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기자
- 승인 2026.05.29 18:21
“맛·식감·향까지 설계하는 글로벌 스페셜티 기업으로 도약”

삼양그룹이 일본 5대 향료기업 가운데 하나인 소다 아로마틱(Soda Aromatic)을 인수하며 글로벌 스페셜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낸다.
이번 거래는 삼양그룹 역사상 첫 일본 기업 인수합병(M&A)이자, 식품사업 분야에서 M&A를 통해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삼양그룹은 29일 삼양사 일본법인을 통해 일본 도레이와 미쓰이물산이 보유한 소다 아로마틱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인수 금액은 약 410억엔(한화 약 3,900억원) 규모다. 양사는 오는 6월 말에서 7월 초 사이 관련 행정 절차와 업무 조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설탕·전분당 넘어 ‘향’까지…사업 포트폴리오 대전환
이번 인수의 핵심은 사업 영역의 확장이다. 그동안 삼양사의 식품사업은 설탕, 밀가루, 전분당 등 기초 소재 중심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식품시장에서 경쟁력의 핵심이 단순 원료 공급에서 기능성, 맛, 향, 식감 등 고부가가치 솔루션으로 이동하면서 사업 구조 전환의 필요성이 커져 왔다.
소다 아로마틱은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는 기업이다. 일본 도쿄에 본사를 둔 향료·향장 전문기업으로 식품의 향과 풍미를 구현하는 향료(Flavor), 향수·화장품 등에 사용되는 향장(Fragrance), 그리고 핵심 원료인 락톤(Lactone) 등 아로마케미컬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특히 유제품, 차(茶), 커피 향료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일본 5대 향료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삼양사는 이번 인수를 통해 소재 공급기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고객 맞춤형 식품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진화한다는 구상이다.
향료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제품의 맛과 향은 물론 식감까지 설계하는 토털 솔루션 제공이 가능해지고, 당류 저감 소재와 식이섬유 등 기존 스페셜티 사업과의 연계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111년 업력·고객사 1000곳…아시아 네트워크도 확보
1915년 설립된 소다 아로마틱은 올해로 111년의 역사를 가진 향료 전문기업이다.
일본을 비롯해 중국, 대만,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5개국에 7개 생산기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 세계 식품·화장품·생활용품 기업 1000여 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향료 기술뿐 아니라 광범위한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까지 확보하게 됐다.
특히 일본 시장을 기반으로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향후 북미와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생산기지 구축에 수년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M&A를 통한 시장 진입이 시간과 비용, 리스크를 동시에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기업 인수, 왜 의미가 큰가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한국 기업의 일본 기업 인수 사례 가운데서도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한다.
M&A 분석업체 머저마켓(Mergermarket)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한국 기업의 글로벌 투자 건수는 1만3000여 건에 달했지만 일본 기업 대상 투자는 100건 이하로 전체의 1%에도 미치지 않았다. 일본은 내수 중심 M&A 시장이 발달해 있고 외국계 자본의 진입 장벽이 높아 해외 기업의 인수가 쉽지 않은 시장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삼양그룹의 이번 인수는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일본 시장 내 실질적 사업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평가다.
“글로벌·스페셜티 전략 가속화”…100년 기업의 다음 승부수
삼양그룹은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스페셜티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지속해왔다.
2023년에는 미국·영국·독일에 생산기지를 보유한 스페셜티 케미컬 소재기업 버든트(Verdant)를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글로벌 특수화학기업 루브리졸(Lubrizol)의 제조 및 연구개발 사업장인 ‘루브리졸 엘멘도르프’를 인수하며 글로벌 사업 기반을 넓혀왔다.
정지석 삼양사 식품그룹장 직무대행은 “이번 인수합병은 글로벌과 스페셜티라는 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양사의 기술력과 사업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 식품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글로벌 스페셜티 사업 확대를 위한 추가 투자와 성장 기회를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삼양그룹이 전통 식품소재 기업의 틀을 넘어 향료·향장·기능성 소재를 결합한 글로벌 스페셜티 플레이어로 본격 변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맛과 식감’에 이어 ‘향’까지 확보하면서 식품산업의 부가가치 경쟁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식품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Insight] SIAL 혁신식품상, ‘맛’ 너머의 '가치'를 묻는다 (1) | 2026.06.01 |
|---|---|
| NH오늘농사, 2030과 만났다…농협 ‘그린픽데이’ 성황 (0) | 2026.06.01 |
| ‘귀한족발’ 가맹점 수 부풀렸다…공정위 과징금 2억 (0) | 2026.06.01 |
| ‘손흥민 월드콘.KBO몽쉘’ 축구.야구팬 다 잡자...롯데웰푸드, 스포츠마케팅 총력 (0) | 2026.06.01 |
| “샐러드로도 충분한 한 끼” 써브웨이, 샐러드 10종 리뉴얼로 시장 공략 (0) | 2026.06.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