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시사

[스크랩] 고춧가루에 섞인 쇠가루-문제의 본질과 쟁점

곡산 2008. 1. 12. 19:18
 

  고춧가루는 한국인 가장 많이 먹는 향신료로 일인당 일일 평균 섭취량이 2.3그램에 달한다. 이 고춧가루 속에 쇳가루가 들어있고 이것을 원료로 쓰는 고추장이나 다른 음식에도 쇳가루가 있을 수 있다하니 소비자들은 놀랄 수밖에 없다. 음식에 들어 있는 돌이나 머리카락 같은 이물질은 맹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은이나 납 같은 중금속은 인체에 유해하다는데 쇳가루의 철분이나 다른 합금 성분들은 괜찮은 건지 소비자들은 불안하고 궁금한 것이다.

  고춧가루는 말린 고추를 쇠로 만든 분쇄기에 넣어 가루로 만든다. 쇠와 쇠가 부딪히는 사이에서 고추가 분쇄된다. 이때 분쇄기가 마모되면서 미세한 쇳가루들이 떨어져 나온다. 이렇게 떨어져 나온 쇳가루들은 대부분 분쇄기 배출구에 장치된 자석에 달라붙어 제거된다. 그러나 일부 아주 미세하거나 고춧가루에 묻어 있는 쇳가루들이 제품에 혼입된다. 따라서 고춧가루에 극미량의 쇳가루가 혼입되는 것은 제조공정상, 그리고 고춧가루의 특성상 막기 어렵다.

  그러면 이들 쇳가루는 인체에 유해한가? 혹자는 철분을 영양소로 일부러 첨가하여 먹기도 하는데 뭐 괜찮지 않은가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고춧가루의 쇳가루는 영양물질이 아닌 이물질임에 틀림없다. 다만 정상적인 제조 가공 중에 완전히 제거되지 않고 극미량 잔존하는 이물질이다. 이것은 머리카락이나 돌처럼 식품을 불결하게 다룸으로서 혼입되는 이물질이 아니다. 그러므로 쇳가루의 잔존량이 안전한 수준인지 아닌지를 따져야 한다. 

  식약청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식품공전의 일반 이물질 검사법(침강법)으로 시험하면 검출되지 않던 쇳가루가 자석봉을 이용한 검사법으로 82개 고춧가루 및 고추장 시료를 조사한 결과 1kg을 시험했을 때 대부분 1mg이하의 쇳가루가 검출되었으며 일부 제품에서 최고결과가 1kg을 시험했을 때 대부분 1mg이하의 쇳가루가 검출되었으며 일부 제품에서 최고 5mg 수준이 검출되었다.  그러나 쇳가루의 크기가 2mm를 초과하는 경우는 없었다. 세계적으로 분말제품의 쇳가루 혼입량을 규제하는 경우는 없다. 혼입량보다는 이물질의 크기를 중요하게 관리하는데, 미국의 경우 7mm이상이 되는 단단한 물질이 혼입되었을 때 이물질로 규정하고 있으며, 캐나다의 경우 초콜릿제품에서 광물성 이물질 2mm이하 1mm의 크기까지 100그램당 10까지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분유 등의 분말제품에서 2mm이상이 되는 이물질이 혼입되어서는 아니 된다.

  최근 고춧가루에 혼입된 쇳가루에 대하여 모 국회의원이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식약청에서는 전문가회의를 가졌고, 이 분야 의사 3명의 의견을 청취하고 식품안전평가위원회를 개최하였다. 식품안전평가위원회의 논의 결과 고춧가루에 잔존하는 극미량의 미세한 쇳가루는 인체에 무해하나, 분말제품의 쇳가루 혼입문제가 자주 거론되므로 일정수준의 허용한계를 정하여 기준규격에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그리고 현재 식품공전에 규정되어 있는 침강법에 의한 이물질 시험법을 막대자석을 이용한 쇳가루 정량법으로 대체하도록 권고하였다.  그러나 쇳가루의 허용한계를 규정할 경우 김치에 중금속 기준규격을 만들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건전한 우리의 전통식품을 유해물질이 혼입될 수 있는 위험한 음식으로 인식되게 하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불필요한 검사와 관리로 생산자는 물론 소비자에게도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안전한 먹거리의 공급은 국민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국가 경영의 중요한 요소이다. 따라서 정부는 식품안전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식품안전관리는 먹을 수 있는 물질이라는 전제에서 시작되는 관리행정이며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을 부족함 없이 공급되게 해야 한다. 따라서 식품 성분의 유무해에 대한 판단은 신중해야 하며 안전과 비용의 관계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정치나 권위를 가지고 이러한 문제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 

  어쩔 수 없이 혼입되고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이물질에 대해서는 어느 나라나 허용하고 있음을 소비자에게 알리고 불안해 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출처 : 푸드윈도우(Food Window)
글쓴이 : 위해관리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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