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석밥 4파전 판촉전 ‘불붙었다’ |
1300억 시장에 동원F&B 신개념 제품 출사표 맞벌이·레저 인구 증가 매년 10% 성장 조미김 등 미끼상품 곁들여 출혈 경쟁 |
즉석 밥 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CJ 농심 오뚜기 등이 참여하고 있는 즉석밥 시장에 동원F&B가 4월부터 본격 가세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어 1200억원 규모의 관련 시장이 4파전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즉석밥 시장은 CJ가 1996년 12월 ‘햇반’을 처음 선보인 것을 필두로 2002년에 라면업계의 강자 농심이, 04년에는 즉석 식품의 대명사격인 오뚜기가 잇달아 진출해 자존심을 건 ‘3파전’ 양상을 벌여왔다. 때문에 시장 선점을 위한 판촉전이 치열했고, 출혈경쟁도 서슴지 않고 있다. 현재 즉석밥 업체들은 끼워팔기 경쟁에 올인해 있는 상태로 즉석밥의 주요 판로인 할인점에서는 즉석밥에 참치, 라면, 포장용기 등 즉석밥 한 포장 가격에 버금가는 미끼상품을 곁들어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끼워팔기가 결국 회사입장에서는 크게 밑지는 장사지만 후발주자들의 저가·끼워팔기 공세를 막아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동원F&B도 기존 업체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와 경쟁하기 위해 저가·끼워팔기 등으로 물량을 밀어낼 공산이 커서 시장이 현재보다 더 과열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할인점 매대 확보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소비자가 매장을 찾았을 때 어느 업체의 제품이 가장 먼저 눈에 띄느냐가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여름 휴가철이 즉석밥 시장의 성수기가 다가오는 만큼 할인점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소비자 동선에 최대한 인접한 좋은 매대 확보에 업체들은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이처럼 치열한 이유는 즉석 밥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 97년 70억 원대에서 연 평균 40%씩 급신장, 지난해에는 1200억원 규모로 성장한데 이어 올해는 1300억 원대에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박상면 CJ 쌀가공 CM 부장은 “간편함을 추구하는 맞벌이 부부와 주5일 근무제로 레저인구가 급증한 결과”라면서 “봉지 라면시장에서의 컵라면처럼 즉석 밥도 나름대의 틈새시장을 구축했으며, 매년 10% 이상씩 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즉석밥은 향후 유망품목군”이라고 말했다. 즉석밥 시장에서 70%의 절대적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CJ는 지난해 78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강자로써의 면모를 과시했다. CJ는 농심이 경쟁자로 나서면서 양사간 홍보전에 힘입어 시장 볼륨이 더 커지는 효과도 톡톡히 봤다며 동원F&B의 즉석밥 시장 진출이 기존 시장 구도를 흔들기는 어렵다고 판단하는 만큼 다소 느긋 한 입장하다. 판촉마케팅 전략으로 햇반 3개 세트에 사은품은 ‘작은 햇반’이나 조미김을 내놓고 있을 뿐이다. CJ는 덤 마케팅 지양하는 대신 신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을 욕구를 만족시킨다는 방침이다. 햇반은 현재 큰햇반, 작은 두공기 햇반, 둥근 햇반 등의 단량구성 뿐 아니라 발아현미밥, 찰보리밥, 오곡밥, 흑미밥 등의 잡곡밥부터 카레밥, 전주비빔밥 등의 복합밥에 이르는 등 총 20여종의 다양한 제품을 추가해 카테고리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해외 시장 진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1997년 하반기부터 미국 교포,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했으며, 이후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첫해 5만 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액은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 현재 70배가 증가한 연간 350만 달러에 이른다. 특히 2005년 말에 인수한 미국 유명 Natural food & sauce 업체인 애니천社와의 제휴를 통해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애니천社의 소스를 활용해 미국인의 입맛에 맞춘 미국 현지용 햇반을 출시해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외에도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등의 기내식으로 제공되며 국내 여행객 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인기 메뉴로 자리 잡고 있다. 20%의 점유율을 가진 농심은 3, 4종에 머물고 있는 즉석밥 아이템을 10종 가까이로 늘리는 한편,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다각화로 올해 300억 원 매출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은 즉석밥 판매확대를 위해 할인점을 중심으로 대규모 판촉행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판촉현장에서의 행사요원을 활용한 농심 즉석밥의 우수성 알리기와, 라면매대에 즉석밥류를 비치해 판매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또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개수를 다양화한 멀티팩 제품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햅쌀밥 3개와 안성탕면 3개 증정, 찰밥 3개와 오징어짬봉 3개 증정, 세트로 구성한 3+3 멀티팩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햅쌀밥 6개로 구성된 5+1 멀티팩 햅쌀밥 1개 증정도 판매하고 있다. 오뚜기는 10% 내외의 시장점유율로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TV와 인쇄매체를 통해 적극적으로 광고를 실시하고 있으며, 온오프라인 통해 경품 및 시식 행사를 수시로 실시하고 있다. 또한 오뚜기 전 사원의 휴대폰 컬러링을 활용한 ‘맛있는 오뚜기 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오뚜기는 카레와 3분요리 등 레토르트 제품으로 식품업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만큼 오뚜기는 순수밥 제품 외에 기존 강점을 결합해 만든 다양한 소스와 짝을 이룬 덮밥과 리조또 제품으로 타사와의 차별성을 두고 있다. 최근 선보인 ‘오뚜기팥밥’ ‘오뚜기 단호박크림리조또’ ‘오뚜기 햄버그덮밥’ 등은 자사 제품의 개선사항을 소비자들로부터 수렴해 제품보완에 반영한 제품이다. ‘맛있는 오뚜기팥밥’은 팥밥 한 번 지으려면 팥을 물에 불려야 하는 등 번거로움을 한번에 해결해줄 수 있는 제품으로 고유의 구수한 향과 색상을 가지고 있으며, 찹쌀과 어우러져 찰지고 식감이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맛있는 오뚜기 햄버그덮밥’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햄버그 스테이크와 풍부한 소스, ‘맛있는 단호박크림리조또’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영양이 풍부한 단호박과 고소한 크림이 잘 어우러져 웰빙영양간식이나 한끼 식사용으로 좋다고 회사측을 설명했다. 특히, 두 제품은 전자레인지에서 뜨거워진 제품을 손쉽게 꺼낼 수 있도록 용기의 외부를 종이케이스로 2차 포장하였고, 용기를 덮고 있는 비닐 두껑을 고정시킬 수 있는 고정고리를 만들어 전자레인지 안에 내용물이 튀지 않고 깔끔하게 조리할 수 있도록 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제품은 소비자 선호도를 반영하고 수많은 맛 테스트를 거쳐 탄생한 제품”이라며 “특히 오뚜기팥밥은 찹쌀을 사용해 더욱 찰지고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며 올해 150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F&B는 4월 중후반 출시를 앞두고 발아현비, 팔곡밥 등의 다양한 아이템을 준비했다. 동원F&B 커뮤니케이션팀 백호 대리는 “이미 시제품은 출시 된 상태로 지난 한달간 회사 내부적 시험 테스트를 거쳐 패키지를 완성했다”며 “국내에 없는 새로운 기계를 도입하다보니 맛에 있어서 보다 나은 제품을 선보이기 위한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원F&B는 후발주자임을 감안해 브랜드와 생산설비에서 차별화를 부각시키고 있다. 동원F&B가 선보일 즉석밥은 기존의 고압 수증기 살균 방식이 아닌 초고압 살균 방식을 채택, 산미제(GDL·Glucono Delta Lacton) 등 일체의 첨가물이 필요 없고 신경전달물질인 GABA 등 기능성 물질이 향상되는 등 맛과 품질 면에서 월등히 향상 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즉석밥 제품은 산미제를 사용해 제품의 pH(수소이온농도)를 낮춤으로써 미생물 균의 발아 억제 작용을 통한 안전성을 부여하고 밥의 색깔을 더욱 희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수중 3만m의 수압과 맞먹는 3000기압의 압력으로 내열성 균을 살균한 후 취반 과정을 거쳐 무균 포장하는 방식의 동원 즉석밥은 이러한 산미제 등 첨가물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도 식감 개선은 물론 노화 지연, 호화복원도 상승 등 부수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며 타사 제품에 비해 비교 우위에 있다고 알리고 있다. 특히 초고압 제조 방식은 레토르트 전처리 없이도 잡곡밥의 품질과 영양성을 강화할 수 있으며 동일한 생산 라인을 이용해 상위 개념의 죽 제품 생산도 가능해 시장 상황에 따라 가동률을 조절할 수도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일본 에치코제과(주)와 생산 설비 도입 계약을 체결한 동원F&B는 충남 아산시 둔포면 신남리 기존 냉동식품 공장 부지에 총 150억원을 투자, 지난해 6월부터 즉석밥 생산 공장 건설에 착공, 시간 당 3,600개의 즉석밥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 한편 CJ·농심·오뚜기 등 현재 국내시장에서 즉석밥을 출시하고 있는 업체들의 밥생산기계는 일본 ‘신화’사 제품이다. 동원F&B 연구소 김갑수 차장은 "즉석밥 시장은 업체간 판매 경쟁이 치열한데도 소비는 크게 늘지 않아 침체 국면에 빠져 있다"며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개념의 동원 즉석밥 출시를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자극함으로써 시장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정은미 기자 : indiun21@thinkfood.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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