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유럽의 아침식사 문화
▶ 유럽의 아침식사
보통 아침식사는 하루 식사 중 가장 중요한 식사라고 한다. 하지만 아침식사의 재료, 양, 맛, 시간은 국가 혹은 문화에 따라 다르다. 유럽에는 다양한 문화와 국가가 존재하는 만큼, 아침식사도 제각각이다. 유럽에서는 아침식사로 어떤 음식을 먹는지 알아보고, 각국의 아침식사 관련 식문화와 트렌드에 대해 살펴보자.
▶ 유럽의 다양한 식문화, 국가별보다는 지형별로 영향 미쳐
일반적으로, 유럽의 식문화는 국가별 혹은 지형별로 분류되며, 가까운 이웃나라들 사이에서 비슷한 식문화를 공유하는 동시에 동일하거나 비슷한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다. 보통 유럽을 분류할 때, 동서남북을 기준으로 동유럽, 서유럽, 남유럽, 북유럽 4곳으로 나눌 수 있는데, 역사를 공유한 과거 때문에 문화와 관습의 경우 4가지 지역으로 완전하게 분류되지는 않는다. 아침식사 식문화도 마찬가지다. 예로, 프랑스는 서유럽으로 분리되나, 똑같이 서유럽으로 분류되는 영국의 아침식사와 프랑스의 아침식사는 매우 다르다. 영국은 ‘짠맛’의 베이컨, 콩요리인 베이크 빈(Baked bean), 소시지 등을 먹는데 반해, 프랑스의 아침식사는 잼이나 뉴텔라(Nutella)를 바른 토스트나 브리오슈(Brioche) , 초코 페이스트리인 뺑오쇼콜라(Pain au chocolat)나 크루아상 등 거의 ‘단맛’으로만 구성된다.
*브리오슈: 버터, 설탕, 계란이 함유된 단 맛을 내는 프랑스의 빵, 뺑오쇼콜라: Chocolate bread, 초코빵 이라는 뜻
실제로, 맛을 기준으로 다소 이색적이고 흥미로운 구분법을 적용해보자면, 유럽인들의 아침식사는 단맛(단맛의 잼이나 초콜릿을 섭취), 단맛과 짠맛이 섞인 맛(단맛의 잼과 짠맛의 베이컨 등을 모두 섭취), 짠맛(베이컨, 소금으로 간을 한 계란요리 등만 섭취)의 3가지 맛으로 구분되며, 아침식사의 종류가 지역과 문화적 규범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앞서 언급했던 영국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등에서는 짠맛을 내는 음식으로 구성된 아침식사 식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대부분의 남유럽 국가의 사람들은 단 음식으로만 아침의 허기를 채운다. 그 외, 독일, 스웨덴, 핀란드,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과 북유럽의 국가들은 단맛과 짠맛을 섞은 음식을 섭취하는 식습관을 보유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럽의 주요 국가들에서는 어떠한 음식을 아침식사로 섭취하며, 또 어떤 음식을 선호하는지 알아보자.
▶ 독일
전형적인 독일식 아침 식사는 빵, 롤, 얇게 썬 고기, 치즈, 간 소시지 등으로 구성된다. 빵에는 버터, 잼, 또는 꿀을 발라 먹는다. 푸짐한 아침식사를 하는 경우에는 독일 전통요리인 bauernfrühstück(바웨른프뤼슈튀크)를 먹는데, 사과 팬케이크, 감자 오믈렛 등이 포함되어 있다.
*바웨른프뤼슈튀크: 독일어로 “농부의 아침식사”라는 뜻으로, 볶은 감자, 계란, 양파, 부추, 치즈 등으로 만든 음식
▶ 영국
영국의 정통 아침식사에는 계란, 소시지, 베이컨, 구운 콩, 버섯, 토스트, 익힌 토마토, 블러드 소시지 또는 블랙 푸딩이 들어간다. 이와 함께, 차 한잔을 곁들여 마시기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여러 음식을 푸짐하게 먹는 ‘영국 아침 만찬’의 경우는, 주말에만 섭취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소에는 영국인들은 시리얼이나 포리지(Porridge)을 가장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포리지(Porridge) 귀리 등의 곡물을 잘게 빻은 뒤 물과 우유를 넣어 끓인 죽 요리로, 취향에 따라 설탕이나 시럽을 첨가하기도 한다.
▶ 프랑스
프랑스에서의 전형적인 아침식사는 크루아상 혹은 바게트에 잼과 버터 등을 발라 뜨거운 커피와 함께 먹는 것이다. 프랑스인들은 주중에는 아침식사로 바게트를 가장 많이 즐겨 먹다가 일요일에만 크루아상을 가장 많이 먹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프랑스인들의 식생활 습관과 연관되어 있다고 추측할 수 있는데, 프랑스의 대표적인 상징 중 하나인 바게트는 프랑스 가정에서 항상 구비하고 있는 주식이기 때문에 구비도와 활용도 면에서 페이스트리인 크루아상보다 소비하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가정과 레스토랑에서 먹는 아침식사 메뉴 설문조사에서, 프랑스인들은 가정에서 가장 많이 먹는 아침식사는 ‘버터와 잼을 바른 빵’, 레스토랑에서 가장 많이 먹는 아침식사는 크루아상이라고 답했다. *“Breakfast preferences at Home vs. a Restaurant”, 평균 32세의 프랑스인 8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https://www.holidaycottages.co.uk/breakfast-around-the-world/
이와 관련해, 프랑스 현지인들의 의견에 따르면, 크루아상은 일반 빵보다 버터, 설탕, 계란 등이 많이 첨가된 빵 종류인 “Viennoiserie(비에누아즈리)”로 분류되는데, 비에누아즈리 빵을 매일 섭취할 경우 건강에 좋지 않고, 버터가 많이 들어있어 물리기 때문에 프랑스인들은 크루아상을 매일 소비하기보다는 일주일에 1~2번 먹거나, 브런치나 호텔 식사 등 특별한 경우에만 섭취하는 경향이 크다고 한다.
또한, 프랑스 현지 빵집들은 일요일 오전까지만 열고 오후에는 닫기 때문에, 프랑스인들은 일요일 아침에 주말과 그 다음주에 먹을 빵들을 한꺼번에 구입하는데, 바게트 등 주식빵과 크루아상이나 간식빵, 디저트 등을 함께 구매하여 주말 내내 가족들과 먹는다 한다. 이런 이유로 프랑스인들에게는 일요일 아침을 상징하는 음식이 된 것이 아닐까 추측해볼 수 있다.
▶ 스페인
스페인에서는 카페 콘 레체(café con leche)와 토마토와 올리브오일을 곁들인 토스트인 Pan con tomate(판 콘 토마테)를 먹는다. 판 콘 토마테는 Pan a la catalana(카탈라냐 빵)라고도 하는데, 딱딱한 빵 위에 올리브유를 바른 뒤 토마토를 쓱쓱 발라 먹는 간단한 음식이다. 기호에 따라 생마늘을 함께 비비기도 한다. 스페인 남부의 안달루시아 지방에서는 살모레호(salmorejo)라는 전통 냉스프를 아침식사로 먹기도 한다.
살모레호는 토마토와 빵조각, 다진 양파와 파프리카를 넣고 믹서에 곱게 간 후 냉장고에 넣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꺼내 죽처럼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역에 따라서는 추로스(Churros)를 먹기도 한다.
추로스는 길고 얇은 빵 반죽을 튀긴 뒤 시나몬 설탕을 뭍혀 완성한 도넛의 일종으로, 코코아 등의 초콜릿 베이스의 음료나 카패 콘 레체 등의 음료와 함께 아침식사로 먹는다.
*콘 레체(café con leche) 스페인어로 ‘우유를 넣은 커피’라는 뜻으로, 라떼보다 우유의 함량이 적고 에스프레소의 비율이 높은 편
▶ 스위스
스위스에서는 우유나 요구르트에 곁들어 먹는 뮤즐리, 신선한 과일, 차 또는 커피로 이루어진 아침식사를 이상적인 스위스식 아침식사라 여겨진다. 뮤슬리는 오트밀을 비롯한 다양한 곡물, 말린 과일, 견과류, 씨앗 등을 혼합한 시리얼로, 우유나 요구르트에 담가 먹는다. 설탕 함유가 적으며 섬유질이 풍부한 뮤즐리는 귀리 등과 같은 다른 곡물과 같이 섭취하기도 한다. 참고로 뮤즐리는 1900년경에 스위스에서 먹기 시작했으며, 건강에 좋고 가벼워 현재는 세계적으로 인기가 있는 아침식사 식단이다.
▶ 그리스
그리스의 아침식사에는 삶은 계란, 편육, 페이스트리, 페타 치즈, 토마토, 올리브 오일을 곁들인 빵이 포함되어 있으나, 가장 대표적인 것은 그릭 요거트이다. 그릭 요거트는 걸쭉하고 진하며, 그리스인들은 견과류와 꿀을 넣어 먹기도 하며, 올리브를 넣어 샐러드식으로 먹기도 한다. 그 외, Spanakópita(스파나코피타, 그리스어: Σπανακόπιτα)는 시금치와 치즈, 달걀 등을 섞어 만들어 두툼하고 바삭한 그리스식 페이스트리로, 그리스인들은 스파나코피타와 블랙 커피를 한잔 마시는 것으로 아침식사를 마무리하기도 한다.
*페타 치즈: 양이나 염소의 젖으로 만든 치즈
▶ 북유럽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들에서는 아침을 오픈 샌드위치로 먹는 경우가 많다. 샌드위치에는 마요네즈, 잼 등의 소스를 바르고 치즈를 넣은 다음, 절인 생선, 햄, 야채 혹은 완숙 계란을 얹는다. 스웨덴에서는 신맛이 나는 유제품인 filmjölk(필묠크, 신 우유)를 먹기도 하며, 캐비아 스프레드를 발라 먹거나 베리류들을 넣어 먹기도 한다. 덴마크에서는 샌드위치에 호밀빵을 사용하며, 노르웨이에서는 카라멜 맛이 나는 갈색 치즈인 Gjetost(예이토스트) 보통 염소 젖으로 만드는 노르웨이의 딱딱하고 짙은 갈색의 치즈
를 lefse(레프세) 감자, 우유, 혹은 크림과 밀가루로 만들어, 석쇠에 구운 평평한 모양에 말랑말랑한 노르웨이의 전통적인 빵
에 넣어 아침식사를 섭취한다.
▶ 폴란드
폴란드에서는 북유럽에서처럼 오픈형 샌드위치를 먹는데, 이를 폴란드어로 kanapki(카나프키)라고 부른다. 카나프키에 들어가는 재료들로는 치즈, 햄, 소시지, 계란, 버터, 잼 등을 있으며, 아침에 먹을 때는 비교적 간단하게 먹지만, 저녁으로 먹을 때는 다양한 재료를 넣어 먹는 것이 특징이다.
▶ 시사점
유럽에서는 국가별, 지역별로 아침식사로 즐겨먹는 음식이 다르고, 재료나 맛 등에 대한 선호도와 식습관 또한 다양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각 국가의 아침식사 식단들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하고 고유한 식재료를 반영하고 응용한 결과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각 국가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다.
최근 들어 유럽에서는 ‘건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키워드로 부상했다. 유럽의 소비자들은 설탕과 첨가물을 줄이고, 아침식사 때도 가공된 시리얼이나 설탕이 많이 가미된 잼, 빵보다는 통곡물, 건과일, 견과류를 사용하는 비중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유럽에서 아침식사로 많이 선택되는 시리얼이나 시리얼바(bar) 및 아침 대용식 시장에 한국식품이 가진 ‘건강한 식품’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다면 한국기업도 “유럽의 아침식사 식품 무대”에 충분히 진출할 수 있으리라 고려된다. 자연식품과 비건 트렌드에 맞추어, 통곡물과 견과류를 이용한 전통 강정을 식사용 시리얼바로, 누룽지와 죽을 한국식 포리지로, 팥이나 녹차, 유자, 고구마 등을 토스트에 바르는 스프레드로 상품화하여 유럽시장에 진출해볼 만하다.
이처럼 한국 식품을 유럽 시장에 마케팅할 때에도 한국의 식품이 가진 건강식, 발효식, 채식 등 건강한 이미지를 살려 한국만의 이야기와 함께 홍보한다면, 유럽인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출처
https://www.afar.com/magazine/this-is-what-breakfast-looks-like-around-the-world
https://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935104
https://mymodernmet.com/lover-of-geography-infographics/
https://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1002856.html
https://www.passeportsante.net/nutrition/recettes/pan-con-tomate-recette-droit-venue-espagne
https://open.lib.umn.edu/worldgeography/chapter/2-3-regions-of-western-eur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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