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열전

[돋보기] 네슬레의 캡슐커피 장벽, '토종' 동서 카누가 균열 낼까

곡산 2026. 4. 17. 07:45

[돋보기] 네슬레의 캡슐커피 장벽, '토종' 동서 카누가 균열 낼까

신현숙 기자입력 2026. 4. 16. 05:00
'네스카페·네스프레소' 네슬레코리아 80%가량 차지
'카누 바리스타' 출시 3년여 만에 누적 매출액 1000억
홈카페 성장 속 B2B 구독형 커피 솔루션 서비스 '눈길'
고객이 지난해 서울 종로구 북촌에서 진행된 플래그십 스토어 '카누 캡슐 테일러 in 북촌'에서 카누 바리스타 전용캡슐을 보고 있다. [사진=동서식품]

 

동서식품이 '맥심'과 '카누'로 대표되는 스틱커피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캡슐커피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당시 급성장했던 홈카페 수요가 최근 재택근무 재부상 가능성과 맞물려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캡슐커피 브랜드 '카누 바리스타(KANU BARISTA)'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모습이다.

특히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 등을 통해 네슬레를 비롯한 외국산 주도의 캡슐커피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닐슨테이터 기준(2024년)으로 동서식품은 국내 스틱커피 시장 절대강자다. 점유율에서 인스턴트커피 제조사 82%로 1위, 조제커피 90%로 이른바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 압도적 우위)'이다.

하지만 캡슐커피 시장에선 분위기가 다르다. 현재 '네스카페 돌체구스토'와 '네스프레소' 등의 브랜드를 보유한 네슬레코리아가 8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슬레는 2007년 국내에 캡슐커피를 처음 선보이며 시장을 주도해왔다. 후발주자이자 토종 브랜드인 동서식품의 카누 바리스타는 10%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 외 일리, 라바짜 등 글로벌 커피 브랜드들이 즐비한 상황이다.

동서식품은 4년여 간의 R&D(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2023년 2월 프리미엄 캡슐 커피 브랜드인 카누 바리스타를 선보였다. 코로나가 한창일 때 홈카페 수요가 늘어난 점을 겨냥해 집에서 프리미엄 아메리카노를 즐긴다는 콘셉트로 기존 에스프레소 캡슐 대비 1.7배 많은 9.5g 원두를 담으며 차별화했다.
동서식품 '카누 바리스타' 머신. [사진=동서식품]

당시 네슬레를 필두로 외국산 캡슐커피가 장악한 시장을 토종 브랜드 카누가 균열을 깰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컸다. 한편으로는 스틱커피 시장을 주도한 동서식품 입장에선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동력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주 수익원인 믹스커피 시장이 차츰차츰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국내 믹스커피 시장(소매 기준) 규모는 2012년 1조3000억원대에서 2023년 9000억원대로 1조원을 밑돌았다. 인스턴트커피 시장 역시 3000억원대에 정체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캡슐커피는 동서식품 외형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 회사의 매출액(개별기준) 추이를 보면 캡슐커피 출시 전인 2022년 1조6109억원에서 캡슐커피를 출시한 △2023년 1조7514억원 △2024년 1조7865억원 △2025년 1조8061억원으로 꾸준히 커졌다.

카누 바리스타 출시 당시 라이트·미디엄 2종 등을 포함해 총 8종이던 전용 캡슐은 현재 16종으로 늘었다. 캡슐커피 머신도 어반·브리즈·페블 3종으로 운영 중이다. 제품 라인업의 다양화와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카누 바리스타 캡슐커피는 지난해 기준 누적 매출액 1000억원을 달성했다.

국내 캡슐커피 시장 규모는 업계 추산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1000억원 수준에서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홈카페 수요 확대로 2022년 4000억원을 웃돌았다. 최근에는 5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추정된다.

올 들어 중동 전쟁 여파로 재택근무 재도입 논의가 부상하면서 캡슐커피 수요가 더욱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고유가 대응 차원에서 출퇴근 시간대 혼잡 완화를 위해 공공기관 재택근무와 유연근무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업들도 고유가가 장기화 될 경우 동참할 여지가 크다. 홈카페 소비가 다시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관심을 끄는 대목은 후발주자인 동서식품이 네슬레 중심의 캡슐커피 시장에서 어떻게 '토종의 힘'을 보여줄지다.

동서식품은 이달 기업용 커피 솔루션 '카누 비즈니스'를 출시하며 B2B(기업 간 거래) 시장 공략에 나섰다. 카누 비즈니스는 기업 규모와 사무환경에 맞춰 머신 설치, 캡슐 정기 배송, 운영 컨설팅 등을 제공하는 맞춤형 서비스다. 기존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구독형 솔루션 형태로 기업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국내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에 대응토록 제품 라인업을 지속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카누 바리스타는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풍부한 맛의 카페 퀄리티 아메리카노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이라며 "앞으로도 소비자들의 다양한 커피 취향에 맞는 캡슐과 머신을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