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분석,동향

불확실한 미래에 ‘검증된 제품·가성비·집밥 경제’ 주목

곡산 2026. 4. 20. 21:54
불확실한 미래에 ‘검증된 제품·가성비·집밥 경제’ 주목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6.04.20 07:56

식품·외식 관통할 9가지 키워드…경쟁력 검증된 ‘경력 상품’ 출시로 리스크 줄이기
초절약 대세…젊은 층 ‘스내킹’ 겨냥 24시간 공략
‘집밥 경제’ 시간·비용 절감…다이소, 과자·간식 매장 부상
외국인 K-푸드 투어에 레시피 연구…성장 모멘텀 역할
상품·서비스 중개 AI, 비즈니스 대상으로 재정의해야
​​​​​​​최현주 삼성웰스토리 FD마케팅그룹 프로 발표
 

불황이 장기화되고,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식품·외식산업도 R&D를 통한 신제품보다는 이미 검증된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고, 집밥을 선호하는 소비자 니즈에 맞춰 관련 제품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 또 고물가시대에 지갑을 쉽게 열지 않는 소비자들을 위한 가성비 제품이 시장을 점령하고 있고, 식사를 간식처럼 즐기는 스내킹의 출연도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주 소비층인 MZ세대를 중심으로 IP 산업을 활용한 마케팅이나 AI가 전면에 나서고 있고, 환율과 관세 등의 이슈로 해외 생산을 늘리는 기업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10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6 삼성웰스토리 푸드페스타’에서 최현주 삼성웰스토리 FD마케팅그룹 프로는 작년부터 식품·외식 시장에 변화를 읽을 수 있는 9가지 키워드 트렌드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22억 개의 데이터 분석 그리고 전문가의 인터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불확실한 미래와 고물가에 대응해 ‘가성비·집밥·검증된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트렌드가 확산됨에 따라 식품·외식업계는 IP 마케팅과 AI 활용 및 해외 생산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사진=식품음료신문)

 

경력상품

첫 번째 키워드는‘경력 상품’이다. 과거 매출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리스크를 줄여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재출시 상품을 의미한다. 업계는 불황이 장기화되자 신제품보다는 이미 검증된 상품을 되살리기 시작했다.

 

최 프로는 “2021년부터 국내 식품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을 보면 평균 5% 미만이다. 안정적이면서도 효율적인 경영을 추구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이들 기업은 과거의 잘 나갔던 브랜드들을 통합해 인프라를 통합시키고 전반적인 원가를 절감시켜 경영 안정으로 활용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 삼양식품, 빙그레, 해태제과, 오뚜기 등이 단종됐던 제품을 재출시하며 브랜딩을 강화했고, 외식기업도 상품 단종과 재출시를 반복하며, 화제성을 높이는데 집중했다.

 

최 프로는 “최근 식품·외식기업의 경영 활동은 생존과의 싸움이라고 볼 수 있다. 고물가 시대 소비자들은 영업 안정, 경영 안정이 된 브랜드 과거의 이미지를 쫓고, 맛과 품질이 보장된 상품에 열광을 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무조건적인 생산과 확장보다는 안정적인 매출을 위한 경영 그리고 과거의 명성을 찾는 브랜드, 아이템, 전개 수단 등 경쟁력을 찾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집밥경제

다음 키워드는 ‘집밥경제’다. 식사의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로 인해 서비스가 발달하며 만들어지는 산업 변화를 의미한다. 소비자가 시간과 비용을 줄여주는 집밥을 찾자 간편한 집밥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

 

단 과거 집밥은 어머니의 시간과 정성을 들인 한 상이라면 요즘 집밥은 시간과 노동을 최소화하면서 함께 즐기는 한 끼로 바뀌었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레시피 연관 검색 키워드 양을 보면 전년 대비 45% 늘어났고 작년 한 해 동안에도 85% 이상 증가했다.

 

최 프로는 “이러한 데이터는 소비자들의 경제적인 이유로 집에서 밥을 먹는 현상이 많이 늘고 있음을 나타낸다. 레시피라는 키워드 자체가 경제적으로 나오는 해결책인 것이다. 맛있는 것도 좋지만 어떻게 하면 좀 더 값싸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소비자들한테 더 강력한 콘텐츠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파생된 현상이 ‘소분 모임’이다. 생필품 같은 식재료와 반찬 같은 조리 식품들을 구매자들이 모여서 나누고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는 모임이다. 식재료 값이 오르면서 소비자들끼리 이렇게 모여서 구매하는 활동이 최근에 굉장히 많이 활발해지고 있다.

 

정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가계 지출이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집밥경제’는 올 하반기에도 식품·외식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 프로는 “앞으로 외식과 식품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무조건 외식 간편식, HMR만 생각하지 말고 집밥을 집에서 더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외식 같은 경험, 외식 다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까지 신경 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초미세가격

세 번째 키워드는 ‘초미세가격’이다. 말 그대로 지갑을 열게 하는 가격으로 최저가 경쟁에서 초저가까지 극한의 가격 경쟁을 의미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MZ세대와 알파 세대 같은 경우에는 ‘욜로’ 문화가 대세였지만 지금은 초절약이 이들의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이들의 SNS 언급량을 보면 갈수록 ‘플렉스’ ‘욜로’ 등은 감소하는 반면 초절약, 무지출, 소식 소비 등의 단어 언급량은 전년과 비교해 85% 증가했다.

 

이에 유통업계에서는 초가성비 PB 상품을 지속 확대하고 있고, 특히 ‘1000원’ ‘990원’ 등 가격을 전면에 내세운 마케티이 한창이다.

가격과 관련해 가장 두각을 보이는 곳이 다이소다. 소비자들의 SNS 키워드를 살펴보면 ‘다이소 자취생 가성비 음식’ ‘학부모 가성비 간식’ ‘다이소 과자 맛집’ 등 이제는 식품을 굉장히 싸게 파는 곳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이소의 핵심 전략은 ‘가격 역설계’다. 원가에 마진을 붙여 판매가를 설정하는 게 아니라 역으로 경쟁력 있는 팔릴만한 제품의 판매가를 먼저 결정한 후 역으로 원가와 마진을 설정하는 전략이다. 최근 외식업계에서도 이러한 ‘가격 역설계’를 활용하는 추세다. 합리적 가격을 간판 전면에 내세우며 소비자의 매장 유입을 유도하는 마케팅이 한창이다.

 

대표적인 것이 ‘컵푸드’인데, 판매가를 낮추기 위해 내용물을 줄인 대신 ‘컵포장’을 활용해 휴대성과 SNS 콘텐츠 요소를 함께 제공, 호텔 빙수와 유사한 화제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올데이 올라운더

네 번째는 ‘올데이 올라운더’다. 소비자의 24시간을 공략하는 것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단어가 ‘스내킹’이다. 스낵에 ing를 붙인 단어로, 식사를 간식 먹듯이 가볍게 때우는 라이프스타일을 의미한다.

 

최 프로는 “사실 MZ세대, 알파 세대의 경우 아침, 점심, 저녁 구분이 없다. 내가 원할 때 내가 먹고 싶은 방식으로 먹는 게 요즘 세대의 식사다. 이처럼 식사생활이 초개인화된 추세 속에서 기업들의 전략도 많이 달라지고 있는데, 이러한 스내킹 트렌드를 굉장히 잘 활용하고 있는 곳이 패스트푸드 업계”라며 “이들 기업은 최근 식간 시간대를 공략하고 있다. 매출이 없는 시간대에 추가적인 메뉴를 제공하고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들의 매장 유입을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성인 10명 중 3명이 초콜릿이나 과자로 식사를 대신한다고 응답했다. 이에 제과·제빵업계에서는 최근 식사형 기호 식품을 론칭하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IP 유니버스

다음 키워드는 ‘IP 유니버스’다. 캐릭터를 기반으로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소비자를 더 몰입하게 만드는 브랜드 마케팅을 의미한다.

 

최 프로는 “요즘 외식 맛집들이 상향 평준화돼 더 이상 맛만으로는 승부하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 때문에 일부 브랜드에서는 ‘서사형 메뉴’라는 것을 전개하기 시작했는데, 영화나 게임 등을 접목해 마치 소비자 본인이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몰입감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IP 마케팅과 관련 최근 가장 핫한 곳 중 하나가 ‘대전’이다. ‘노잼도시’라는 이미지 탈피를 위해 지역 대표 캐릭터인 ‘꿈돌이’를 활용한 식품을 개발해 주목을 끌었다. 이중 꿈돌이 라면은 출시 4개월 만에 판매량 100만개 돌파. 소비자들은 꿈돌이를 찾아 대전으로 이동, 현재 꿈돌이ip 식품은 상징성을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K-푸드 투어

여섯 번째는 ‘K-푸드 투어’다.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를 테마로 한 여행 코스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이중 K-푸드 핵심 콘텐츠가 된 명동이나 한강 등은 매장 식품 MD 강화 및 체험 공간을 운영하며 적극적으로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최 프로는 “미국 소비자들의 한국 라면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 이제는 브랜드를 넘어 레시피를 연구해 요리하는 것까지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일상생활 속 K-푸드가 유입된 것으로, K-푸드의 성장 모멘텀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의미를 한다”고 말했다.

 

B2AI

일곱 번째 키워드는 ‘B2AI’다. 비즈니스 투 AI라는 말의 약자로, 기업이 AI를 비즈니스 대상으로 재정의하고 고객, 파트너처럼 다뤄 경쟁 우위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AI를 고객으로 정의한다는 것은 AI가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에게 중개하고 추천하는 유통채널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최 프로는 “아직까지 식품·외식업계에서는 AI에 대한 대처가 부족하다. 소비자들의 검색 비중이 높다는 것은 외식 소비의 변화를 의미한다. 소비자만 설득할 것이 아니라 AI라는 새로운 고객을 만족시키는 전략도 동시에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네이션 밸런싱

그 다음 키워드는 ‘네이션 밸런싱’이다.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서 수입 원재료비와 관세로 인해 환해지 전략이 기업 실적을 가르는 핵심 역량으로 부상했다. 주요 기업은 환차손 영향을 줄이기 위해 현지 생산 비중 확대, 수출 시장·공급망 다변화 등 경영을 전개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이 베트남 공장 생산을 늘리고, 유통업계가 동남아 등 아시아에서 북미로 판로를 넓히는 것이 이러한 이유에서다.

최 프로는 “국내 브랜드들의 해외 시장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국내 시장의 불확실성과 인구 감소에 따른 내수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매출 비중을 공격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국내에서 쌓은 운영 노하우와 한국적인 맛을 바탕으로 각 국가별 현지화 전략을 어떻게 균형 있게 가져가느냐가 네이션 밸런싱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엑시프트

마지막 키워드는 ‘엑시프트’다. 매각을 목표로 하는 기업이 사업을 확장하는 추세로 전환하고 있다.

경기 둔화와 산업 규제 강화로 국내 외식기업의 벨류에이션은 낮아지고 M&A 시장이 냉각되자 엑시트가 어려워지고 있다.

최 프로는 “최신 M&A 사례를 분석한 결과 ‘글로벌 성장 잠재력’이 기업이 밸류에이션 포인트로 작용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글로벌 성장 잠재력을 증명할 수 있는 사업 전개가 향후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