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 나온 음식만 먹으라고?”… ‘바이블 다이어트’ 유행, 뭘까?

미국에서 성경에 등장하는 음식만 섭취하는 '바이블 다이어트'가 새로운 건강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 식단법은 종교적 신념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결합된 형태인데, 특히 보수 기독교 성향의 도널드 트럼프 지지층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유행의 중심에는 50만 팔로워를 거느린 보수 기독교 성향의 콘텐츠 크리에이터 케일리 번디가 있다. 그는 지난 8년간 저온 살균하지 않은 생우유, 정어리, 전통 방식의 사워도우 빵 등 성경에 나오는 음식만 섭취해왔다고 주장한다.
번디는 이 식단을 통해 피부와 머릿결이 눈에 띄게 좋아졌고 우울증까지 개선됐다고 홍보하며 "죄는 음식을 통해 세상에 들어왔고, 사탄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음식은 내가 사탄과 싸울 수 있는 무기"라고 강조한다.
바이블 다이어트가 트럼프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MAGA 진영에서 파생된 'MAHA(Make America Healthy Again·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담론과 맥락이 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AHA 운동은 비살균 유제품 접근성 확대, 초가공식품 규제 강화, 건강식품 기준 재정립 등을 주장하는데, 이는 바이블 다이어트가 추구하는 방향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바이블 다이어트' 실체는?…알고 보면 '지중해 식단'
거창한 이름과 달리, '바이블 다이어트'의 식단 구성은 영양학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그 내용은 사실상 '지중해식 식단'의 변형에 가깝다. 지중해식 식단은 현재 가장 건강한 식단 중 하나로 꼽힌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결과다. 성경에는 현대적인 과자, 탄산음료, 패스트푸드 같은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경에 언급되거나 당시 사람들이 먹었을 법한 음식은 대부분 통곡물, 발효빵(사워도우), 신선한 채소와 과일, 생선, 올리브유, 견과류 등이다. 이는 지중해식 식단의 핵심 구성 요소와 거의 일치한다.
따라서 '바이블 다이어트'를 충실히 따른다면, 초가공식품 섭취를 줄이고 자연식품 위주로 식사하므로 건강 개선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다만, 지중해식 식단과 결정적으로 다른 지점이자 논란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바로 '우유'를 보는 관점이다. 이들은 현대의 저온 살균(멸균) 우유가 해롭다고 주장하며, 살균 처리를 거치지 않은 '생우유(Raw milk)'를 섭취해야 한다고 고집한다. 하지만 생우유는 식중독 등 안전성 문제 때문에 논란 여지가 있다.
"종교를 상술에 이용" 비판도
'바이블 다이어트' 유행의 중심에 있는 번디는 공인된 영양학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혔음에도, 이를 상업적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성경 슈퍼푸드'라는 디지털 가이드를 28달러(약 3만 8000원)에, 1:1 개인 코칭을 한 달에 약 700달러(약 96만원)에 판매 중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종교적 신념을 상업화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그의 콘텐츠는 온라인 상에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실제로 바이블 다이어트의 식단 내용만 놓고 보면 채소, 과일, 생선, 통곡물 중심이라 건강에 나쁠 것은 없어 보인다. 다만 성경에는 요리 재료만 언급될 뿐 영양 구성에 대한 정보가 없는 만큼, 영양소가 지나치게 편향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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