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에 물 대신 '이것' 넣는다…외국인 K푸드 취향에 '화들짝' [트렌드+]
외국인 대학·대학원생 100명 대상 조사
유학생들 "K푸드 생각보다 훨씬 많아"
'약과=꿀맛 페이스트리' 등 인식 '다양'

서울에 사는 베트남 국적의 20대 유학생 A씨는 한국에 오기 전 K푸드를 '빨갛고 매운 음식' 정도로 생각했다. 떡볶이, 라면, 한국식 바비큐처럼 드라마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주 본 메뉴가 전부여서다. 하지만 실제 한국 식당에선 여러 반찬이 깔렸고 국물 요리도 다양했다. A씨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만 보던 음식 말고도 종류가 정말 다양해서 하나씩 먹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K푸드가 해외에서 확산하려면 '한국적인 맛'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외국인 소비자들은 K푸드를 매운 음식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에 머물면서 직접 먹어본 이들은 반찬과 국물, 단맛과 짠맛, 현지식 변형 가능성을 K푸드의 매력으로 인식했다.
외국인 유학생들 "K푸드, 생각보다 훨씬 다양"
오픈서베이는 18일 'K푸드 트렌드 리포트 2026'을 공개했다. 리포트는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 대학·대학원생 100명 대상으로 지난달 16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조사 결과를 담고 있다. 응답자는 46개국 출신으로 서구권 39명, 아시아권 46명, 신흥권 15명으로 구성됐다. 정량조사뿐 아니라 'K푸드 고관여자' 27명을 대상으로 한 이미지 수집 미션도 진행했다.
조사 결과 한국에 오기 전 K푸드 이미지는 단순했다. 응답자들은 떡볶이·라면, 한국식 바비큐 같은 특정 메뉴를 주로 떠올렸다. '맵고 빨간 음식'이라는 이미지도 강했다. 하지만 한국 거주 이후에는 K푸드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는 응답자는 52명으로 절반을 넘었다. 반찬·국물 요리, 자극적이지 않은 메뉴가 새롭게 인식됐다. 예상 밖의 단맛·짠맛을 언급한 응답도 40명에 달했다.
K푸드의 정체성도 전통 한식에만 갇히지 않았다. 응답자들은 K푸드를 규정하는 요소로 한국적 맛과 풍미(65%), 김치·고추장 등 한국적 식재료 활용(63%)을 가장 많이 꼽았다. 원산지나 '메이드 인 코리아'를 기준으로 K푸드 정체성을 판단하는 응답은 39%, 한국 내 최신 트렌드 반영 여부로 나눈다는 응답은 37%였다. 전통성·역사성은 30%로 비교적 낮았다.
K푸드로 인식하는 범위도 넓었다. 전통 음식이 아니더라도 유행하는 '한국 길거리 음식이나 간식'은 K푸드라는 데 동의한 비율이 74%에 달했다. 외국 회사가 만들었더라도 한국 음식을 충실히 재현했다면 K푸드라고 본다는 응답도 60%를 차지했다. 한국 브랜드가 만들었다면 해외에서 생산된다 해도 K푸드로 본다는 응답은 56%로 조사됐다. 원산지보다 맛과 재현 방식, 한국 식문화 트렌드가 더 중요하게 고려된다는 의미다.
"약과, 꿀맛 페이스트리"…K푸드 인식·활용 '다양'
K스낵은 각국의 익숙한 언어로 다시 해석됐다. 초코파이는 외국인들에게 '마시멜로와 초콜릿이 결합된 부드럽고 만족스러운 디저트'로 인식됐다. 약과는 서구권 소비자에게 '캐러멜라이징된 쿠키'나 '꿀맛이 나는 페이스트리'로 받아들여졌다.
반면 떡볶이는 '매콤함'과 '쫄깃함'이 강하게 각인된 음식으로 지목됐다. 다만 현지에서 비슷한 식감 경험이 적은 경우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 국가별 식문화 맥락에 맞춘 소구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K소스 중에선 간장이 가장 활용도 높은 소스로 꼽혔다. 전체 응답자 중 40%가 간장을 선택했고 고추장은 28%를 나타냈다. 된장·쌈장은 각각 15%, 11%에 그쳤다. 다만 권역별 차이는 있었다. 서구권에서는 간장을 1위로 꼽은 비율이 43.6%로 높았지만 아시아권에서는 고추장이 41.3%로 가장 높았다. K소스를 활용하고 싶은 음식으로는 면·파스타가 54.3%로 압도적이었다. 스프레드·딥 소스 형태를 원하는 응답도 30.9%로 나타났다.
라면은 K푸드 현지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였다. 라면 구매 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제품 설명서에 적힌 그대로 조리한다는 응답은 38.1%에 그쳤다. 기본 조리법에 재료를 추가한다는 응답은 52.4%, 자신만의 방식으로 많이 변형한다는 응답은 31%를 기록했다.
카자흐스탄 응답자는 버터와 마늘, 버섯, 우유, 파마산 치즈, 달걀노른자를 넣어 까르보불닭을 조리한다고 답했다. 미국 응답자는 면을 끓인 뒤 물을 버리고 간장을 넣어 볶음면처럼 먹는다고 했다. 케냐 응답자는 현지 향신료를 라면에 추가하기도 했다.
아시아권 소비자는 K라면을 해산물, 향신료, 유제품과 결합하는 데 적극적이었다. 인도네시아 응답자는 라면에 새우를 넣어 먹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운 짬뽕 같은 해산물 맛을 자국용 제품 아이디어로 제안했다. 말레이시아 응답자는 유부와 채소, 단백질을 넣는 조합을 선호했다. 코코넛 밀크 기반 음식이나 생선 커리를 활용한 라면도 제안했다. 인도 응답자는 가염 버터, 바삭한 타코를 곁들이거나 마살라 풍미를 활용한 라면을 떠올렸다.
신흥권에서는 라면을 국물 요리보다 건식 조리에 가깝게 재구성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포르투갈 응답자는 파스타처럼 국물 없는 방식에 익숙하다면서 계란이나 닭가슴살을 더한다고 답했다. 케냐 응답자는 냉장고 재료로 식당에서 먹었던 라면 맛을 재현하고 케냐식 향신료와 채소를 결합했다.
오픈서베이는 "K푸드의 글로벌 확산은 이미 오랜 흐름"이라며 "한국에서 직접 살면서 K푸드의 심리적·문화적 장벽을 이미 넘어온 'K잘알' 집단의 목소리를 통해 대중시장의 수용가능성을 미리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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