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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린이 우유, 수입 브랜드도 경쟁 가능

곡산 2024. 6. 30. 07:41
중국 어린이 우유, 수입 브랜드도 경쟁 가능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6.28 10:55

건강성 내세워 시장 확대…작년 7조200억 원대로 5% 성장 예상
가격보다 성분 확인…고칼슘·고단백 제품 등 인기
온라인서 비교 쉬운 오프라인으로…60%로 우위
외국산 앵커·A2 등…콜드 체인 활용 땐 유통 원활
온·오프라인 경험 많은 현지 벤더와의 협력 유리

우유가 중국 유제품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비교적 인지도가 낮았던 어린이 우유가 최근 건강성을 강조하면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일반 우유보다 경쟁력이 높고 수입 브랜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코트라 톈진무역관이 인용한 토오바오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무설탕과 제로칼로리 등 건강 식습관이 유행하면서 중국 학부모들도 자녀의 영양소 섭취를 위해 맛보다는 인공첨가물을 함유하지 않은 어린이 우유를 더 선호하고 있다. 이에 시장도 계속 커져 2023년 중국 어린이 우유 시장은 전년 대비 4.5% 늘어난 약 7조267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2027년까지 매년 5%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자료: 토우바오연구원

사실, 2020년 이전 중국 유명 유제품 회사에서 출시한 어린이 우유에는 설탕과 식용향료 등 첨가물이 많이 사용됐다. 하지만 2021년부터 중국 정부가 학생들의 우유 마시기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첨가물이 많은 우유의 위해성을 알리기 시작했다. 또 현지 언론들도 “설탕과 향료를 첨가한 유제품은 우유가 아니라 음료”라고 강조하며 생우유만 들어간 어린이 우유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나갔다. 이후 수입 브랜드를 비롯한 많은 유제품 브랜드가 건강한 어린이 우유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을 넓혀 가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들의 구매습관도 변했다. 먼저, 이전에는 가격에 따라 우유 구매를 결정했다면 최근엔 함유 성분을 기준으로 우유를 구매하고 있다. 징동닷컴 조사에 따르면 46%의 학부모는 어린이 우유를 구매할 때 1순위로 우유의 영양성분을 본다고 답했으며, 가격과 브랜드를 1순위로 꼽은 학부모는 각각 18%와 11%에 불과했다.

또 우유의 주요 소비 채널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오프라인 판매채널의 비중이 60%를 차지한다. 현지 유제품 관련 한 애널리스트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온라인보다 성분을 더 직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으며, 온라인보다 더 신선한 우유를 구매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유제품 중 비교적 인지도가 낮았던 어린이 우유는 2023년 들어 오프라인에서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중국 어린이 우유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시장성은 물론 수입 브랜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현지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우유 제품들.(사진=각 사)

◇인기 제품과 브랜드

2023년 기준 중국에서는 10여 개 브랜드에서 30여 종의 어린이 우유를 판매하고 있으며 2024년 들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중국에서 어린이 우유란 어린이들의 발육에 필요한 영양소를 생우유에 추가하고 어린이들이 일반 우유보다 더 쉽게 소화할 수 있도록 만든 유제품을 말한다. 유통기한은 15일부터 300일까지 있으며 타겟 연령층은 4~12세이다. 중국에서 유명한 현지 브랜드는 멍니우와 이리 등이며 대표적인 수입브랜드로는 앵커, A2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앵커의 ‘고칼슘 어린이 우유’가 최근 인기다. 뉴질랜드 기업인 앵커는 2020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DHA가 첨가된 어린이 우유 선물 세트를 출시했다. 휘핑크림, 크림치즈 등 베이킹 원료로 잘 알려진 앵커는 유명한 중국 애니메이션 캐릭터 제작사와 협력해 캐릭터가 삽입된 포장을 만들기도 하며 많은 인기를 끌었다.

현재 앵커가 출시한 고칼슘 어린이 우유는 티몰에서 50만 세트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앵커는 포장 앞면에 ‘비타민 A, 비타민 D 첨가’라고 표시하고 제품 상세 페이지에는 어린이 우유 1병에 들어가는 칼슘, 단백질 함량을 이해하기 쉽게 표기했다.

더 랜드의 어린이 우유도 주목받고 있다. 2018년 중국에 진출한 더 랜드는 알리바바가 직접 투자한 식품 브랜드이다. 알리바바는 중국 항공사와 협력해 72시간 만에 뉴질랜드 농장에서 중국 소비자까지 유제품을 배송할 수 있는 물류 채널을 구축했다. 더 랜드는 2020년 중국수입박람회에 참가한 이후부터 판매가 더욱 빠르게 늘어났고 판매 제품군을 늘려나가기 시작했다. 더 랜드는 일반 우유의 A1 단백질보다 흡수가 더욱 쉬운 A2β 단백질을 주로 사용했으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고단백 어린이 우유로 알려지며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고 있다.

이처럼 중국 우유 시장에서 어린이 우유가 빠르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가운데 현지에서도 향후 시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무역관이 접촉한 한 식품유통 관계자는 "다양한 영양소를 첨가한 어린이 우유는 일반 우유보다 시장 경쟁력이 높으며 수입 브랜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유통기한이 비교적 긴 제품을 도입하면, 콜드체인 물류와 창고를 활용해 더욱 원활히 유통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무역관은 중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온‧오프라인 유통 경험이 많은 현지 벤더사와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현지의 한 식품 수입상은 "우유는 브랜드 인지도보다 품질과 유통채널이 더 중요하며 특히 현지 프리미엄 슈퍼마켓에 입점하면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릴 수 있다.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구매한 이후 만족도가 높으면 온라인에서도 해당 제품을 주기적으로 구매한다. 따라서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모두 공급해 본 경험이 많은 벤더사와 협력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중국 유제품 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전반적인 성장 추세를 보였으나 2023년에는 거시 경제의 부진으로 최초로 역성장을 기록했는데, 중상산업연구원은 지난해 중국 유제품 생산량이 3054만6000톤으로 전년 대비 2% 감소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2024년에는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에 유통 중인 유제품은 크게 우유, 요구르트, 분유, 치즈, 버터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제품별 비중은 우유가 42.6%로 가장 높고. 분유가 30.7%로 2위, 그 뒤를 이어 요구르트가 24.1%로 3위를 차지한다.

아울러 페이과데이터가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유제품 보고서'에 나타난 소비자 연령대를 보면 18~35세가 50% 이상을 차지했으며 그중 25~30세가 29.81%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 소비자 중 20~30대는 탈지분유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40대는 고칼슘 우유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