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人워치]무당보다 잘 맞춘다…'트렌드맛집 CU' 만든 그 사람
SNS·트렌드 빅데이터 분석 담당
국내외 트렌드와 F&B 이슈 평가

트렌드 맛집
편의점은 국내 식음료 트렌드의 최전선에 서 있는 채널이다. X(구 트위터)나 틱톡 등 '힙'한 SNS에서 인기가 치솟은 식품이 나타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편의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트렌드를 따르는 게 아니라, 트렌드를 만들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그 중에도 최근 CU의 움직임은 눈부시다.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아니 두 발 앞서 트렌드를 포착한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전국을 뒤흔든 '두쫀쿠' 열풍은 물론, 후속 트렌드였던 버터떡, 하이퍼리얼리즘 아이스크림, 우베, 양즈깐루까지 핫하다 싶은 제품을 가장 먼저 내놓는다.

CU가 남들보다 빠를 수 있었던 건 우연이 아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CX(Costomer Experience)본부 산하에 빅데이터팀을 두고 주요 SNS와 해외 채널 동향 등을 분석해 트렌드가 떠오르기 전 '씨앗' 단계에서부터 포착해 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편의점을 움직이는 트렌드를 찾는 '빅데이터팀'에서는 무슨 일을 할까. 담당자는 얼마나 트렌드에 밝은 '인싸'일까. 지난 18일 전세계 식음료 업계의 가장 '핫'한 부분을 살펴보고 있는 김은미 BGF리테일 빅데이터팀 책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감 아닌 분석
SNS에서 트렌드를 찾는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조회량이 많거나, 리트윗·댓글 등의 피드백이 많은 게시글을 찾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고백하건대, 기자 역시 그랬다. 틱톡이나 쇼츠에 버터떡을 먹는 영상이 많이 올라오는, 소위 '바이럴'이 많이 되면 '아 이게 요즘 트렌드구나'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건 아마추어의 생각이다.
CU의 빅데이터팀이 하는 분석은 이보다 한 발 앞서 있다. 바이럴을 일으킬 수 있는 소수의 게시물이나 상품을 추적하고 그에 대한 반응 등의 데이터 지수를 설계해 등급을 나눈다. 각 제품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고 그 사이에 있는 '큰 맥락'을 찾는 것도 이들의 일이다.

이를테면 '두쫀쿠'의 경우 단순히 달콤한 디저트가 아니라 '겉은 쫄깃하고 속은 바삭한' 식감을 즐기는 디저트다. 앞선 '두바이 초콜릿' 열풍 역시 바삭한 카다이프의 식감이 중요한 포인트였다. 그렇다면 아직 중국이나 일본, 미국 등에서 최근 유행한 '식감 강조 디저트' 중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메뉴를 찾아 선별하고 각 제품 별 성공 가능성을 분석한다.
가장 좋은 예가 두쫀쿠 이후 국내 디저트 시장을 휩쓸었던 '상하이 버터떡'이다. 버터떡은 지난해 초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프랑스의 디저트인 '까눌레'를 중국식 떡으로 변형, 겉면은 까눌레처럼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 대조 디저트다. CU 데이터팀은 이미 지난해부터 이 '버터떡'을 주시했다.

김은미 책임은 "상하이 버터떡은 지난해 초 중국에서 유행을 탈 때부터 알고 있던 메뉴"라며 "두쫀쿠 열풍 이후 시점에 소개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너무 빨라도, 너무 늦어도 소비자들은 반응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판단의 근거는 감이나 취향이 아닌 '분석'이다.
김 책임은 "플랫폼이 노출을 많이 시켜주는 게시물이나 관심도가 집중되는 소수 게시물의 임계점을 측정하는 내부적인 데이터 기준 지수를 설계했다"며 "그 설계에 따라 5등급으로 기준을 나눠서 꼭 출시해야 하는 아이템, 출시하면 반응이 있을 것 같은 아이템 등을 제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렌드+트렌드
최근 들어서는 이런 '트렌드의 시간차'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AI의 고도화로 정보가 실시간으로 유통되며 트렌드 교체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어서다. 어느 한 트렌드가 퍼지면 곧바로 다음 트렌드가 몰려온다. 미국에서 유행하면 곧 한국에서도 유행을 탄다. 이전처럼 긴 기간을 끌고 가는 트렌드를 찾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의 오마카세 트렌드처럼 연 단위로 이어지는 유행은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김 책임은 "점점 짧아지던 유행 주기가 X(구 트위터)의 번역 기능 출시 후 완전히 동주기로 변화했다"며 "한국에서 어떤 트렌드가 인기를 끌면 동시간대에 해외 유저들도 '한국에서 이게 인기래'라고 하며 트렌드를 소개하는 등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편의점 역시 변화해가는 시장 흐름에 맞춰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이전처럼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온 제품을 선별한 뒤 제품화에 나서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다시 한 발을 더 나아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대한 빅데이터팀의 대답은 '트렌드 믹스'다. 예를 들어 최근 트렌드인 '아그작(케이크나 빵 위에 초콜릿이나 설탕 코팅을 씌운 뒤 부숴서 먹는 방식의 디저트)'과 우베를 결합해 '우베 아그작 빵'을 만드는 식이다.
김 책임은 "트렌드 주기가 너무 짧아지니 트렌드와 트렌드를 결합해 더 강렬하게 만드는 방향"이라며 "SNS의 힘이 워낙 강해져 구조적 개선이 없는 한 이 형태로 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었다면, 앞으로의 트렌드 역시 예측할 수 있을 터. 당장 눈 앞으로 다가온 올 여름에는 어떤 트렌드가 떠오를까. 그는 앞서 이야기한 '트렌드 믹스'가 면류와 결합한 제품, 제철 코어의 연장선에서 '제철 과일 코어'가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편의점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면류와 다른 재료의 믹스 조합이 알고리즘을 타고 있고, 중국에서 과일 굿즈, 구아바 같은 과일들이 새로이 인기를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책임은 "불닭 냉면이라든지 토마토 탕면, 콩국수에 다른 가루를 섞는 등의 믹스 형태가 계속 나올 것"이라며 "여기에 제철 과일 코어 트렌드가 더해지며 과일 굿즈나 수박, 구아바 같은 과일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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