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인사 담당자들 “이런 구직자 정말 싫다”

곡산 2008. 1. 2. 08:15
인사 담당자들 “이런 구직자 정말 싫다”

 


면접에 부모와 함께…담당 여직원에 “언니”

GS홈쇼핑 상품기획자(MD)로 지원한 한 구직자는 면접에서 홈쇼핑의 방송 형식을 빌려 ‘나를 판매한다’는 콘셉트로 자기를 소개했다. 자신의 강점은 물론이고 입사 후 포부까지 상품 정보를 제공하듯 진행했다. 면접관은 그의 참신성을 높게 평가해 좋은 점수를 줬다.

반면 인터넷 포털업체 KTH의 ‘압박면접’에서는 한 지원자가 눈물을 보였다. 그는 역량과 능력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상태. 하지만 면접관은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를 견딜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해 불합격 처리했다.

채용정보업체 커리어는 지난해 하반기(7∼12월) 기업 인사담당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최고 및 최악의 지원자’ 사례를 모아서 1일 발표했다.

최고의 지원자 사례로는 △사전에 지원 회사를 여러 차례 방문해 직원들의 표정과 벽에 걸린 액자 속 문구까지 샅샅이 파악한 지원자 △지원 회사의 경쟁력을 분석해 앞으로 회사가 취해야 할 중장기 사업 전략을 세워 온 지원자 △채용 6개월 전에 인사담당자에게 e메일을 보내 입사 준비사항을 질문한 지원자 등이 꼽혔다.

종합식품업체 기린의 인사담당자는 “소비자에게 좋은 먹을거리를 제공해야 하는 기업인 만큼 능력보다 인성 중심의 채용을 진행한다”며 “개인기를 묻는 질문에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말한 후 직접 팔굽혀펴기를 선보인 지원자가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KTH의 인사담당자는 면접에서 자신이 ‘열성 이용자’임을 강조한 지원자를 최고로 꼽았다. 면접관이 즉석에서 확인해 본 결과 그는 e메일 서비스와 블로그는 물론이고 각종 신규서비스까지 오랜 기간 사용해 온 우수 회원이었다. 모든 면접관이 높은 점수를 줬다.

최악의 지원자 사례로는 △채용전형 때는 상냥하고 예의 바르더니 타사와 중복 합격한 후 거만한 태도로 돌변한 지원자 △면접 때 부모와 함께 온 지원자 △자기소개서에 경쟁사 이름을 적은 지원자 등이 있었다.

또 친구와 함께 지원하고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고 싶다고 한 지원자나 술 냄새를 풍기는 지원자, 여성 인사담당자에게 ‘언니’라고 부르는 지원자 등도 최악의 유형으로 분류됐다.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