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

[스크랩] 평소엔 고등학교 선생님 주말엔 농부

곡산 2006. 1. 21. 18:56

      

       여섯평 농막에서 꾸는 3천평 ‘아트밸리’의 꿈

여섯평 농막엔 백일홍이 피어 있었습니다.

맑다 못해 시린 계곡을 따라서는 벌개미취가 한창이었습니다.

초가을 햇살이 완연한 금당산은 마당까지 다가와 산그림자가 됩니다.

화가 부부는 새로운 문화공간을 만들겠다며

시간날 때마다 산동네를 찾아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금당계곡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할 정도로 조용하고 아늑한 곳이었습니다.

 

계곡 아래는 펜션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고

그곳을 찾는 방문객들과 래프팅객들로 늘 붐비는 곳이었는데

조금만 산으로 올라가니 전혀 다른 세상이 있었습니다.

계곡에서 산 쪽으로 올라간 마을에 자리잡고 있는 이선열씨 가족의 주말농장은

금당계곡 속에서 그렇게 한적할 수 없었습니다.
농막을 갖다놓고 농사를 짓고 있는 주변으로 백일홍과 벌개미취가

초가을의 정취를 가득 전해주고 있었습니다.

마당 끝을 돌아가는 산에서 내려오는 물은 맑다 못해 시렸습니다.

여섯 평 농막이 있는 주말농장의 행복

이선열 씨의 직업은 고등학교 미술선생님이며 또한 동양화가입니다.

주중에는 수원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미술을 가르치지만

주말이면 어김없이 농부가 됩니다.

방학만 하면 아예 농부가 되어 금당계곡의 마을에서 삽니다.

아들 둘은 대학을 다니고, 군대 생활을 하고 있어 자기네들의 일로도 바쁘기 때문에

두 부부만 들어와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산 것도 벌써 5년이 돼 갑니다.

자연 속에서 사는 것이 천성적으로 타고났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이선열씨는 개인전을 9회 개최한 중견화가입니다.

경력도 화려해 수원미협지부장과 경기미협지회장을 지냈고 대한민국미술대전과

경기·전남 등 각종 미술대전의 심사위원과 대회장, 초대작가 등을 역임했습니다.

다년간 대학출강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외국 여행을 하며 화가들이 운영하는 소규모 미술관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국내에도 이런 것들이 있었으면 아쉬움이 늘 남아 있었는데

쉽게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정년퇴임하고 난 후 시골에 살면서

외국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작은 미술관을 직접 지어보아야 겠다는 생각으로

금당계곡으로 유명한 평창군 봉평면 유포리에 땅을 3천여평 구입했습니다.

그 땅에 부부가 직접 농사를 지으며 현재 주말농장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집사람과 함께 하니 농사 짓는데 문제 없지 혼자 했다면 못했을 거예요.

전원생활에서는 부부가 함께 해야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습니다.

둘이 있어 여섯 평 농막도 넉넉합니다.”


부인 김영복씨는 인생의 동반자이며 전원생활을 함께 하는 동지입니다.

이렇게 부부가 똑같은 생각으로 함께 전원생활을 하기 때문에

농사를 지어도 힘든 줄 모르고 행복 또한 배가 됩니다.
김영복씨는 봉사단체인 한국청소년마을 경기지회장으로 사회활동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이들 부부가 마련한 터는 금당산의 운무와 단풍이 눈앞에 펼쳐지는 곳으로

그 모습에 반해 땅을 선택했습니다.
금당계곡은 펜션 붐이 일면서 많이 유명해졌습니다.

하지만 펜션붐이 일기 전부터 전원주택지로 관심을 끌던 곳입니다.


계곡이 아름답고 주변에 각종 레저시설들이 많아 일찌감치 전원주택들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고 전원주택단지들도 많이 조성되었던 곳입니다.

그러다 불과 2~3년 사이에 계곡이 펜션들로 빼곡히 들어찼습니다.

영동고속도로 장평 나들목을 나와 우회전하면

곧바로 금당계곡으로 드는 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좌회전을 하여 장평소재지에서 우측으로 가도 금당계곡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 길을 따라 계곡 속으로 들어가면 계곡은 매우 깊고 아직 비포장인 도로가 많습니다.
계곡을 따라가면 장평 대화로 연결되며

안흥을 거쳐 영동고속도로 새말나들목과 만나게 됩니다.

'수려한 자연경관과 래프팅의 명소, 물이 맑고 차며 쉬리의 서식지이다.
평창군 제일의 가을 단풍을 자랑하는 관광명소로

기암괴석과 맑음 물이 계곡을 이루며

그 계곡을 따라 늘어선 철쭉군락과 병풍처럼 드리워진 붉게 물든 단풍

곳곳에 피고 지는 수많은 야생화들, 금당계곡은 말 그대로 자연의 신비 그 자체다.'


평창군 홈페이지에 금당계곡을 소개한 글만큼이나 아름다운 곳입니다.

미술과 여행객이 만날 수 있는 문화공간 꿈

금당산이 눈앞에 펼쳐지는 산마을에

이선열씨가 땅을 구입한 것은 미술을 주제로 한 문화공간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지금은 이동식으로 만든 여섯평 농막을 구입해

농사를 짓기위한 창고 겸 휴식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은 농막이지만 주말농장용으로는 큰 불편 없이 살고 있습니다.

 

정년퇴임을 하게 되면 이곳에 전원주택을 짓고, 미술관과 박물관을 만들고

또한 사람들이 모여 담소도 나눌 수 있는 카페도 지을 계획입니다.
이곳을 문화가 있는 아트밸리로 만드는 것이 이선열씨의 꿈입니다.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를 차곡차곡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작품만으로도 미술관을 만들 수 있겠지만 좀 더 의미를 더하기 위해

다른 화가의 작품 100여점을 이미 구입해 놓았으며

민속품들도 100여점 이상 모아두었습니다.

또한 문화재단을 설립해 주변사람을 참여시킬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서울과 수원에서 아홉 번의 개인전을 열었는데

내년에 10회 개인전을 준비하여 평창에서 개최할 생각입니다.

주제도 평창의 자연풍경으로 할 예정입니다.

단풍이 찾아오는 금당계곡 산간마을 여섯평 농막에서는

그 집 마당에 핀 백일홍처럼 아름다운 화가의 큰 꿈이 익고 있었습니다.
같은 방향을 보고 사는 부부의 행복이 주변의 무수히 핀 들꽃처럼 번져 있었습니다



 
출처 : 블로그 > 흙집마을 | 글쓴이 : 비즈니스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