미래를 가를 새로운 성장동력 건설업과 관련해서는 아직 명확한 그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리온은 지난해 자본금 400억원 규모의 건설 자회사 메가마크를 설립했다.

당시 오리온은 “기존 건설업체와는 다른 차별화된 주택시장에서 승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최근 쌍용건설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쌍용건설은 주택이 아닌 토목과 초대형 빌딩 부문에 강점을 보유한 건설업체. 이와 관련 한 애널리스트는 “건설 부문에 대한 장기적인 사업방향을 제시하지 않은 채 자사가 밝혔던 내용과 포인트가 다른 쌍용건설 인수에 참여함으로써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고 평가했다.

잠깐용어

▷ 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초고속 인터넷망을 이용해 제공되는 양방향 텔레비전 서비스. 시청자가 자신이 편리한 시간에 보고 싶은 프로그램만 볼 수 있다는 점이 일반 케이블 방송과 다른 점이다.
▷SO(System Operator):지역 케이블방송 사업자
▷PP(Program Provider):프로그램 제공자

【 오리온 주가 전망 】

◆ ‘저가 매수 기회’ 의견 많은 편

= 여러 가지 부정적 요인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2월 29일 현재 19만6500원까지 떨어진 주가는 하락 폭이 심하다는 의견이 대세다. 이를 기회로 ‘저가 매수’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노세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6개월 목표주로 각각 41만원을 제시했다. 52주 최고 주가 35만9500원보다도 더 높은 수준이다. 지기창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보다 약간 낮은 34만원을 주장한다. 백운목 대우증권 애널리스트 생각 역시 비슷하다.

백 애널리스트는 ‘아직은 오리온과 이별할 때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6개월 목표주가로 29만원을 내세웠다. 김민정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오리온 목표주가를 36만9000원에서 27만8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수’를 외친다. 여전히 목표주가보다는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