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4.24 09:54
전 세계적으로 초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커지면서 육류 시장에 변화가 일고 있다. 소비자들은 건강을 중시하며 고단백, 저당 식품을 선호하는 한편,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육류 제품을 찾고 있다. 이에 육류 업계는 최소한의 가공을 거친 프리미엄 제품, 업사이클링 육류, 대체 단백질 개발 등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향후 육류 시장은 이러한 소비 트렌드 변화와 함께 무역 정책, 환경 규제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보드 비아 아일랜드 식품청이 개최한 ‘유럽 소고기, 아일랜드의 자연에서 온 소고기 세미나’에서 ‘국내외 육류 시장의 트렌드와 미래’에 대해 발표한 민텔코리아 CS데이터팀 이서윤 과장은 “유럽을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초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뉴스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초가공식품에 대한 정보를 접하면서 건강에 대한 염려를 나타내고 있으며, 실제로 국내 소비자 3분의 1 이상이 고도로 가공된 식품 및 음료를 섭취하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해외에서는 최소한의 가공을 거친, 최대한 원형 그대로를 유지한 육류 제품이나 가공 과정을 최소화한 프리미엄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유럽의 경우 소비자들이 육류 소비에 대해 ‘Less-but-Better’와 같은 양보다는 질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품질이 높은 제품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고 있으며, 육류 업체에서는 최소한의 가공으로 생산된 고품질의 무항생제 등과 같은 클린함을 강조한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원육 형태 제품 출시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과장의 발표에 따르면 초가공식품에 대한 우려에 앞서 식생활의 건강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높아지면서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식품 구매 시 고단백 함량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의 33%, 미국 소비자의 72%가 가공육보다 원육이 건강에 더 좋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조사됐다.
이러한 트렌드에 발맞춰 육류 브랜드들은 초가공식품에 대한 우려에 대응하여 최소한의 가공을 강조하거나 원육 판매를 늘리고 있다. 해외에서는 40g의 단백질을 제공하고 저당임을 강조한 고단백 랩 제품과 같은 간편식 제품이 출시되고 있으며, 국내 유제품 시장에서도 고단백 제품의 출시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이 과장의 설명이다.
소비자들이 육류 제품 구매 시 양보다 질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가정에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고품질 프리미엄 육류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에어프라이어 보급 확대와 집에서 식사하려는 니즈 증가도 프리미엄 간편식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육류업체들은 차별화된 조리법, 마리네이드, 소스 등을 활용해 프리미엄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한편 아시아에서는 비용에 민감한 소비자와 1인 가구의 증가에 따라 소포장이 주목받고 있으며, 육류 생산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부가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고단백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 소비자는 식품 구매 시 과일·채소 섭취, 고단백, 저당, 저칼로리 순으로 고려하며, 고단백 식품에 대한 선호도는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의 젊은 소비자들은 고단백 식품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혈당 조절을 위해 단백질 위주의 포만감을 주는 아침 식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단백, 소포장 형태의 식사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육류업체들은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또한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지속가능한 식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소비자의 환경에 대한 우려에 대응하여 지속가능성에 주목하면서 무항생제·호르몬 클레임 등 클린함을 강조한 제품 출시가 증가하고 있으며, 라틴아메리카의 생산자들은 무항생제 클레임을 사용하면서 현지의 육가공이 지나치게 가공된 것이라는 인식에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환경세 및 건강세 도입으로 인해 육류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동물 각 부위를 최대한 활용하는 ‘Nose-to-Tail’ 방식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이 과장은 전망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가축의 배설물에 대한 탄소세를 도입하고 있으며, 이는 육류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비인기 부위나 업사이클링 부위를 활용한 제품 개발을 촉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불확실성 등 정치적 이슈 또한 육류를 포함한 세계 무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가 간 무역 정책 변화, 배양육 및 곤충 단백질 등 신식품에 대한 제도 개선 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과장은 “국내에서는 미국과 호주 다음으로 유럽에서 소고기 수입 허용이 확대되고 있으므로 국내 육류 소비자들의 입맛과 소비 트렌드에 맞는 제품 출시가 필요해질 것”이라면서 “국내 소비자에게도 양질의 단백질 섭취가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고 있으며, 경제적 불확실성과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비행태로 인해 소포장 형태와 간편성을 갖춘 제품 출시가 지속될 것이므로 향후 5년 동안 가공육 브랜드들은 정부와 소비자 사이에서 보다 온건한 중간 지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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