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 지방

식품업체들 왜 "트랜스 지방" 고민하나요(펌)

곡산 2007. 1. 22. 14:48
[틴틴경제] A 식품업체들, 왜 `트랜스 지방` 고민하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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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녀는 괴로워'란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 중입니다. 틴틴 여러분 중에도 본 사람이 아마 있을 겁니다. 영화의 주인공은 아주 뚱뚱한 처녀지요. 노래를 아주 잘 부릅니다. 그러나 외모 때문에 무대에 서지 못해요. 무대 뒤편에서 예쁜 가수의 노래를 대신 불러주는 '얼굴 없는 가수'입니다. 짝사랑하는 프로듀서의 관심을 끌기 위해 주인공은 결국 온몸 전체를 성형수술했지요. 내로라하는 탤런트 뺨치는 팔등신 미모를 얻었죠. 성형 사실이 들통 나 잠시 곤욕을 치르긴 했지만 성형수술했다고 빼어난 가창 실력이 어디 갑니까. 마침내 주인공은 팬들의 사랑도 얻고 진정한 삶의 의미도 찾습니다.

틴틴 여러분 중에도 뚱뚱한 친구들이 있지요. 생활 수준이 나아지면서 영양가가 풍부한 음식을 많이 먹어 살이 찌기도 하는데 햄버거 등 패스트푸드를 즐기는 것도 비만의 주요 원인이라고 합니다. 패스트푸드에는 비만의 주범으로 알려진 '트랜스 지방'이란 게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문이나 방송에서 요즘 트랜스 지방에 관한 보도를 많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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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트랜스 지방이 뭘까요. 여러분, 빵이나 팝콘.감자튀김을 자주 먹지 않나요? 이 같은 제품을 만들 때는 대두화경유라는 기름을 사용하게 됩니다. 감자튀김과 팝콘이 유난히 바삭한 맛을 내고 케이크가 부드러운 것은 대두화경유에 들어있는 트랜스 지방 덕분입니다. 만약 트랜스 지방이 없는 기름을 사용하면 이런 맛이 사라지고 눅눅해진다고 합니다. 우리가 먹는 음식에 트랜스 지방이 얼마나 들어 있나 한번 알아 볼까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005년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자레인지용 팝콘 한 봉지(100g)에는 24.9g이 들어있다고 합니다. 감자튀김 한 봉지(100g)에는 4.6g이 들어 있고요. 햄버거 1개에는 0.7g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식품업체들은 대두화경유를 안 쓰면 제품의 맛이 떨어지고, 사용하면 몸에 해롭다고 하니까 그동안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한 식품업체 임원은 이런 말을 했어요. "식품업체들마다 트랜스 지방이 없는 제품을 만들지 못하면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합니다."

트랜스 지방은 몸을 뚱뚱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건강에도 좋지 않습니다.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의 함량을 높여 동맥경화.심장병.고혈압 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100%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간암.위암.대장암.유방암.당뇨병.아토피 피부병을 일으킨다고도 해요. 트랜스 지방이 건강을 많이 해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패스트푸드를 자주 먹는 선진국에서는 식품에 들어 있는 트랜스 지방의 양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지난해 1월부터 트랜스 지방 함량이 0.5g 이하 일 때만 '트랜스 지방 제로'라고 식품에 표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KFC라는 회사는 지난해 10월 미국 내 5500개 KFC매장에서 사용하는 기름을 올해 4월까지 트랜스 지방이 없는 기름으로 바꾸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디즈니도 올해 말까지 미국 내 디즈니 공원에서 트랜스 지방이 들어 있는 음식을 팔지 않겠다고 선언했고요. 맥도널드도 마찬가집니다. 지난해 11월 유럽에 있는 6300개 체인점에서부터 트랜스 지방 함량을 크게 낮추겠다고 했어요.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미국과 비슷한 규정을 12월에 내놓을 예정입니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앞으로도 건강을 따져 트랜스 지방이 없는 제품을 찾을 겁니다. '트랜스 지방 제로'라고 표기하지 못한 제품이 잘 팔리겠습니까. 우리나라 기업들은 트랜스 지방의 유해성을 오래전부터 알고 대비책을 마련했습니다. 대표적인 식품회사인 CJ는 지난달 트랜스 지방을 확 낮추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CJ는 우선 이 기술을 CJ가 만드는 식품에 적용한다고 합니다. 나아가 가공식품업체들에도 이 기술을 가르칠 계획입니다. 제과업체들은 새해 들어 앞다퉈 '트랜스 지방 제로화'를 선언하고 나섰습니다. 롯데제과와 오리온은 자사 전 제품에서 트랜스 지방 저감화에 성공, 트랜스 지방 함량이 '0'으로 표시된 제품 생산에 들어갔다고 발표했고요. 크라운.해태제과도 이와 관련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달 중 트랜스 지방 함량을 표기한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의 기준에 맞게 제품을 만들 채비를 갖춘 겁니다. 맛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식품업계의 숙제로 남은 셈입니다. 굳이 건강을 따지지 않고 맛만 좋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틴틴 여러분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설사 있다 하더라도 부모님들이 가만두지 않겠지요. '몸에 좋은 약은 쓰다'라는 말, 잘 아시죠? 맛이 좀 떨어지더라도 건강을 지켜주는 제품을 고르는 게 현명한 선택이 아닐까요.

정선구 기자

식품 안전 어떻게 관리하나
제품 원료 알기 쉽게 포장지에 표시
쇠고기 조리해서 팔 땐 원산지 밝혀야


정부는 국민 건강을 위해 식품안전 규정을 많이 만들었습니다. 최근에 새롭게 도입된 규정 중에서 눈에 띄는 것만 추려볼까요. 우선 지난해 9월부터 식품첨가물 완전표시제가 시행되고 있습니다. 그전에는 일부 원료만 포장지에 표기하도록 했으나 지금은 원재료와 식품첨가물을 모조리 포장지에 써 넣어야 합니다. 소비자가 식품에 어떤 물질이 들어있는지를 한눈에 파악하도록 한 겁니다. 오는 12월부터는 성분 표시의 활자 크기도 기존 6포인트에서 8포인트로 높였습니다. 글자를 크게 쓰게 해 소비자 눈에 잘 띄게 하자는 의도입니다.

올해 1월부터는 식육 원산지 표시제도가 도입됐습니다. 쇠고기를 구이용으로 조리해 판매하는 곳은 반드시 이를 지켜야 합니다. 국내산인지 외국산인지를 구분해 팔아야 하며 특히 국내산의 경우 ▶한우 ▶젖소 ▶육우로 나눠 소비자에게 알려야 합니다. 일반 음식점의 매장 면적이 300㎡ 이상인 곳은 이를 따라야 합니다. 만약 허위 표시나 과대 광고를 하면 과태료를 물립니다.

이와는 조금 다른 내용이지만 식품의 광고 문구에 대한 규제도 풀립니다. 이를테면 '최고', '가장 좋은'과 같은 용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최상급 표현(best.most.special)도 가능해졌습니다. 지난해 벌어졌던 집단 학교급식 파동 기억나시나요? 올부터 집단급식의 위생관리 체계가 강화됩니다. 우선 집단급식소 종사자들은 적어도 2년에 한번은 위생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또 시중에서 파는 배추김치를 만들 때도 과학적인 식품위생관리 시스템을 갖추도록 했어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우주선 비행사들에게 안전한 식품을 제공하기 위해 개발된 체계적인 식품위생관리 시스템을 따르도록 한 것이지요.

이 시스템을 HACCP(Hazard Analysis and Critical Control Point)라고 말해요. 우리나라는 1995년 식품위생법에 HACCP 제도를 처음 도입했죠. 정부는 2007학년도 중.고등학교 과학.기술.가정 교과서에 HACCP 제도를 소개하는 내용을 넣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식품안전 의식을 높여주자는 뜻이지요.

정선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