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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덕의 맛 아십니까’…“건강·다이어트 대신 자극” 日 흔드는 ‘보상 소비’ 열풍

곡산 2026. 3. 22. 11:12

‘배덕의 맛 아십니까’…“건강·다이어트 대신 자극” 日 흔드는 ‘보상 소비’ 열풍

곽선미 기자입력 2026. 3. 21. 09:48
배덕의 짬뽕. 링거하트 홈페이지 캡처

 

건강 지상주의에 지친 일본 소비자들 사이에서 열량과 영양 성분을 따지지 않고 말초적인 맛과 쾌락에 집중하는 ‘보상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이른바 일탈적 성격의 ‘길티(guilty·죄악감) 소비’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고칼로리, 고당분 식품이 건강에 해롭다는 측면에서 이 같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8일(현지시간) 시장조사 기관인 후지경제 자료를 인용해 일본 내 ‘길티 식품’ 시장 규모가 2019년 3조4000억엔(약 32조원)에서 2024년 4조1000억 엔(약 38조5000억 원)으로 성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해 헬스케어 시장 규모인 2조8000억 엔(약 26조3000억 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길티 소비의 확산은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도 나타난다. 길티 소비 형태로 먹거리를 살 경우 ‘건강에 대한 맛있는 배신’, ‘다이어트를 배신하는 맛’ 등을 의미하는 ‘배덕(背德·도덕적으로 어그러진)’이라는 표현을 쓰며 상황을 전하고 있다.

 

식음료 기업들도 이런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는 중이다. 최근 신제품을 출시한 산토리식품 인터내셔널은 “20~30대 젊은 층이 탄산음료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달래는 수요’를 겨냥했다고 부연했다.

 

외식 및 유통업계에서도 ‘배덕’ 콘셉트를 차용하고 있다. 짬뽕 전문점 링거하트는 돼지 지방과 마늘을 듬뿍 넣은 ‘배덕의 짬뽕’을 선보였으며, 덮밥 체인 마쓰야는 마요네즈를 활용한 고칼로리 메뉴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편의점 패밀리마트 역시 대용량·고열량 구성을 내세운 ‘배덕 편의점 도시락’ 시리즈를 출시해 20~50대 남성은 물론 여성 소비자층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길티 소비 현상은 “현대 사회의 폐쇄성과 스트레스에 대한 심리적 분출”이라고 분석했다.

 

이카리 도모코 메이세이대 부교수는 “사회적 규범을 완벽히 따르려다 발생하는 스트레스를 가끔의 ‘죄악감 있는 소비’로 해소하는 것”이라며 “비교적 낮은 비용과 위험으로 쾌락을 얻을 수 있는 효율적인 행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