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빙과·저질화장품…초등학교 앞은 ‘불량상품 천국’ | |||||
입력: 2007년 10월 28일 23:52:42 | |||||
초등학교 앞은 온갖 ‘불량식품·제품의 천국’이다. 가장 안전해야 할 초등학교 앞이 가장 위험한 시장이 돼가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가짜’ 아이스크림이 판을 치는가 하면 성분도 애매한 중국산 어린이용 화장품이 버젓이 상품진열대에 올라와 있다. 하굣길 심심풀이로 하는 ‘인형뽑기’ 게임의 경품으로 ‘라이터’ ‘여성속옷’까지 등장하고 있다. 어른들의 상혼에 동심은 멍들어 가고 있다.
◆짝퉁 빙과 “위생은 묻지마”…싼값에 선풍적 인기 서울시내 일부 초등학교 앞 문구점 등지에서 유명 빙과류를 모방한 ‘짝퉁 아이스크림’ 판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격이 100~200원으로 싸 초등학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5일 오후 서울 목동의 ㅈ초등학교 앞. 수업을 마친 학생들이 삼삼오오 학교 앞 한 문구점 앞으로 몰려갔다. 이들이 구입한 것은 ‘스크류 베리’라는 100원짜리 아이스크림. 롯데제과의 유명 상품 ‘스크류바’를 모방한 이른바 ‘짝퉁 아이스크림’이다. 두 제품은 자세히 보지 않으면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포장지 디자인이나 아이스크림의 형태 등이 거의 흡사하다. 아이스크림을 산 정모양(11)은 “싸고 맛있어서 반 친구들이 거의 다 사먹는다”며 “불량식품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손이 가게 된다”고 말했다. 6학년 학생 박모군도 “싼 맛에 자주 사먹는다”고 밝혔다. 짝퉁 아이스크림은 주로 초등학교 주변 서점이나 문구점 등지에서 판매된다. 종류도 다양해 ‘스크류 베리’를 비롯해 ‘죠스바’를 모방한 ‘엽기 상어바’, ‘밀키스바’를 모방한 ‘밀키스맛 바’ 등도 있다. 일반적인 경로를 통해서는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슈퍼마켓이나 마트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아이스크림을 파는 한 문구점 주인은 “아이스크림을 갖다주는 사람이 냉동고를 갖다놓으면 제품을 채워주겠다고 했다”며 “어디서 어떻게 아이스크림을 가져오는지는 잘 모른다”고 밝혔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과자를 모방한 경우는 일부 들어봤어도 아이스크림은 처음”이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또 “100원으로 정상적인 아이스크림을 만들고 유통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어떤 원재료를 쓰는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아이스크림의 유해성 여부에 대해 걱정하는 목소리도 높다. 학부모 이모씨(34)는 “제품을 보면 한눈에 인공색소로 만든 불량식품임을 알 수 있었다”며 “주의를 줘도 애들이 몰래 사먹고 하니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청 보건소 공중위생 담당자는 “아이스크림으로 인해 피해를 봤다는 진정이 들어오면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송진식·하경헌기자 truejs@kyunghyang.com〉 ◆저질화장품 “부작용 상관마”…피부염 등 유발 서울 ㅊ초등학교 5학년 임모양(11)은 며칠전 학교 앞 문구점에서 산 립글로스를 사용한 뒤부터 입술주위에 빨간 반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같은 반 여학생 10여명이 모두 문구점에서 산 1000원짜리 립글로스를 자랑하자 임양도 따라 사용했다 화를 입은 것이다.
유통경로도 의심스러운 중국산 제품도 쉽게 눈에 띈다. 립글로스부터 로션, 아이섀도 등을 모두 모아 만든 1만원짜리 중국산 메이크업 세트도 있다. 작은 병에 담긴 중국산 버블비누(알갱이 비누)는 형형색색으로 아이들을 현혹한다. 8살 딸을 둔 박모씨(36·여)는 “포장이 귀엽고 예쁘니까 자꾸 사달라고 조른다”며 “일단 사주기는 하지만 부작용은 없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성분조차 알 수 없는 이들 제품은 경우에 따라 자극성 또는 알레르기 접촉피부염과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우려가 높다. 지난해초 식약청이 국립독성연구원에 의뢰해 어린이용 색조화장품을 검사한 결과 독성물질인 납·메탄올 등이 검출된 바 있다. 〈임지선·유정인기자〉 ◆ 성인용 경품 “나이는 따지지마”…뽑기상품으로 여성속옷 ‘여성 T팬티’ ‘문신용 스티커’ ‘지포 라이터’. 성인용 게임기 경품이 아니다. 모두 초등학교 앞 어린이들이 주고객인 ‘크레인 게임기’(경품을 고리로 집어 올리는 게임) 속 경품이다. 지난 26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 ㅅ초등학교 앞. 상점 옆에 놓인 크레인 게임기 앞에 아이들이 모여 ‘뽑기’에 열을 올렸다. 초등학교 인근 상점에 평균 대여섯대씩 놓여있는 게임기는 어린이용으로 보기엔 민망한 경품이 대부분이다. 지포형 라이터에서부터 전기드릴, 검은색 여성 속옷까지 초등학생들이 뽑아서 쓸 만한 것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몇년 전에는 양주가 경품으로 들어갔다가 논란이 일어 없어졌지만 여전히 어린이용과는 거리가 멀었다. 초등학교 4학년 김모군(10)은 “친구가 라이터를 뽑아서 자랑하기에 나도 그거 뽑으려고 매일 3번씩 한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경품이 대부분 성인용이라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김모씨(38·여)는 “여자 속옷까지 있는 것은 너무하다”며 “학교 앞에 저런 게임기는 들여놓지 못하게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두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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