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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맥주, ‘V자 반등’…가격 경쟁 속 다양성으로 시장 공략

곡산 2025. 6. 8. 08:34
수입맥주, ‘V자 반등’…가격 경쟁 속 다양성으로 시장 공략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6.05 07:56

작년 수입액 2억5350만 불로 2년 연속 성장
아사히 등 일본 맥주 8530만 불로 1위 차지
유럽 맥주 고유의 맛·향 강조로 꾸준한 인기
칭따오 등 중국산 마케팅 강화 MZ세대 공략
 

국내 수입맥주 시장이 엔데믹 전환과 맞물려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다시금 활기를 되찾고 있다. 다양한 국가의 제품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특히 일본 맥주의 눈부신 부활과 편의점을 중심으로 한 지속적인 가격 경쟁이 시장의 주요 특징으로 부상했다. 소비자들의 취향 또한 다변화되면서 새로운 스타일의 맥주들이 꾸준히 소개되며 시장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작년 국내 맥주 수입액은 2억5350만 달러, 수입량은 29만5400톤(약 2억9540만 리터 추정)을 기록하며 최근 5년 내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는 2022년 수입액 1억9622만 달러, 수입량 22만9090톤으로 주춤했던 시기를 지나 2023년(수입액 2억3973만 달러, 수입량 27만6422톤)부터 본격적인 반등에 성공, 2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간 결과다.

 

유통가는 편의점을 중심으로 '4캔 만원' '4캔 만이천원' 등의 할인 행사를 진행해 수입맥주 소비의 주요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가성비 좋은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소비자들의 취향도 점차 다변화되는 추세다. 단순히 라거 스타일을 넘어 에일, IPA, 밀맥주 등 다양한 스타일의 맥주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으며, 새로운 국가의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엔데믹 전환 후 국내 수입맥주 시장은 일본 맥주의 눈부신 부활, 편의점 중심의 가격 경쟁, 소비자 취향 다변화를 특징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며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사진=식품음료신문)
 

아울러 이러한 시장 회복세의 중심에는 '일본 맥주의 부활'이 자리 잡고 있다. 2019년 일본 상품 불매 운동 이후 수입이 급감했던 일본 맥주는 2023년부터 눈에 띄게 수입량을 회복하기 시작하여, 2023년과 2024년에는 수입맥주 시장에서 다시 선두권으로 올라서는 저력을 보였다. 작년 일본 맥주 수입액은 약 8530만 달러, 수입량은 약 8만6205톤에 달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약 5552만 달러) 대비로도 큰 폭으로 성장한 수치다.

 

이는 아사히, 삿포로, 기린 등 주요 일본 맥주 브랜드들이 적극적인 마케팅과 함께 공급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일본 맥주 브랜드들이 엔데믹 이후 한국 시장 공략을 위해 주요 상권의 음식점과 협력해 시음회 및 팝업스토어를 여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증가하는 수요에 맞춰 공급 물량을 확대한 것도 주된 요인이다.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한 할인 행사가 지속되면서 일본 맥주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특히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과 같은 특정 제품의 폭발적인 인기가 일본 맥주 전체의 수입량 증가를 견인했다. 이 제품은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아사히는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품귀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작년에는 한국 시장으로의 공급 물량을 대폭 늘렸다. 또 ‘아사히 쇼쿠사이(食彩)’ 등 프리미엄 라인업을 새롭게 선보이거나, 기존 수퍼드라이의 다른 패키지(병, 일반캔)에 대한 마케팅도 병행하며 다양한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다.

 

삿포로 일본 맥주를 수입하는 매일홀딩스의 자회사 엠즈베버리지도 국내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2024년 하반기부터 일부 지역에 삿포로 맥주를 테마로 한 팝업 레스토랑이나 브랜드 체험존을 운영하며, 음식과의 페어링을 강조하고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으며, 국내에 첫 생맥주 펍 매장을 선보일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6월 1일에는 당질과 퓨린을 70%씩 줄여 지난해 4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한정 상품으로 출시됐을 당시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조기 완판되기도 했던 ‘삿포로 생맥주 70’을 국내에 정식 출시했다.

유럽 맥주의 인기도 여전하다.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폴란드, 체코 등 전통적인 맥주 강국들의 제품들은 높은 선호도를 바탕으로 꾸준한 수입량을 유지하며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다양한 스타일과 프리미엄 이미지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하이네켄코리아는 오리지널 제품 외에도 ‘하이네켄 실버’ ‘하이네켄 0.0(논알코올)’을 통해 국내 시장을 공략 중이다. 기존 오리지널보다 가볍고 청량한 맛의 '하이네켄 실버'를 통해 MZ세대를 적극 공략하고,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에 맞춰 '하이네켄 0.0'의 마케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또한 오비맥주(AB InBev)가 수입·공급하는 ‘스텔라 아르투아’ ‘호가든’ 역시 고급 레스토랑, 다이닝바와의 협업을 통해 스텔라 아르투아가 음식의 맛을 한층 끌어올리는 '푸드 페어링'에 적합한 맥주임을 강조하고, 도심 속 루프탑이나 플라워 카페와의 협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다.

이 외에도 체코의 필스너 우르켈, 코젤, 독일의 파울라너, 에딩거 등도 각각의 브랜드 스토리와 특색을 살린 마케팅 활동을 통해 한국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전반적으로 유럽 맥주들은 자국의 문화와 역사, 그리고 제품의 고유한 맛과 향을 강조하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칭따오를 중심으로 한 중국 맥주 역시 특유의 맛과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에서 꾸준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한국 시장에서의 중국 맥주 마케팅은 칭따오가 압도적으로 주도하고 있으며, '푸드 페어링'을 중심으로 한 생활 밀착형 마케팅, 캐릭터를 활용한 MZ세대 공략, 그리고 논알콜릭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 맥주에 대한 거부감은 장애물이 되고 있다. 2023년 중국 산둥성 핑두시의 맥주 공장에서 한 남성이 맥주 원료인 맥아에 소변을 보는 장면이 확산하면서 위생 문제가 불거진 바 있기 때문. 이러한 여파로 2023년 1분기 175억 원 규모로 수입 맥주 1위를 지쳤던 중국 맥주는 올해 1분기 4위에 머물렀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수입맥주 시장은 과거의 폭발적인 성장기를 지나 안정적인 회복 및 성장 단계에 접어들었다. 엔데믹 전환에 따른 유흥 시장의 일부 회복과 가정 시장에서의 꾸준한 소비가 맞물리면서 나타난 결과"라며 "국가별 경쟁 구도 변화와 소비자들의 다변화된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